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 남성, 입국전 부인에게 “마스크 끼고 마중오라” 전화
9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 심사장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중동지역 메르스 감염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 A 씨(61)가 입국 전 부인에게 ‘마스크를 끼고 마중 나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9일 오후 시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관련 대책회의에서 “제가 조사하면서 들었던 부분을 추가로 말하면 A 씨는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아내분에게는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또 “아내분이 자가용으로 오셨는데 막상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아내분하고 따로 리무진택시를 타고 이동하셨다”고 전했다.
조사관은 “역학조사하면서 노출력을 조사했는데 (A 씨가) 끝까지 말씀 안하셨다”며 “그곳(방문지역)에서 여러명이 레지던스 형태 숙소에서 숙식하고 식당에서 밥 먹었는데 왜 본인만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는지 여쭤봤는데 별다른 건 없다고 끝까지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8월 28일에 소화기 증상과 오한 증상이 있었다고 했고 의료기관을 2번 갔었다. 9월4일 입국하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연기를 하고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았다”며 “(귀국) 당일 날도 몸이 안 좋아서 그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공항에 갔다. 아마도 열이 측정 안됐던 것이 수액이나 약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추정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분이 진실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역학조사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왜 이분이 검역대를 통과할 때는 체온이 평상적이었느냐 그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며 “쿠웨이트 병원에서 들어설 때 어떤 처방을 받았고 어떤 약을 조제 받았고 비행기에서 어떻게 복용했는지 이런 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환자 본인은 화장실을 2번 갔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분이 탄 아랍에미리트 비행기가 총 10시간 타고 왔는데 그 시간에 어떻게 2번만 갔겠냐”며 “더군다나 본인 스스로 설사가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비행기 안에서 설사도 잦았고 화장실도 여러번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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