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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에 가면 맨홀 뚜껑을 보라

커버스토리/북유럽

한겨레

지난달 24일, 노르웨이 베르겐 브뤼겐 지구 앞에서 맥주와 음료수를 마시는 사람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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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은 노르웨이 서남부에 있는 노르웨이 제2의 도시다. 면적은 465㎢로, 우리나라 세종시와 비슷하다. 베르겐은 ‘피오르로 통하는 관문’이라 불린다. 여행객들은 베르겐을 기점으로 베르겐 남동부 하르당에르 피오르와 북동부 송네 피오르 줄기 등을 여행한다. 베르겐은 천혜의 항구와 입지 덕에 중세시대부터 해상 무역의 요지였다. 중세시대 한때 스칸디나비아 최대 도시로 번성하기도 했다. 베르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베르겐 풍경 그림이다. 베르겐 시민들이 자부심 느끼는 베르겐의 모습을 맨홀 뚜껑에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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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길바닥 맨홀 뚜껑.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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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있는 세모난 지붕 건물들은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브뤼겐 지구다. ‘부두’를 뜻하는 브뤼겐은 14~18세기 독일 한자동맹 상인들이 4대 수출입사무소 중 한 곳을 운영한 장소다. 지난달 24일 브뤼겐은 목조건물 문틀이 뒤틀린 채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1702년 대화재로 무너진 뒤 재건한 건물들이다. 중세 당시 각 건물 1층은 하역장으로, 2·3층은 숙소나 사무실로 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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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언덕 위의 집. 김선식

브뤼겐 왼쪽 뒤엔 두 건물이 있다. 왼쪽이 호콘성, 오른쪽이 로센크란츠 타워다. 호콘성은 13세기 중반 세워진 석조건물로, 중세 베르겐 왕궁 건물 가운데 가장 큰 건물이었다고 한다. 로센크란츠 타워는 1270년대 처음 지어진 이후, 1560년대 에리크 로센크란츠 통치기부터 현재의 구조와 형태가 됐다. 지난달 24일, 로센크란츠 타워는 지붕과 외벽 보수 공사 중이었다. 브뤼겐 오른쪽 뒤론 케이블 열차가 있다. 베르겐을 둘러싼 일곱 개의 산 가운데 '플뢰위엔산'으로 올라가는 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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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뢰위엔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김선식 기자

2~3분이면 전망대에 올라 베르겐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엔 염소 서너 마리가 누워 쉬고 있고, 반대편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뛰어놀았다. 맨홀 뚜껑엔 없지만, 브뤼겐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코데(KODE) 박물관이 있다.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3박물관)이나 노르웨이 자연을 생생하게 표현한 화가 니콜라이 아스트루프의 작품(4박물관) 등을 볼 수 있다. 피오르로 떠나는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다면, 코데 박물관 앞 호숫가를 산책하고 베르겐 중심가를 가로질러 브뤼겐 앞 야외 테라스로 돌아와 생맥주 한 잔 마시는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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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뢰위엔 산에서 염소를 구경하는 여행객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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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데박물관 앞 호수 공원.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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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어시장 내 식당 `피시 미`에서 파는 고래고기 스테이크. 김선식 기자

노르웨이
유럽 북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북유럽 5개국이라 부른다. 그중 스칸디나비아반도 서북부에 길게 뻗은 나라가 노르웨이다.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3.8배(38만5178㎢)지만, 인구는 약 540만명으로 경상도 인구보다 적다.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8만 달러. 1960년대 원유와 천연가스 발견 이후 국가 경제가 커졌다. 노르웨이는 여행자들에겐 ‘피오르의 나라‘다. 빙하 침식으로 생긴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찬 지형인 피오르가 약 1200개 있다.

베르겐(노르웨이)/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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