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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광고

계속 보게 되는 이 광고 뭐지? '병맛' 마케팅으로 성공한 광고들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버거킹'

약 15초에서 30초 동안 제품의 장점을 쭉 설명하거나, 제품이 등장하는 시간보다 이미지 좋은 연예인의 얼굴 등장 시간이 더 긴 광고들. 뻔하고, 식상했지만 이런 광고가 세련되고, 깔끔한 광고라 여기면서 ‘광고의 정석’이라 믿었다. 그러나 최근 B급 감성으로 제작된 광고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다소 황당하거나 촌스러운 유머코드가 담긴 광고가 SNS,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 올라오면서 ‘병맛 광고’, ‘약빤 광고’, ‘B급 개그’ 등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가 광고의 주 무대였던 시절,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광고를 봐야 했지만,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단 몇 초 안에 사람들 눈길을 끌지 못한 광고는 가차 없이 버려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광고라면 질색하고 ‘skip’ 버튼을 누르려고 준비하는 대중들의 손가락을 가로막기 위해서는 좀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게 만들어야 광고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대중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한 몇몇 광고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성공한 사례로 남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떤 ‘B급 감성’, ‘병맛’ 광고가 화제를 모았을까? 광고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검색해서 찾아볼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B급 감성 광고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픽스 바디체크 인바디 체중계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데일리'

한 사람이 축제 음식을 먹다가 ‘몸무게 중간평가 축제’로 끌려가는 이 광고는 제작자가 의식의 흐름대로 만든 것은 아닐는지 의심된다. 대충 그린 듯한 그림체에, 화려한 CG가 가미된 것도 아니지만, ‘몸무게 중간평가 축제’에서 몸무게를 재지 않으려고 애쓰는 주인공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광고는 총 1분으로 제작되었으나 정작 제품에 대한 소개는 단 10초. ‘1분 광고에서 10초만 제품 소개를 해도 괜찮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나름 제품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들어오게끔 정리해놨다. 광고가 지루하지 않고 일단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었다는 점과 제품에 대한 정보까지 깔끔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광고의 맡은 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B급 유머 코드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낸 뒤 마지막에 강력하게 제품 소개를 한다면 충분히 광고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광고라 할 수 있겠다.

콜롬비아나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장삐쭈'

유튜브나 SNS를 즐겨 한다면 한 번쯤은 ‘병맛 더빙’을 들어봤을 것이다. ‘막장 더빙계’의 전설로 불리는 더빙 콘텐츠 크리에이터 ‘장삐쭈’는 애니메이션에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더빙을 입혀 웃음을 유발하는 콘텐츠로 유명세를 치렀다. 10대가 많이 사용하는 ‘급식체’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던 그는 B급 마케팅에 딱 적절한 크리에이터였다.

[병맛더빙] 급식생 3 X 콜롬비아나

장삐쭈가 제작한 콜롬비아나의 광고는 1970년대에나 볼법한 그림체와 10대 아니면 좀처럼 알아듣기 힘든 ‘급식체’가 범벅이 되어 있어 ‘과연 광고로서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 광고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만 무려 900만에 육박한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 영상은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넘겨버리는 수많은 광고를 생각했을 때 엄청난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상하다고 취급받던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 사람들을 열광토록 하고 있다.

버거킹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버거킹'

[버거킹] 김영철 아저씨 사딸라! ALL DAY KING 사딸라! TVCF 30" (BURGER KING ALL DAY KING TVCF 30")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B급 마케팅도 존재한다.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야 맨날 있던 게 아닌가?’ 싶지만, 'B급 감성'이 들어가면 기존의 광고와는 확실히 다르다. 유명 아이돌이나 젊고 잘생긴 배우들이 아닌 60세가 훌쩍 지난 한 배우만의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배우 김영철은 ‘유행어 메이커’라 칭송받을 정도로 수많은 명대사를 보유하고 있다. 무려 2000년도에 방영한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 역을 맡아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마군이가 찼구나’ 등의 명대사를 남겼다. <야인시대>에서는 ‘사딸라’라는 강력한 한마디를 외쳤고,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를 읊조렸다.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대사들을 활용해 버거킹, 에뛰드,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까지 1020세대가 주 소비층인 제품 광고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최근 버거킹의 '사딸라' 광고는 조회수 550만을 넘어서며, B급 감성을 앞세워 오래된 명대사와 60대에 접어든 배우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스피킹맥스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스피킹맥스'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방송작가로서 극한직업이라는 코너에 출연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유병재는 웃기면서도 슬픈 현실 연기를 톡톡히 해내면서 코미디언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유병재는 가나마일드 초콜릿과 함께 그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딱지를 발매하는 등 ‘재미’를 소재로 한 광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스피킹맥스 광고] 영어마비2017 ▶이서진과 함께 (full)

광고 영상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 영어 교육 사이트인 스피킹 맥스 광고에서 유병재 특유의 멍한 표정이 웃음을 사면서 광고 자체 영상 조회 수만 150만을 넘어섰다. 영어 실력이 능하다고 소문난 배우 이서진도 등장해 '광고 모델을 적절히 선정했다'는 평을 받았다. ‘둘 다 표정이 적절하다’, '본 광고인데도 볼 때마다 웃기다'라는 댓글이 넘쳐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세탁세제 피지(FiJi)

B급 감성으로 소비자 지갑 연 '병맛

사진: YouTube 'HOZZAA2'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단 이 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허지혜 씨가 제작한 이 영상은 색도 안 칠한 ‘병맛’ 그림과 화가 나서 내뱉는 듯한 노래에서 흘러나오는 은어와 비속어까지 도저히 대기업의 광고 영상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본격 LG 빡치게하는 노래(JPN/ENG SUB)

그러나 SNS에서 화제를 모은 이 ‘병맛’ 광고 덕분에 LG생활건강에서 출시한 ‘피지’라는 세제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0%나 성장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세뇌돼서 피지 사러 감’, ‘LG 드디어 일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B급 감성의 이 광고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유튜브에 올라간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00만이 넘었으며 이 광고를 제작한 뒤 많은 걱정(?)의 메시지를 받은 허지혜 씨는 ‘LG가 고소를 하진 않았고 칭찬과 함께 다음 계약을 맺었다’라고 언급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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