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 한 층 더… 독특한 발상으로 전망 살린 집
한 층 더 높게 쌓아 올려 건축상 받은 집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주택. 2017년 미국건축가협회로부터 상을 받았다. /ⓒBruce Damonte |
건축 개요
- 건축가: SAW 건축사무소
- 위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 대표건축가: 댄 스피겔(Dan Spiegel), SAW
- 준공시기: 2016년
- 사진: 브루스 다몬테(Bruce Damonte)
A-to-Z 하우스는 기존 주택을 증축, 리모델링했다. 경사진 블록 모퉁이에 자리잡아 시원한 전망이 강점이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요한 대지였다. 건축주는 한정된 크기의 대지 위에 원래 있던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증축을 원했다. 이런 요구에 맞게 설계 방향을 고민한 건축가는 기존 건물에 또 다른 건물을 쌓아 올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기존 주택에 한 층 더 높게 쌓아 올린 공간은 주변의 산과 공원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넓은 다락방이 됐다.
증축과 리모델링하면서 기존 건물에 한 층 더 쌓아올려서 지었다. /ⓒBruce Damonte |
1층 거실과 주방은 도로 변으로 배치하고 아이 방은 집 안쪽에 둬 개인적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안방은 뒷면 데크로 직접 통하고 증축된 다락으로도 이어진다. 이 집은 2017년 미국건축가협회(AIASF) 샌프란시스코 지부에서 건축상을 받았다.
2층 천장이 박공 지붕 형태임을 보여 준다. 다락방에 길게 배열한 창을 통해 주변 전망을 더 즐길 수 있다. /ⓒBruce Damonte |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1934년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앞다퉈 골든게이트 하이츠(Golden Gate Heights) 산허리에 지은 건물들은 공간 효용성이 전혀 없었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집을 지어 팔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정작 수트로 타워(Sutro Tower), 골든게이트 공원(Golden Gate Park), 소살리토(Sausalito) 등 이 지역의 빼어난 전망을 고려할 수 없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화이트톤 벽에 나무 바닥재를 사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Bruce Damonte |
A-to-Z 하우스는 구식 샌프란시스코 주택을 증축·리모델링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거나 단순히 증축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주택 상황에 맞게 건물 쌓기를 통해 크기를 조정하고 주변 환경에 어울리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집의 전면은 블랙 앤 화이트 외관이다. 뒷면으로는 검은 색 박공 지붕이 1층 벽으로까지 이어지는 느낌이다. /ⓒBruce Damonte |
새로운 박공 지붕 구조가 건물 디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건물을 올려 쌓은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고, 길게 배열된 창 시스템이 더해져 기능적으로도 충분히 전망을 확보하고 있다. 흑백으로 대비되는 외관은 집 뒷면으로 갈수록 검은 박공 지붕이 벽으로 이어진다.
집 내부는 시각적으로 개방돼 있고, 바닥 높이도 조금씩 다르게 했다. /ⓒBruce Damonte |
중앙 계단을 통해 각 층과 데크가 서로 연결된다. /ⓒBruce Damonte |
집안 바닥과 천장 높이에도 변화를 줘 집안 곳곳에서 지평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 중앙 계단을 통해 각각의 층은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되고, 건물 양끝은 시각적으로 서로 열려 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박공 지붕 아래 천장에 굴절되면서 집안 나무바닥 마감재, 화이트톤 벽과 조화를 이룬다.
건축문화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