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 "꿀잼은 보장, 버그가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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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피자 타이쿤 게임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가 스트리머 사이에서 유행한 적이 있었다. 피자를 만들고 판다는 내용은 특별할 게 없지만, 아르바이트 경험이 녹아든 사실적 제조 과정과 기상천외한 손님들의 주문 응대가 인기 요인이었다.
그 게임의 개발사 탑블레이즈가 후속작으로 내놓은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 역시 동일한 재미를 추구한다. 전작이 4년 간의 피자 가게 알바생의 경험이 녹아있다면, 이번에는 개발진이 직접 바리스타 수업까지 수강하며 실제 카페를 구현해내려 노력했다.
직접 플레이해 본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는 리얼리티가 대단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에스프레소 추출 과정, 스팀 밀크를 만드는 방법, 라떼 아트 그리는 방법을 이렇게까지 열심히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 카페 알바에 지원할 수 있겠다는 근자감이 생길 정도다.
게임 자체는 굉장히 재밌다. 다만 출시 초반이라 그런지 버그나 번역, 레시피 오류 등이 재미를 깎아 먹는다.
장르: 경영 시뮬레이션
출시일: 2025년 2월 27일
개발: 탑블레이즈
플랫폼: 모바일
■ 카페 알바생 뺨치는 디테일한 제조 과정
![]() -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 |
![]() - 스팀 밀크 치는 게 제일 어려워요 |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는 캐주얼 타이쿤다운 목표를 갖고 있다. 작은 커피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커피를 팔며 수익을 올리고,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고 매장을 꾸미는 등 얻은 수익으로 매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전작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에서도 그렇듯 이 게임의 재미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원두를 분쇄해서 꾹 누르고,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우유를 스티밍하는 등 커피 제조 과정만 봐도 실제 카페 알바를 하는 듯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스티밍 과정은 굉장히 디테일하다. 우유 거품을 내고, 섞고, 온도를 올리는 세 가지 과정을 모두 수행해야 완벽한 스팀 밀크를 만들 수 있다. 직접 해 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세 가지를 적정 선으로 맞추기가 꽤 까다롭다.
물론 실제 카페야 노즐 닦고, 컵 치우고, 뒤처리 하는 과정이 추가되니 훨씬 더 번거롭다. 그러나 게임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의 경험을 내 일처럼 체험하는 '추체험' 아니겠는가. 번거로움은 덜고 재미와 성취감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 알바 PTSD가 올라오는 각양각색 손님과 주문
![]() - 예? |
![]() - 환불해드렸으면 됐지 이렇게까지 말씀하셔야 하나요 |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손님 유형이다. 전작에서도 가지각색의 진상 손님을 구현해 유저의 스팀을 올렸던 개발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멋지게 솜씨를 발휘했다.
카페에 와서 냉수 달라는 경우는 양반이고, 아메리카노에서 에스프레소를 빼 달라고 하거나 라떼를 주문하며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따로 달라는 사람도 있다. 차가운 우유 달라고 해서 얼음 넣어 우유 가득 담아 줬더니 화를 내며 돌아가기도 한다.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때의 손님 대사도 주옥같다. 환불 받았으면 그냥 가면 될 것을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이건 안 줄 듯", "저한테 99개의 문제가 있었거든요. 근데 이 음료 덕분에 방금 막 100개가 됐네요", "쓰레기인가" 등 마상까지 입힌다.
그만큼 손님의 주문을 찰떡같이 처리할 때의 성취감도 크다. 계속 환불 러시를 받던 아이스 카페 라떼가 "3000만큼 사랑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정받을 때의 기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돈 한 푼 떨어지지 않는 무급 카페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게 되는 동기부여도 아마 이런 순간 때문이 아닐까 싶다.
■ 버그와 번역, 레시피 오류가 옥에 티
![]() - 얼음 넣으면 환불당하는 초콜릿 딜라이트 [출처: 유저 커뮤니티] |
![]() - 칭찬은 감사한데 갑자기 외국인 되셨네요 |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는 전작보다 재밌고, 일러스트도 귀엽고, 게임 난도도 적당해서 만족스럽지만 출시 초반이라 그런지 온갖 버그가 난무한다.
게임 플레이 중간 중간 멈추는 것은 양반이고, 검은 화면이 떠서 다시 접속하면 하루 치 플레이 에너지가 감소돼 있다. 업데이트 오류로 재설치하자 사전 예약으로 받은 보상이 증발하는 일을 겪은 유저도 있었다.
하루 플레이 시 에너지를 소모하는 에너지 시스템은 이번 작품에서 추가됐다. 게임 플레이를 강제적으로 멈추고 기다리는 경험이 유쾌하지는 않다. 전작은 원하는 대로 진득하게 플레이하며 몰입할 수 있어 더욱 재밌게 느껴졌는데 아쉬운 대목이다.
번역이나 레시피 오류도 사소하지만 짜증나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레시피 중 초콜릿 딜라이트와 핑크빛 연인은 아예 좌측 설명이 잘못됐다. 초콜릿 딜라이트에는 얼음을 넣으면 안되고, 핑크빛 연인에는 딸기 시럽이 꼭 들어가야 한다.
광고도 매 하루가 끝날 때마다 뜨는데 광고 제거 상품이 없으니 1분 가량의 광고를 시청해야 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시청하지 않고 넘기고 있는데 효율주의자 입장에선 굉장히 안타깝다. 꼭 광고 제거 상품이 도입되길 바란다.
장점
1. 깔끔하고 캐주얼한 그래픽, 무겁지 않은 구조
2. 현실감 넘치는 커피 제조 과정
3. 각양각색 손님과 주문 퍼레이드
단점
1. 출시 초기라고 해도 심각한 버그
2. 번역과 레시피 오류
3. 광고 스킵 기능 부재
홍수민 기자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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