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도시형 공유 경제. 전동 스쿠터로 뜨거운 세계의 도시들.
도심의 오전 8~9시는 전쟁터다. 지각은 두려운 일인지라 이 폭염 속에서도 구두 신고 전력질주가 펼쳐진다. 이 시간 카카오 택시 호출 건수는 23만건이라 한다. 반면 택시 면허 수는 7만개, 배차 가능 대수는 2만 6천대. 완벽한 수요 불균형 상태다. 하지만 우버나 카풀앱 등 자가용 영업이 해금되어도 그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도로란 클라우드처럼 탄력적이지 않아서다.
우버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만 보더라도 교통 체증은 해마다 심각해져 서울과도 비교가 안 되는 극악의 정체에서 옴짝달싹 못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 어딘가에는 해법이 있다. 동남아처럼 차 사이로 막 새어 나가는 교통수단이 생각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특유의 도시 냄새를 만드는 오토바이를 소유하게 하는 대신, 미국에서는 요즘 전동 킥보드, 전기 스쿠터(e-scooter)라는 것들의 공유 서비스가 대인기다. 이 어른용 전기 킥보드는 우리 동네에서도 가끔 눈에 띄는데, 마트에 갔더니 샤오미에서도 만들어 팔고 있었다.
미국의 공유 킥보드는 보이면 바로 QR코드를 읽어 잠금해제 해 타면 된다. 주차도 필요 없이 아무 데나 버려둬도 GPS가 탑재되어 있기에 앱에서 찾기 쉽다. 이 분야는 급성장 중이어서 기업 가치를 20억 달러씩 평가받으며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다. ‘모빌리티’ 혁명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자동차 공유가 아니라 완전히 개인화된 운송 수단에서 온다는 통찰이 공유된 덕이리라. 선두주자인 버드(Bird) 의 창업자는 우버와 리프트의 경영진 출신이고, 경쟁사 라임(Lime)은 우버와 구글로부터 3000억 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버드의 경우 유니콘(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이 되는데 창업으로부터 15개월밖에 안 걸려서 이 분야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난리가 난 성장 분야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성장통은 금방 찾아왔다. 이용자는 좋아했지만, 시 당국과 다른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벌어졌던 것. 인도에 방치하여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거나, 인도를 달리기도 하는 등 평온한 도심의 무법자처럼 보이고 말았다. 게다가 당연하지만, 이것도 원동기이니 헬멧과 면허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우버 때처럼 막무가내로 일단 런칭했다가 보기 좋게 금지당했다. 하지만 “출시 먼저. 허락은 나중”이라는 스타트업의 잠언은 이번에도 통할 것 같다.
소비자들이 일단 그 맛을 본 뒤라면 결국 소비자와 시민의 목소리가 제도나 규제를 이길 것이라는 낙관이다. 정부도 갑자기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였을 때 무조건 막기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조건부 허락을 위한 열띤 논의를 한다. 시한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임시 허가를 일단 주는 시도 있었고, 스타트업과 함께 조례 등을 함께 만들어 가기로 한 시도 있었다. 여하 간의 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반년을 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