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왜 조상우의 1년에 '지명권 2장' 투입했나..."반드시 2연패" 강력 의지
KIA, 조상우의 1년에 신인지명권 1,4R + 현금 10억원
KIA "과거 박동원 트레이드와는 다르다"
장현식의 공백 훨씬 싼 값에 메워
신인지명권 10번째 순번.. 사실상 2R지명권이라는 평가
내년 시즌 후 FA 많아 전력 유지 장담 어려워
2연패의 적기 최대한 많은 전력 집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상우의 몸상태
KIA가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품에 안았다. 뉴스1 |
KIA 타이거즈가 통합 2연패를 향한 강력한 결의를 보이며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FA 시장에서 핵심 불펜 장현식을 LG 트윈스로 떠나보낸 뒤 이뤄졌다.
조상우는 통산 88세이브를 기록한 검증된 불펜 자원이다. KIA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현금 10억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및 4라운드 지명권을 제공했다. 사실, 조상우의 트레이드는 이미 시즌 중반부터 꾸준하게 이야기가 됐다.
특히 정해영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KIA가 조상우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퍼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KIA가 정말 싼 값에 조상우를 영입했다는 놀라움과 "단기적 활용을 위한 오버페이"라는 지적이 혼재됐다. 그러나 KIA는 이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강조하며, 내부적으로 이미 충분히 젊은 선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트레이드가 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IA는 조상우로 장현식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있게 되었다. 연합뉴스 |
KIA가 평가한대로 이번 조상우의 트레이드는 과거 트레이드와는 다른 면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여러 가지로 KIA에게는 명분을 제공한다.
첫 번째로 장현식의 공백이다. 장현식은 올 시즌 KIA에서 상당한 이닝을 책임져줬다. 70이닝이 넘는다. 이를 메꿔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같은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 조상우를 10억원+신인지명권으로 트레이드했다는 것은 장현식의 몸값이 풀보장 52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나온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년 KIA 타이거즈 신인 선수 입단식에서 1라운드 5순위에 지명된 김태형이 최준영 대표이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
두 번째는 신인 지명권이 10번째라서 그 가치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풀이 넓지 않다. 따라서 신인지명권 10번째는 사실 좋은 투수보다는 야수를 수혈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무엇보다 10번째 지명권의 선수는 최대한 얼리픽을 할 수 밖에 없는 순번이다.
윤영철이나 올해 선발한 김태형 같은 선수들을 뽑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올해 KIA는 투수를 대거 수혈하며 이러한 공백에 대비해왔다. 올해는 꼭 투수가 아니더라도 야수자원을 충원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팀의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 KIA는 이번 트레이드를 위해서 드래프트 시뮬레이션까지 돌려봤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
외야수 최원준도 내년 시즌 FA다. 뉴스1 |
세 번째는 내년이 KIA로서는 리핏(2연패)에 대한 절호의 찬스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이다. KIA는 내년 시즌이 끝나면 박찬호, 최원준, 양현종, 최형우 등이 동시에 FA가 된다.
특히, 박찬호는 앞으로 나오기 힘든 3할 40도루에 100경기 이상 출장이 가능한 골든글러브 유격수라는 점에서 몸값은 상당할 전망이다. KIA의 기조와 샐러리캡을 감안할 때 이들을 모두 잡는다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여기에 네일 또한 올해 연보이 180만달러라서 내년 시즌 또 그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최형우는 1년, 1년이 다른 나이다. 나성범 또한 FA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금의 전력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내년이 또 한 번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KIA는 조상우를 품으면서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는 확실한 전력을 갖추었다. 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조상우는 A등급으로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를 받더라도 충분한 이득이 될 수 있을뿐더러 설령 조상우가 좋지 않은 활약을 펼쳐지더라도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KIA는 과거 비슷한 사례로 박동원 트레이드를 언급하며 이번 상황은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시 박동원의 이탈로 포수 전력에 타격을 입었던 반면, 현재 조상우의 경우 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후 FA A등급으로서 보상선수 및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설령 조상우를 1년만 활용하고 놓치더라도 트레이드로 보낸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들여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다고 KIA는 밝혔다. 연합뉴스 |
이제 남아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조상우의 건강 상태다. 항간에서는 조상우를 키움이 굉장히 헐값에 넘겼다는 시선이 많다. 즉, 조상우의 몸 상태가 예년 같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 줄 수있는 선수인만큼 조상우의 몸상태가 어느 정도냐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는 FA 시즌인만큼 보직에 관계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전상일 기자 jsi@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