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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할 때는… ‘1분 성탄 케이크’ 만들어봐요

1분이면 된다, 온가족 함께 만드는 ‘홈쿡’ 케이크


“크리스마스가 닥쳐왔읍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법=①밀가루에다 베킹파우더를 섞어 채로 처놓고 계란을 노른자위와 흰자위로 논아서 노란자위만을 풀어서 설탕을 계란 분량의 3분의 2와 소금을 아주 조금 넣고 거품 만드는 기구로 허여ㅎ게 될 때까지 천천히 섞는다 이것이 케이크를 잘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의 중요한 요령이다….”


60년 전, 그러니까 1960년 12월 22일 자 조선일보에 실린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법’이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것이 바로 깊은 밤 아이들을 찾아와 머리맡에 몰래 선물을 놓아주고 가는 산타클로스다. 동시에 어른들은 크리스마스이브 날 저녁이면 빵집에서 케이크를 하나씩 사서 가족들과 둘러앉아 나눠 먹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조선일보

김선애 파티시에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빼빼로에 망고와 딸기, 블루베리, 녹차, 화이트 생크림을 각각 트리 모양으로 붙여 케이크를 장식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하지만 그 어느 해보다 지독한 올해, 밤 9시면 문 닫는 가게들과 23일부터 수도권에 내려진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예년처럼 외식은 어려워졌다. 코로나로 맞닥뜨린 가계 한파로 허리띠도 졸라매야 한다. 이번엔 집에서 엄마·아빠가 아이들과 직접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해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1000개씩 만들어내는 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의 정응구(50) 파티시에(제과제빵사)와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조선델리의 김선애(39) 파티시에가 두 팔 걷고 나섰다. 빵을 구울 필요는 없다. 이케아나 노브랜드에서 파는 과자 집을 밑바탕 삼아 장식만 해도 충분히 근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산타클로스의 머리 위에 놓인 새빨간 모자처럼 생긴 ‘산타 브라우니’는 수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브라우니와 딸기, 생크림만 있으면 1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먹기 좋게 자른 브라우니 위에 생크림을 100원 동전 크기만큼 짜서 그 위에 딸기를 얹어 모자처럼 태를 잡아주면 된다. 그 위에 다시 생크림을 쪽 짜서 얹으면 앙증맞은 ‘산타 브라우니’가 탄생한다.

김선애 파티시에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물엿으로 꼭대기에 빨간 리본을 붙였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쿠앤크 루돌프’는 이름 그대로 아이들이라면 대개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과자 쿠앤크를 활용해 루돌프의 얼굴을 만드는 케이크다. 먼저 뜨끈하게 녹인 초콜릿을 생크림과 섞어 초코생크림을 만든 뒤 동그란 쿠앤크 과자 위에 이 생크림을 꽉 차게 올린다. 뾰족하게 솟은 루돌프의 귀는 프레첼을 칼로 반을 뚝 잘라 초코생크림 아래에 끼워 넣는다. 코는 엠엔엠스(m&m’s) 초콜릿의 빨간 알맹이로, 눈은 그보다 작은 크기의 초콜릿으로 박아 넣으면 끝이다.

패스트리 부티크 정응구 파티시에의 '화이트 홀리데이' 트리 케이크. 나무 위에 방금 흰 눈이 내린 것처럼 슈가 파우더와 생크림을 올리고, 향이 깊고 진한 녹차 가루를 뿌려 맛을 더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앙증맞은 홈쿡 크리스마스 케이크들.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빵과 과자를 활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초록색 트리가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트리 머핀’은 집에서 먹다 남은 녹차 가루를 생크림에 섞으면 그만이다. 제과점에서 산 머핀 위에 녹차 생크림을 트리 모양으로 풍성하게 얹는데, 다만 트리 모양이 되도록 위로 갈수록 좁게 짜준다. 나무 위에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색색의 초콜릿을 꽂아 장식하면 된다.


북극곰 얼굴이 귀엽게 자리한 ‘폴라베어 머핀’은 머핀 위에 곰의 얼굴 역할을 할 생크림을 동그라미 모양으로 채우는 게 관건이다. 폭이 좁은 짤주머니에 초코 생크림을 넣은 뒤 눈과 귀, 코와 입을 그려주면 된다. 코코넛 가루를 뿌려 북극곰 특유의 복슬복슬한 매력을 살린다. 코코넛 가루를 구하기 어려우면 생략해도 좋다.


사실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생크림만 있으면 충분히 케이크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김 파티시에는 “시중에 나와있는 생크림 500mL 제품에 설탕 한 작은술을 넣고 거품기나 믹서기에 돌리면 풍성한 크림이 된다”고 했다. 베이킹용 짤주머니가 없다면 집에 있는 위생 비닐이나 지퍼백을 써도 된다. 한쪽 모서리로 크림을 몰아넣은 뒤 가위로 원하는 크기만큼 구멍을 낸다.

김선애 파티시에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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