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멜론, 참외를 지금 먹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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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유튜브 올리버쌤 |
한국에서 흔한 과일인 참외가 외국에선 희귀 과일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참외는 동양에서만 먹을 수 있다 하여 '오리엔탈 멜론' 더 나아가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다 하여 '코리안 멜론'으로 불려요. 한국인인 우리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지만 평생 참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참외를 먹어본 사람보다 몇십, 아니 몇 백배 이상 많답니다.
조상님들이 찐으로 인정한 찐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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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는 한국인이 여름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과일이자, 민족의 과일로 불려요. 민족의 과일이라니... 살짝 거창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진짜랍니다. 통일신라 시대 때부터 보편화된 참외는 개량을 통해 토종으로 거듭났어요. '참외'는 '참 오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진짜 오이'를 뜻해요. 한자로는 진짜라는 뜻의 '진과'라 불렸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오이는 서역 오랑캐 땅에서 전해졌다는 뜻의 '호과'라고 불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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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이 왕족이나 귀족만 먹을 수 있었던 귀한 과일이었다면 참외는 계층을 막론하고 즐겨 먹었던 과일이에요. 가을이 되고 벼가 익기 전까지, 농민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더없이 사랑스러운 양식이었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농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참외를 재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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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은 여름철이 되면 풍족하게 재배된 참외를 보며 '이번 여름도 버틸 수 있겠구나' 한시름 놨다고 해요. 1928년 발간된 대중 잡지 '별건곤'에는 "참외가 값싸고 배가 불러 양식으로 먹는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1909년 어떤 일본인은 "조선의 하층민은 참외로 배를 채운다며 신기하다"라는 기록을 남겼죠.
![]() 출처 : 유튜브 영국 남자 |
유튜버 영국 남자 올리의 귀염둥이 딸 주노는 참외를 보고 당당하게 '호박!'이라고 외쳤는데요.(so cute) 우리 민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외국 사람들에게는 호박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과일이에요. 만일 외국인 친구가 "참외의 어떤 점이 좋아?"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여름에는 여름 과일 참외를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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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향에 아삭한 식감과 넘치는 과즙을 자랑하는 참외! 6월부터 8월, 여름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고 있어요. "아닌데? 4월에도 마트에서 참외 사 먹었는데"라고 의아할 수 있는데요. 하우스 재배가 보편화되면서 제철의 의미가 퇴색됐지만 여름에 먹는 참외가 가장 영양분이 풍부하고 맛도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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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는 9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요. 여름철 타는 듯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죠. 나머지 10%는 과당과 식이섬유, 비타민 등 몸에 좋은 것들로 가득 차있답니다. 칼륨 함량이 풍부해 붓기 제거에도 그만이에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칼륨이 지나치게 풍부해 콩팥이 좋지 않은 분들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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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임산부에게 좋은 엽산이 풍부하단 건데요. 엽산 결핍이 심할 경우, 태아의 신경관이 손상돼 아이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연구 결과, 참외 100g당 엽산 함량은 132.4㎍(마이크로 그램)으로 과일 중 엽산 함량이 가장 높다고 밝혔어요. 하루 엽산 권장량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 250㎍, 임신한 여성 500㎍이에요. 임신부의 경우 하루에 참외 1개만 먹어도 1일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답니다.
참외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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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를 먹을 때 항상 논쟁거리가 있어요. '씨를 먹으면 안 된다'와 '씨를 먹어도 된다'로 팽팽하게 의견이 나뉘는 건데요.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성화에 못 이겨 씨 없는 참외를 먹다 보면 씨 있는 참외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그런데 정말 참외씨는 배를 아프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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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씨를 먹고 배탈이 난다는 건 잘못된 상식이에요. 오히려 풍부한 영양분을 갖고 있답니다. 참외 씨에는 식이 섬유가 많이 변비 개선 효과가 있고 칼륨과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요. 하.지.만! 이런 좋은 영양은 정상적인 참외 씨에만 해당한다는 사실. 참외 씨 주변의 과육 색깔이 변할 정도로 숙성됐거나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참외 씨는 배탈을 유발하기도 해요. 또 하나, 참외의 성질이 차가워 장이 예민한 사람이 공복에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답니다.
