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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덴 매거진

알고 들으면 더 좋다! 명곡에 얽힌 이야기

그때 그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명곡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 wikipedia

다 괜찮아질 거야

비틀스 <Let It Be>


1960년대 후반 비틀스는 멤버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정신적 지주였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사망한 후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진 것. 폴 매카트니는 어떻게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어느날 밤 그의 꿈속에 어머니가 나타나 “다 괜찮아질 거야. 그냥 내버려 둬(Let it be)”라고 위로했다. 잠에서 깬 그는 홀린 듯 곡을 썼고, 그렇게 ‘Let It Be’가 탄생했다.


가사에 등장하는 ‘Mother Mary’는 누구일까? 영어권에서 ‘Mother Mary’는 성모마리아를 뜻한다. 폴 매카트니 어머니의 이름 역시 ‘메리’다. 폴 매카트니는 영국인으로는 드물게 천주교 신자였는데, 이 때문에 메리가 누구를 뜻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라고 말했지만, 성모마리아도 염두에 두었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Let It Be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고통의 시간 속에 있을 때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 메리가 내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던져주네, 그냥 내버려두렴

And in my hour of darkness

나의 어둠의 시간에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그녀는 내 앞에 서서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던져주네, 그냥 내버려두렴


© 지구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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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 다룬 명곡

남진 <임과 함께>


1970년대 한국에서는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1960년대 정부는 경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 산업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1970년대부터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이농현상이 본격화됐다.


1972년 발매된 가수 남진의 히트곡 ‘임과 함께’는 이러한 시대상을 잘 반영한다. 농촌을 떠난 청년들은 주로 서울의 공단에서 일했다. 이들의 가슴속에는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남진은 ‘임과 함께’에서 서울의 삶도 좋지만 ‘반딧불 초가집’에서 사랑하는 이와 살고 싶다고 노래한다. 젊은이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미래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이 곡은 남진을 우리나라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다.

임과 함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 되어

겨울이면 행복하네

멋쟁이 높은 빌딩 으스대지만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 좋아 님과 함께면

님과 함께 같이 산다면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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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를 만나 새롭게 탄생한 곡

마돈나 <Like a Virgin>


자칫 평범한 댄스곡으로 묻힐 수 있었던 이 곡은 마돈나의 도발적 이미지를 통해 ‘성적 자유’를 추구하고 싶었던 젊은 여성들의 찬가로 거듭났다. 음반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당시 찬반 여론은 극명하게 갈렸다. 보수적 가치관을 지닌 이들은 이 곡이 ‘문란한 성문화’를 조장한다며 비난했다. 반면 젊은 여성 중에는 자유분방함과 성적으로 자신감 넘치는 마돈나의 태도에 열광한 이도 많았다. 마돈나는 후자에 힘을 보탰다.


“(이 곡의 내용이) 나와는 정반대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난 그때 처녀도 아니었고, 물질만능주의자는 더더욱 아니었으니 말이다. 처녀면 처녀이고 아니면 아닌 거지, 도대체 ‘처녀처럼’이라는 게 무슨 말인가? 노랫말에 담긴 말장난이 매우 흥미로웠다.”

Like a Virgin

Like a virgin, hey

마치 처녀처럼

Touched for the very first time

처음으로 누가 만져준 듯

Like a virgin

마치 처녀처럼 느껴져

With your heartbeat Next to mine

네 심장이 내 곁에서 뛸 때


© 서라벌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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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콤비’의 밀리언셀러 명반

이문세 <난 아직 모르잖아요>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명콤비를 꼽으라면 단연 ‘이문세-이영훈’일 것이다. 1984년 5월, 무명 가수였던 이문세는 신촌블루스 엄인호의 소개로 피아니스트 이영훈을 만나 그의 습작을 듣는다. 피아노 반주를 듣고 충격에 빠진 이문세는 이영훈과 의기투합해 음악 작업에 돌입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앨범이 바로 무명 가수 이문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휘파람’, ‘소녀’를 비롯한 아홉 곡이 수록됐다. 한국 대중음악사상 처음으로 팝 발라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 앨범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150만 장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이후 ‘광화문 연가’, ‘가을이 오면’ 등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명곡들이 이문세-이영훈 콤비에 의해 탄생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세월이 흘러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댈 사랑해요

그대가 떠나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댈 사랑해요

혼자 걷다가 어두운 밤이 오면

그대 생각나 울며 걸어요

그대가 보내준 새하얀 꽃잎도

나의 눈물에 시들어 버려요


© 아세아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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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의 시조이자 전설

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김완선의 모든 걸음은 곧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다. 한국 최초의 연습생 출신 가수인 그는 14세 때부터 현대무용, 발레, 스트리트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배운 뒤 가요계에 데뷔했다. 발레리나가 입는 튀튀에 운동화를 신고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김완선은 댄스 음악이 흔치 않던 시기,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가 수록된 5집 앨범으로 가요계를 평정했다. 힙합, 댄스 팝, R&B 등이 혼합된 미국 음악 장르인 뉴 잭 스윙 스타일의 곡이 담긴 5집은 새로운 음악 분야를 한국에 들여 왔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댄스 음악은 다른 장르에 비해 깊이가 없다’는 의견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앨범은 그에게 ‘한국의 마돈나’라는 타이틀을 안긴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빨간 모자를 눌러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환한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초라한 날 보며 웃어도

난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모두들 검은 넥타이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사람들은 모두 춤추며 웃지만

나는 그런 웃음 싫어

술 마시며 사랑 찾는 시간 속에

우리는 진실을 잊고 살잖아

난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난 차라리 슬픔 아는 삐에로가 좋아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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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를 향한 청춘의 분노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


1990년대 초 미국 사회는 경제불황에 빠져 있었다. 젊은이들은 분노에 차 있었고, 너바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를 가사에 직설적으로 쏟아내며 당시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너바나의 대표곡 ‘Smells Like Teen Spirit’은 반항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곡으로 리드 보컬 커트 코베인은 순식간에 X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정작 “한 개인이 한 세대를 대변한다는 건 헛소리다. 나는 나 자신을 대변할 뿐이다”라며 자신을 향한 존경 어린 시선을 거부했다.


커트 코베인은 가사에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것을 즐겼다. 이런 성향은 그가 죽기 직전 벽에 해놓은 낙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무도 나의 의도를 모를 것이다 (Nobody will ever know my intention).”

Smells Like Teen Spirit

Load up on guns ping your friends

총을 장전하고 친구들을 데려와

It’s fun to lose and to pretend

무너지고, 속이는 건 참 재미있지

She’s over-bored and self-assured

그 계집애는 매우 따분해하고, 콧대만 높아

Oh no, I know a dirty word

난 더러운 말을 알지

Hello, hello, hello, how low

헬로, 헬로, 헬로, 얼마나 저속해?

Hello, hello, hello, how low

헬로, 헬로, 헬로, 얼마나 저속해?

Reference. <명곡의 재발견>(스코어)  


김보미 에디터 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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