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 별세, 혈액암 초기증상은 '이것'부터 시작됩니다
초기 발견이 어려운 혈액암은 일상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코피와 멍, 림프절 비대 등 놓치기 쉬운 초기 신호와 함께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징후들을 정리했다.
혈액암, 초기증상은 코피·멍부터 시작돼
故 안성기. / 아티스트컴퍼니 |
안성기가 혈액암 투병 끝에 숨지면서 혈액암, 그중에서도 림프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고인은 5일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이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이후 투병을 이어오면서도 연기 복귀를 준비해왔으며, 그의 병명으로 알려진 림프종은 눈에 보이는 종양 없이 진행돼 초기 발견이 쉽지 않은 혈액암에 속한다.
혈액암은 혈액과 림프계를 따라 전신을 순환하는 암이다. 위암이나 폐암처럼 특정 장기에 덩어리로 자리 잡지 않는다. 암세포가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한 부위만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 특성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초기에는 일상적인 불편으로 오인되기 쉽다.
코피와 멍, 혈액암이 먼저 드러나는 신호
멍 자료사진. |
혈액암은 골수에서 시작된다. 골수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이 과정이 흐트러지면 혈액 성분 전반에 문제가 생긴다. 혈소판이 줄어들면 코피가 잦아지고, 작은 충격에도 멍이 쉽게 생긴다. 한 번 시작된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단순한 피로 탓으로 넘기기 쉬운 증상이지만, 반복된다면 이미 몸 안에서 이상이 진행 중인 상태다.
코피 자료사진. |
백혈구에 문제가 생기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면역을 담당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렴, 장염, 요로 감염 같은 감염이 잦아진다. 이전에는 가볍게 지나가던 감염이 쉽게 악화되고, 회복도 더디다.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빈혈 증상이 뚜렷해진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이 가빠지며,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럼증이 따라온다.
림프절 비대, 몸 곳곳에서 나타난다
림프절 자료사진. |
혈액암의 한 종류인 림프종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변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생긴다. 림프조직은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겉으로 만져지는 부위뿐 아니라 흉부와 복부 깊숙한 곳에도 분포한다. 이 때문에 림프종은 몸 어느 부위에서든 시작된다. 목이나 겨드랑이에서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가 대표적이지만, 위나 장, 폐, 뇌처럼 예상하지 못한 부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감염으로 림프절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크기가 줄지 않고, 오히려 점점 커진다면 상황은 다르다. 통증 없이 단단하게 만져지는 멍울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림프종이 진행되면 이유 없는 고열,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야간 발한, 급격한 체중 감소가 함께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동시에 이어진다면 이미 전신으로 퍼진 상태다.
림프종은 한 가지 병이 아니다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이 비호지킨 림프종이다. 이 유형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침범하는 부위도 다양하다. 피부, 위장관, 간, 폐, 뼈까지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반면 호지킨 림프종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시작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면역화학요법이 기본이다. 항암제를 사용해 암세포를 줄이는 동시에,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을 겨냥하는 약물을 병행한다. 경우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수술이 더해진다. 재발 위험이 높거나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선택된다. 고용량 항암치료로 암세포를 제거한 뒤,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골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도 도입됐다.
치료 중 가장 위험한 것은 감염
체중 감량. |
림프종 자체와 치료 과정 모두 면역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 시기에 발생하는 감염은 치명적이다. 예방을 위해 항생제나 백혈구를 늘리는 약을 사용하지만, 일부 환자는 패혈증으로 이어진다. 치료가 길어질수록 일상적인 감염 관리가 생존과 직결된다.
림프종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대신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멍울이 만져지거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와 발열이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과거에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혈액암은 조용히 시작되지만, 발견이 늦어질수록 대응은 더 어려워진다.
한편, 故 안성기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혈액암 초기증상, 넘기면 안 되는 징후
- 코피와 멍이 반복되면 혈액 검사부터 진행한다
- 림프절 멍울이 줄지 않으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다
- 이유 없는 발열과 체중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 검사가 필요하다
- 항암치료 이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혈액 검진을 이어간다
- 치료 중에는 감염 예방을 최우선으로 관리한다
김태성 기자 taesung1120@healthcor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