맛있는 참외 고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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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면 쌓여있는 수많은 참외 중 어떤 참외가 맛있는 참외인지 알고 계시나요? 참외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맛없는 참외는 '노란 무'에 불과한데요. 참외 특유의 달달한 향과 과즙이 없으면 수분기 많은 무를 씹어먹는 것과 다를 게 없거든요. 맛있는 참외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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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참외와 오른쪽 참외의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왼쪽 참외처럼 노란색과 흰색의 경계가 분명한 확실한 색을 띠는 게 맛있는 참외에요. 흰색 띠는 끊어짐 없이 선명할수록 맛있답니다. 미묘한 차이 같지만 맛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사기 전에 색을 유심히 관찰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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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타원형에 비슷할수록 등급이 높고 맛있는 참외예요. 그리고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좋은 참외라고 할 수 없는데요. 크기가 너무 크면 당도가 떨어져 맛이 없기 때문이죠. 가장 적절한 크기는 들었을 때 손안이 참외로 꽉 차는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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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사실은 참외 맛과 향은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달달한 참외 향이 나도 맛있는 참외라고 확답할 수는 없답니다. 오래된 참외도 향이 달달하긴 마찬가지거든요. 향이 좋다고 먹으려고 봤더니 씨가 상해서 물이 찬 참외일 수 있어요. 향보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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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탁한 소리 → 물 찬 참외
- 경쾌한 소리 → 좋은 참외
수박과 마찬가지로 참외의 소리를 들어보면 맛있는 참외를 알아낼 수 있어요. 참외 농사를 짓는 농부님에 의하면 통! 하고 속이 꽉 차고 경쾌한 소리가 나면 맛있는 참외라고 해요. 오래돼서 물이 찬 참외는 퉁~하고 둔탁한 소리가 난답니다. 또 하나, 무른 참외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참외에요. 참외의 단단함과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좋아요.
참외의 맛있는 변신
참외를 그냥 과일로만 먹었다면 이제는 식재료로 요리에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른 과일은 디저트나 샐러드, 본식에 활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참외를 넣은 음식은 보기 드문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짠맛이나 고소한 맛, 새콤한 맛과도 무척 잘 어울린답니다. 한 입 맛보면 계속해서 먹고 싶어지는 참외 레시피를 알려드릴게요.
태국식 참외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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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고 습한 동남아의 맛과 대한민국 대표 여름 과일 참외가 만났어요. 새콤달콤한 맛으로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입맛을 돋워 주는 여름 별미! 태국식 참외 샐러드 레시피에요. 저도 맛보고 눈이 번쩍 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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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시피의 핵심은 참외에 동남아의 맛을 입히는 건데요. 피쉬소스 두 스푼이면 여기가 태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지경이에요. 피쉬 소스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음식에 짭짤한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소스에요. 오징어나 고등어과의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소스로 생선 특유의 향이 적고 짠맛이 강한 게 특징이죠. 우리나라의 멸치 액젓보다 맛과 향이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데요. 만약 피쉬소스를 구하기 힘들다면 멸치 액젓이나 까나리 액젓을 사용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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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씻은 참외를 반으로 자르고 꼭지와 씨앗을 제거해 주세요. 참외 꼭지에는 쿠쿠르비타신이라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영양분이 들어있는데요. 종류에 따라 소염 효과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확인되었지만, 생체 내에서 항암 효과가 더 큰지 부작용이 더 큰지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해요. 영양을 떠나서 참외 꼭지는 쓴맛이 무척 강하기 때문에 샐러드에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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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제거한 참외와 오이를 채 썰어주세요. 양념이 깊게 베여 혀에 휘감기는 샐러드를 원하면 채칼을 이용해 보다 얇게 썰어주면 되고, 아삭아삭한 식감을 원하면 칼로 두께감 있게 썰어주세요. 취향에 맞게 두께를 정하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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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와 토마토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채를 썬 양파를 물에 담가두면 알싸하고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어요. 큰 토마토보다 응축된 단맛을 내는 방울토마토를 사용했는데요. 방울토마토가 없다면 큰 토마토를 사용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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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소스를 만들 차례인데요. 매우 쉽습니다. 피쉬 소스, 레몬즙, 설탕 각각 2스푼에 다지 마늘 1스푼을 넣고 잘 섞일 때까지 저어주면 완성이에요. 태국의 대표적인 샐러드인 얌운센을 만들 때도 동일한 소스를 사용할 수 있어서 기억해두면 좋은 소스 조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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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참외와 오이, 양파, 토마토를 차곡차곡 먹기 좋게 담아주세요. 그 뒤 미리 만들어뒀던 소스를 뿌려주면 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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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와 오이는 박과 식물로 형제지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큰 특징은 수분이 풍부하다는 건데요. 땀을 많이 흘린 여름철에 제격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식전 애피타이저로 먹어도 손색없지만, 소면이나 쌀국수를 넣어서 차가운 면 요리로 먹어도 잘 어울리는 초간단 샐러드 레시피에요.
