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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지방 닭 2.8배, 완전 단백질이라 불리는 식품 정체

우리나라에 추석이 있다면, 미국에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있습니다. 두 명절 모두 '그 해 땀 흘려 수확한 농산물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는 날'이라는 맥락에서 의미를 같이 하는데요. 우리가 추석에 먹는 음식이 있듯이 추수감사절에도 꼭 빠지지 않고 먹는 음식이 있어요. 같이 알아볼까요?

추수감사절은 왜 생겼을까?

종교적 억압에서 벗어나 1620년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 그들이 신대륙에서 맞이한 첫 번째 겨울은 혹독하리만치 추웠습니다. 식량 부족과 질병으로 100여 명의 정착민 중 절반이 사망할 정도였죠.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살아남은 청교도인들이 씨앗을 뿌리고 농사를 시작했어요. 원주민들도 옥수수 재배법을 알려주며 이들의 정착을 도왔는데요. 다행히 가을이 되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원주민까지 초대해 3일간 벌인 감사의 축제가 지금의 '추수감사절'이 된 거예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푸짐하게 먹는 날

추수감사절은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동시에 공식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입니다. 오직 추수감사절을 위해 먹는 전통 음식이 있기 때문에 "이 음식이 식탁에 오르지 않으면 추수감사절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추석에 송편이나 전이 빠지면 섭섭한 것과 같은 이치ㅎ) 대표적으로 칠면조 요리와 옥수수, 그레이비가 얹어진 메쉬드 포테이토, 크랜베리 소스와 호박 파이 등이 있어요.

일부 지방에선 추수감사절 식탁에 5개의 옥수수를 올려두는 전통이 남아 있어요. 왜 하필 옥수수 5개 일까요? 신대륙에 처음 정착해 먹을 것이 부족했던 이들은 하루 옥수수 5개로 버텼습니다. 배고픔, 추위와 싸워 살아남은 선조들의 수고를 기억하기 위해 온 가족이 옥수수를 나눠먹는답니다.

추수감사절의 또 다른 이름은 '터키 데이'에요. 추수감사절에 빼놓지 않고 터키(칠면조)를 먹기 때문인데요. 재밌는 사실은, "첫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를 먹지 않았다"라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에요. 당시 '야생 가금류를 먹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오리나 거위였을 가능성이 크죠.

19세기에 들어서며 추수감사절 요리로 칠면조가 인기를 끌었어요. 이유가 뭘까요? 첫 번째, 칠면조의 개체 수가 매우 많았어요. 한 전문가는 당시 미국에 천만 마리 이상의 칠면조가 있다고 추정했어요. 두 번째, 소와 암탉은 우유와 달걀을 생산하지만 칠면조는 그렇지 못해요. 오로지 육류로만 사육되었기 때문에 걱정 없이 식탁에 올릴 수 있었어요. 세 번째, 다른 가금류와 달리 대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해도 충분할 만큼 커요. 식용으로 사육된 칠면조의 평균 무게는 약 6.8kg인데요. 치킨에 사용되는 닭보다 6~15배의 크기를 자랑합니다.

건강하게 즐기는 추수감사절 요리

추수감사절 하면 노릇하게 구운 칠면조 구이가 정석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구하기 힘든 재료에요. 칠면조 대신 오리나 닭을 사용해도 좋은데요. 특히 훈제 오리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손쉽게 뚝딱 만들 수 있는 비장의 무기랍니다. 추수감사절에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훈제 오리 애플시나몬 샐러드, 같이 만들어 볼까요?

쫄깃하고 고소한 훈제 오리와 달콤 새콤한 사과 콩포트, 아삭한 채소가 만나 입안 가득 단풍이 물 듯한 느낌을 주는 샐러드에요.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소는 줘도 먹지 말고, 돼지는 주면 받아먹고, 오리는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사 먹어라"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만큼 오리가 몸에 좋다는 뜻이죠! 필수아미노산과 무기질, 불포화지방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에너지를 듬뿍 얻을 수 있어요.

먼저 샐러드에 들어갈 채소를 손질해 주세요. 채소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채소마다 식감과 맛이 달라요. 여러 종류의 채소를 사용해 샐러드를 만들면 더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어요. 패키지로 나오는 샐러드 믹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양파와 파프리카를 먹기 좋게 채 썰어주세요. 양파의 성분 중 하나인 유화프로필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어떤 육류와도 영양 궁합이 좋은데요. 특유의 알싸한 맛으로 고소한 훈제 오리와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요.


파프리카는 아삭한 식감과 샐러드의 색감을 더해줍니다. 노랗고 빨간색은 단풍과 은행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파프리카에 풍부한 지용성 비타민 A는 오리와 함께 먹으면 더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어요.

샐러드 채소와 양파, 파프리카를 차례로 담고 훈제 오리까지 올려주세요. 훈제 오리는 담백한 살코기와 부드럽고 쫄깃한 껍질이 조화를 이뤄 맛의 균형이 좋아요. 고소하면서도 누린내가 없어 호불호 없이 인기 있는 식재료랍니다. 

샐러드에 풍미를 더해줄 고구마와 사과 콩포트를 올려주세요. 고구마와 사과는 가을 대표 보약으로 불려요. 고구마는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춰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요. 바로 장에 가스가 쉽게 차는 겁니다. 사과에 풍부한 펙틴은 가스가 차는 것을 막아줘요. 때문에 고구마와 사과는 환상의 궁합으로 불린답니다.


오리 요리로 유명한 프랑스에선 과일을 졸인 콩포트를 오리에 곁들여 먹어요. 콩포트의 특징은 어떤 과일을 사용했는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과육의 식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의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메이플 드레싱을 뿌려주면 끝이에요. 메이플 시럽 3 큰 술과 올리브오일 2 큰 술, 식초 2 큰 술과 레몬즙 2 큰 술, 소금·후추 한 꼬집을 섞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메이플 시럽이 없으면 꿀을 대신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간단하지만 영양 가득, 맛있게 즐기는 추수감사절 요리 완성입니다. 채소의 아삭함과 오리고기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질 때 사과 콩포트의 새콤달콤함이 입안으로 확 퍼지는데요. 레드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로 제격이에요.


추수감사절로 시작해 크리스마스를 지나, 연말연시까지. 추수감사절이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타국의 명절이지만 훈제 오리 애플 시나몬 샐러드로 기분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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