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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사회 북한… 욕망은 다르지 않다

폐쇄 사회 북한… 욕망은 다르지 않다

이웃 사람|하츠자와 아리 지음|눈빛|180쪽|2만5000원

공원에서 술자리를 갖는 남자들, 맥주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 연인, 미장원에서 파마를 하며 신문을 보는 중년 여성…. 여느 범인(凡人)의 휴대전화에나 있을 법한 일상적인 사진들이 책으로 엮였다. 사진의 배경이 북한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일본 사진가가 2011~2012년 네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찍은 사진이다. 각 체류 기간은 약 한 달. 첫 방문에선 아예 카메라를 가져갈 수 없었다. 두 번째 방문부터 평양을 제한적으로 촬영하다가 마지막엔 신의주·함흥·원산·남포 등 지방 도시에 가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불쑥 내려서 셔터를 누르기도 했다. 늘 따라다니는 일명 '안내원'들과 밤마다 '대동강맥주' '평양소주'를 마시며 얻어낸 성과다.


평양이 '북한의 쇼윈도'라는 걸 알고 있는 작가는 "이 사진집이 북한의 실상이라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다. 북한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실상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연인은 해변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남자들은 야유회 가서 공놀이를 한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가방을 이곳 어린이도 메고 다닌다. 뜨겁게 사랑하고 싶고, 맛있는 거 먹고 싶고, 재밌게 놀고 싶은 그들의 욕망과 욕구는 별반 다르지 않다.

폐쇄 사회 북한… 욕망은 다르지 않다

눈빛

호의도 적의도 없는 사진들이지만, 일부에는 호감이 담겨 있다. 북한 여성들이 그 대상이다. 작가는 네 번째 방북 때 유원지에서 본 여성을 "도저히 잊지 못하겠다"고 했다. 표지 사진에서 그 여성은 엷은 미소를 띤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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