참외 컵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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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의 비주얼과 맛을 자랑하는 참외 컵 샐러드를 소개해드릴게요. 샐러드의 핵심이자, 접시가 되어준 참외의 변신이 귀엽지 않나요? 앞서 소개해드린 태국식 샐러드가 가볍게 입맛을 돋워준다면 참외 컵 샐러드는 든든한 포만감을 선사한답니다. 식사를 하기엔 부담스럽지만, 허기지는 날 먹으면 딱 좋은 참외 컵 샐러드, 만들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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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와 더불어 감자도 6월이 제철인 식품이에요. 탄수화물 때문에 감자가 살찌기 쉬운 음식이라고 오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감자를 이루는 80%는 수분이란 사실! 감자를 먹는다고 해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건 아니랍니다. 삶거나 찐 감자는 쌀밥에 비해 열량은 절반이지만, 포만감은 더 커요. 감자와 참외의 모자란 단백질은 달걀이 든든하게 채워줄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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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자른 참외의 속을 동그랗게 파주세요. 도화지에 스케치를 하듯 참외에 미리 칼집을 넣은 후 숟가락으로 동그랗게 파주면 좀 더 쉽답니다. 참외에 내용물을 가득 넣고 싶다면 참외를 많이 파내고, 참외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조금만 파내도 돼요. 기호에 따라 결정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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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참외 속을 만들어볼까요? 잘 삶은 감자와 계란을 마구마구 으깨주면 되는데요.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감자를 삶을 수 있어요. 전자레인지 용기에 감자를 넣고 물을 아주 조금 넣어주세요. 그리고 8분에서 10분 동안 전자레인지에 돌려주면 포슬포슬 삶은 감자 완성! 감자와 계란을 으깰 때는 숟가락이나 포크, 손 등 어떤 걸 사용해도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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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깬 감자와 계란에 다진 양파와 마요네즈, 후추와 소금을 넣고 잘 비벼주세요. 마요네즈의 높은 칼로리가 부담스럽다면 좀 더 담백한 콩 마요네즈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마요네즈의 고소한 맛은 살리되 더 담백하게 즐 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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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에 속을 채워주세요. 위로 소복하게 속을 올려 예쁘게 모양을 내주면 좀 더 맛있는 비주얼이 완성된답니다. 참외 위에 크루통과 딜을 올려 맛을 더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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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참외와 감자 샐러드가 만나 아예 새로운 샐러드가 탄생했어요. 자칫하면 느끼하고 텁텁할 수 있는 감자 샐러드를 참외의 아삭한 식감과 양파의 알싸한 맛이 잡아줘 조화가 참 좋답니다. 거기다 함께 올라간 크루통이 씹는 재미를, 딜이 향긋함을 더해줘 맛이 더욱 다채로운데요. 딜은 몇 천년 동안 먹어온 향신료로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잡는데 제격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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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생각나는 과일, 참외에 대해 알아봤어요. 고려청자 중에서도 손꼽힌다는 국보 제94 '청자 참외 모양 병'은 참외를 본떠 만들어졌고,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김홍도의 '참외도'에서도 탐스럽게 그려진 참외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림에도 등장하고, 병으로도 만들 정도라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참외를 먹는 민족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여름이 다 가기 전 달콤한 참외 한 알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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