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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한 판 1500만원·한 수 16만원씩 벌었다

작년 14억원… 연간 최고 기록, 3년 연속 10억 돌파 최초

11년간 57억… 역대 4위, 누적 1위는 102억 이창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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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세계 각종 ‘기록 공장장’이라는 신진서(22)가 이번엔 수입으로 새 역사를 썼다. 2022년 국제 대회 타이틀만 3개를 거둬들이고 기록 3부문(다승·승률·연승)을 휩쓴 실적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될까.


지난해 그는 14억4000여 만원을 벌었다. 기사 한 명이 1년간 거둔 상금 규모 중 사상 최고액이다. 이세돌이 2014년 작성한 14억1000만원을 8년 만에 경신했다. 이세돌은 당시 구리와 치른 10번기로만 9억원을 벌었는데, 지난해 신진서에겐 그런 ‘특별 찬스’도 없었다. 이세돌은 99국, 신진서는 95국으로 작성한 기록이어서 1국당 효율도 신진서가 앞섰다.


그는 이번에 3년 연속 연간 상금 10억원 돌파라는 새 기록도 추가했다. 2020년 10억4000만원, 2021년엔 10억6000만원을 챙긴 데 이어 지난해엔 4억원가량 더 벌었다. 이창호가 2001년 최초로 10억원을 돌파(10억2000만원)했을 때 모두가 경악했던 일이 어느새 아득한 추억이 돼버렸다.


신진서는 역대 연간 수입 기록 ‘톱6′ 가운데 1, 4, 5위 세 자리를 점령하게 됐다. 2위 이세돌, 3위 박정환(2018년·12억원), 6위 이창호(2001년·10억2000만원)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이 딱 한 번씩 이름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연간 10억대 수입을 올린 연령도 주목할 만하다. 신진서가 처음 10억을 찍었을 때 나이는 고작 20세에 불과했다. 박정환(25세), 이창호(26세), 이세돌(31세)보다 훨씬 빨랐다.


신진서는 바둑 한 판을 통해 평균 얼마쯤 벌까. 2022년에 약 1500만원이었다. 연간 총수입 14억4000만원을 95판으로 나눈 액수다. 1500만원은 중·하위권 국내 타이틀전 준우승 상금, 또는 신인 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액수다.


이번엔 한 수당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해 봤다. 신진서가 지난해 95판을 두면서 상대방과 교환한 총수수(手數)는 1만8213수. 자신이 둔 수는 그 절반이다. 한 수 놓을 때마다 약 15만9000원씩 적립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 하나. 지금까지 신진서가 바둑으로 벌어들인 누적 수입 규모다. 합산 결과 57억3000만원이 조금 넘었다. 2012년 입단 이후 11년간 연평균 5억2000만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 기사들을 대거 따돌리고 벌써 통산 4위까지 올라가 있다.


누적 수입 1위는 이창호. 총 102억4000여 만원에 달한다. 86년 입단 후 37년째 활약하며 국내 기사 중 유일하게 100억을 넘겼다. 이세돌(97억3000만원)과 박정환(87억6000만원)이 2, 3위다. 누적 수입 5위 최철한은 45억5000만원.


끝으로 2022년 한 해 상금 베스트5 명단을 비교해봤다. 신진서 바로 뒤 2위는 박정환(5억4000만원). 놀랍게도 둘의 격차가 무려 9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변상일(4억3000만원) 최정(3억8000만원) 신민준(3억1000만원)이 3~5위에 랭크됐다.


상금은 능력의 척도이자 땀의 결실이다. 성적에 가감 없이 보상이 따라오는 것이 프로 세계다. 명예와 부(富)를 독점하는 승자가 되기 위해 모두가 혼신의 힘을 쏟는다. 22세 청년 신진서의 놀라운 성취는 승률이나 타이틀 숫자보다 상금 수입에서 더 실감 나게 확인된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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