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망신주기”…박영선 청문회 시작부터 ‘고성’
27일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박 후보자 자료 제출 문제 두고 여야 공방
자유한국당 “‘개인정보’라며 빠져나가”
민주당 “유방암 수술병원 왜 궁금하냐”
27일 국회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시작부터 고성을 주고받으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는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위원석 모니터에 ‘박영선 자료 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는 문구를 인쇄해 미리 붙여놓았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간사는 청문회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박 후보자를 질타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에게) 101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31건을 제출하지 않았다”라며 “적십자 회비 납부 내역, 외환거래 신고 내역, 항공 탑승 내역 등을 ‘개인정보다’, ‘자료가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며 자료를 안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발언할 때 자유한국당 보좌진들이 박 후보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뒤에 서 있었고 여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이 의원은 2009년 박 후보자가 이귀남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을 진행할 때 후보자를 향해 “자료를 안 내고 버텨서 적당히 넘어가려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한 동영상을 틀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에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다며 반박했다. 이훈 민주당 의원은 “자료 제출이 거부된 것들을 봤는데 차마 인격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라며 “후보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병원, 이게 왜 궁금하냐”고 야당을 향해 항의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모니터에 붙은 종이를 떼라고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도 “한국당에 제출하지 않은 자료의 목록을 봤더니, 실제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인지 망신주기를 위해 요청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런 깜깜이 청문회를 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가 든다”며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밝히기 위해 배우자, 아들, 후보자의 입출금 내역 달라는데 안 주냐”고 거듭 항의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렇게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면 청문회를 연기해야 하는것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사생활 부분에 대해 적절하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요구한 의원의 취지가 있을 것 아니냐. 제출을 다 못하겠다는 건 아니지 않냐”는 홍일표 위원장(자유한국당)의 질문에 박 후보자가 “다 드릴 수 있다”고 의지를 밝히면서 공방은 잦아들 수 있었다. 청문회가 시작된지 1시간 20여분 만인 11시25분께부터 여야 의원들은 첫 질의를 시작했다.
송경화 서영지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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