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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김선생] 만우절날 진짜로 돌아온 ‘필레 오 피쉬'

13년만에 컴백한 맥도날드 생선 버거 시식기

조선일보

13년만에 돌아온 맥도날드 필레 오 피쉬./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 필레 오 피쉬(Filet-O-Fish)가 13년만에 돌아왔다. 하필 만우절이라 거짓말이 아닐까 걱정되면서도 반가운 마음으로 가장 가까운 맥도날드 매장에 아침 메뉴가 점심 메뉴로 바뀌는 시각에 맞춰 달려갔다. 다행히도 진짜 재출시됐다.


생선살로 만드는 필레 오 피쉬는 맥도날드 최초의 비(非)햄버거 즉 소고기 패티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다. 1962년 탄생했으니 빅맥보다 ‘형님’이다. 1962년 미국 신시내티 맥도날드 가맹점주 루 그로엔(Groen)이 개발했다.


그로엔의 가게가 있는 지역은 가톨릭교도가 많이 살던 지역.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는 매주 금요일 금식, 정확하게 말하면 고기를 먹지 않는 금육을 권한다. 금요일마다 햄버거 매출이 떨어지자 고민하던 그로엔은 빵가루를 입혀 튀긴 흰살생선살을 넣은 버거인 필레오피쉬를 고안했다.


그로엔은 맥도날드 본사에 ‘필레 오 피쉬를 정식 메뉴로 넣어달라'고 제안했다. 맥도날드 회장 레이 크록(Croc)은 재미난 대결을 제안한다. 그로엔의 필레 오 피쉬와 자신이 개발한 그릴에 구운 파인애플을 끼워 넣은 ‘훌라 버거(Hula Burger)’를 같이 팔아 보고 더 많이 팔리는 쪽을 정식 메뉴화하자는 제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하지만 필레 오 피쉬는 압도적으로 훌라 버거를 누르고 승리했고, 1965년 정식 메뉴로 미국 내 모든 맥도날드 매장에 정식 메뉴로 이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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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돌아온 맥도날드 필레 오 피쉬와 더블 필레 오 피쉬. 이 생선 버거 팬들은 감자튀김을 끼워 먹기를 즐긴다./김성윤 기자

필레 오 피쉬는 생선을 넣은 버거가 생소했던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2008년 메뉴에서 빠졌다. 소수이지만 열광적인 팬들이 한국맥도날드에 필레 오 피쉬를 부활시켜달라는 요청을 끊임없이 해왔고, 마침내 1일 컴백했다.


돌아온 필레 오 피쉬는 매우 훌륭했다. 최근 맥도날드에서 다시 내놓은 메뉴 중 일부는 예전과 달라진 맛으로 실망감을 주기도 했으나, 필레오피쉬는 오히려 발전된 맛을 보여줬다. 알래스카산 대구살로 만든다는 패티는 촉촉하고 신선하면서 제대로 냉동 보관하지 못한 생선살에 나는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없었다. 굽지 않고 증기로 쪄낸 부드러운 번은 생선살 패티가 잘 어울렸다.


기본 필레 오 피쉬와 함께 패티를 2장 넣은 ‘더블 필레 오 피쉬'도 출시됐다. 전체적인 맛의 균형이 필레 오 피쉬만 못하다. 타르타르 소스가 너무 적다. 특히 감자튀김을 끼워 먹을 경우 턱없이 부족하다. 소스량을 늘리거나 별로도 내주면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듯하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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