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 2.0 "편의성·스토리·콘텐츠 모두 엄지 척"
※ 해당 기사는 명조 2.0 버전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기자가 처음 쿠로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를 접했을 때는 사실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비슷한 장르인 '원신'이나 '타워 오브 판타지'와 같은 게임도 오래 즐기지 못하고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명조는 달랐다. 1.0 때부터 시작해 리나시타가 출시된 2.0 버전까지도 계속해서 즐기고 있다. 첫 픽업 캐릭터인 기염을 봤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를로타가 얼굴을 비춘다.
첫 오픈 시점 명조는 그렇게 순탄한 시작은 아니었다. 스토리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번역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오픈 월드 게임들은 처음 맵을 탐사하는 시점에는 콘텐츠가 방대하지만 갈수록 줄어들어 한계가 명확한 편이다.
명조는 이를 버전별로 힘을 준 스토리와 연출, 지속적인 소통과 개선으로 해결했다. 번역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리나시타에 들어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2.0 버전은 1.0 버전부터 즐겨온 유저로서 매우 만족감이 든다. 새롭게 명조를 시작하려는 유저가 있다면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다. 기존 명조 강점을 잃지 않은 스토리와 연출, 더욱 방대해진 맵과 탐사 콘텐츠들은 충분한 재미를 선사했다.
■ 더욱 발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번역
이번 리나시타 스토리는 분량으로만 따지면 5시간이 넘어간다. 스킵하지 않고 하나하나 천천히 읽었는데, 확실히 1.x 버전보다 전달력이 훨씬 좋아졌다. 물론 첫 오픈 시점에는 '망고스틴'과 같은 슬픈 밈이 있지만 그 시절은 명조 최악의 암흑기로 봐도 무방하다. 2.0 스토리는 개발진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지 짐작이 된다.
리나시타 스토리는 직관적으로 이해됐다. 허약해져가는 포포를 위해 수호신 '임페라토르'를 찾아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적대 세력인 '잔성회'와의 충돌, 새로운 아군 세력인 '몬텔리 가문' 등 신규 등장인물들도 적절히 녹여냈다.
기존 명조 스토리를 즐겼을 때 가장 방해되던 장본인은 단연코 번역이었다. 등장인물들 말투가 번역기를 돌린 것과 같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웠다. 이번 스토리에서는 반말과 존댓말 표현도 자연스러워졌고 속담과 같은 관용적 표현도 적절히 사용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벽하지는 않다. 가끔씩 NPC 말투가 이상하거나 지나치게 경직된 표현이 보인다. 그래도 초반부 번역 상태에 비하면 정말 개과천선했다. 최소한 이 정도 번역 퀄리티만 유지하더라도 스토리에 몰입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잦은 오탈자나 사소한 텍스트 번역만 지속적으로 다듬는다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유저가 원했던 번역 정상화는 2.0에 들어와서 그 초석을 다졌다.
스토리 연출은 매우 좋았다. 스토리 후반부 풀리는 '우인 극단'에 대한 떡밥, 성대한 축제 현장인 카니발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연극과 같은 전투는 말 그대로 이번 2.0 최고의 파트라고 봐도 무방했다.
리나시타에 대한 스토리는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2.0 스토리는 명조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강하려고 한 시도가 잘 보였다.
■ 크게 늘어난 탐사 편의성, 알찬 필드 콘텐츠
2.0 버전에서는 아예 신규 맵이 하나 열리니 탐사 기대감도 컸다. 명조는 탐사 편의성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비콘이 없는 곳에는 임시 비콘도 설치할 수 있고, 사운드 박스나 보물 상자 탐지기 등도 마련돼 있다.
이번에는 편의성이 더욱 증대됐다. 보물 상자는 특정 구역에 몰려 있으며 스캔 기능을 활용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 일부 이동 구간은 에코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이동까지 가능하니 매우 편안한 탐사가 가능하다. 곤돌라 및 케루브와 같이 에코를 활용한 이동 기능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거기에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주는 '활강' 시스템도 매우 훌륭했다. 탐사용 말고도 순수한 재미 요소 면에서도 합격점이다. 로프 사용 직후 활강 기능으로 교체하고 바로 사용하면 평지에서도 날아오를 수 있다. 드넓은 명조 맵을 날아다니면서 배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플레이가 재밌었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필드 콘텐츠도 나쁘지 않았다. 신규 기능인 활공을 사용하는 '에코 도전 활공'은 맵을 자연스럽게 돌아다니면서 보상을 얻는다. 이동하는 길에 새롭게 추가된 라군나 사운드박스나 보물 상자 위치 등도 보여 자연스럽게 다음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다.
레벨 디자인적으로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다음 동선을 설계할 수 있도록 영리하게 구성했다. 이외에 '다채화'나 다양한 퀘스트, 퍼즐 요소 등은 플레이어가 리나시타를 탐사하면서 지루하지 않도록 알차게 채워놨다. 맵 크기로 따지면 승소산을 포함하지 않은 금주와 비슷할 정도다.
■ 전투 콘텐츠까지 충분히 알차다
이번 리나시타에서는 새로운 5종의 보스가 추가됐다. 주간 보스 1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필드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 거기에 고난도 콘텐츠를 원하는 방랑자들은 새롭게 추가된 '홀로그램 전략 고통'에서 훨씬 강력해진 보스들을 상대한다.
거기에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이벤트인 '시간차 협공 무쌍 버전'도 전투 콘텐츠에 목마른 방랑자를 위해 다시 돌아왔다. 이벤트가 아닌 일반 필드에서도 새로운 에코 세트가 다수 추가됐기에 세팅을 연구하는 재미도 생겼다.
물론 옛날에 끝마쳤던 에코 파밍을 다시 진행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다. 카를로타를 뽑자마자 스토리를 모두 끝마치고 냉철한 결단 세트를 계속해서 파밍했는데, 예전 에코 파밍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도 신규 에코들과 보스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퀄리티로 등장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명조 2.0 버전은 대규모 업데이트에 걸맞은 퀄리티를 보였다. 탐사 편의성 증대, 번역 퀄리티 증가, 신규 지역 및 콘텐츠 추가로 오랜 기간 업데이트를 기다려왔던 유저를 실망시키지 않는 분량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모바일 조작감이 별로라는 사실이다. 활공은 PC에서도 원활한 조작이 어려운데 모바일에서는 더 힘들다.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명조를 플레이한다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가 적잖게 있다.
새로 시작하거나 복귀를 망설이고 있는 유저라면 지금 시기에 가볍게 찍먹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0 버전은 인게임에서도 카니발이라는 축제에 관한 내용임과 동시에, 유저들에게도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제공했다.
서동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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