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두환 거짓말에 80년 5월 21일 전씨 헬기 탑승 증언 결심”
5·18때 공군 보안부대장 운전병 출신 오원기씨
전씨 형사재판 관련해 검찰서 참고인 진술
1980년 5월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집단발포 전 공군 헬기를 타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오원기씨가 전씨의 형사재판과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으로 나가 관련 내용을 진술했다. 오씨의 진술은 미 육군 방첩부대인 501정보여단 광주파견대 군사정보관으로 재직했던 김용장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5·18 당시 전씨의 광주 방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광주지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공군 706보안부대장 운전병이었던 오씨는 “80년 5월21일 오전 전두환씨를 용산 헬기장에서 직접 봤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오씨는 “극비리에 미 8군 헬기장으로 갔더니 헬기(UH-1H)는 도착해 있었고, 전 사령관 혼자 타고 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한 “당시 (전두환)사령관이 탄 헬기는 일반헬기가 아니라 귀빈용 공군 헬기로 육군 헬기와 다른 진청색이었다. 사령관의 동선을 노출시키지 않고 숨기기 위해 참모들도 대동하지 않고 혼자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오씨가 전두환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 39년 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진술하기로 결심했다”로 말했다.
오씨 진술은 전 미군 정보요원 김용장씨가 80년 5월21일 정오께 전씨가 광주 케이57(제1전투비행단)에 왔다는 첩보를 미군 상부에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과 일치한다. 김씨는 지난 17일과 20일 광주지검에 출석해 “전두환씨가 5월21일 낮에 헬기를 타고 광주로 와 회의를 주재했다는 정보를 미군에 보고한 일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오씨의 진술은 김씨 증언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증거로 보인다. 전씨 쪽은 “80년 5월 광주에 가지 않았고, 5·18 기간 중 헬기사격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지검 쪽은 “재판에 증거로 채택할 지 여부는 진술 조사가 끝난 뒤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1938~2016) 신부를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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