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대신 무성한 흰 머리칼… ‘암투병’ 안성기, 한결 달라진 근황
배우 안성기가 23일 서울 중구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혈액암 투병 중인 ‘국민배우’ 안성기(71)가 호전된 근황을 알렸다.
안성기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 컨디션도 좋다. 매일 (아파트) 단지 안 헬스클럽에서 1시간씩 운동을 한다”며 좋아진 몸 상태를 전했다. 한결 밝아진 얼굴의 그는 항암치료 후 다시 자라 무성해진 흰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안성기의 혈액암 투병 소식은 지난해 9월 처음 알려졌다. 당시 그는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열린 ‘배창호 감독 특별전’에 참석했는데 부은 얼굴에 가발을 쓴 모습이었고, 한 번씩 동료 배우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이에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소속사는 혈액암으로 1년 넘게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안성기는 “2019년 (발병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듬해 완치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가 했는데 6개월 만에 갑자기 안 좋아졌다고 하더라”며 “그전부터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자고 그랬는데, 예전엔 그것까지 할 필요 있나 생각해서 고사했었다. 고사할 문제가 아닌데. 또다시 항암 과정을 다시 했고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안성기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서 열린 예술인 자녀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은 내가 봐도 조금 못 미치는 것 같다”며 “목소리도 그렇고 좀 더 지나야 하지 않을까. 올해가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현장이) 많이 생각난다. 요즘 집에서 그동안 못 봤던 것들을 쭉 보다보니 더 하고 싶다”며 “문제는 나이가 있으니까 거기에 맞는 걸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엔 “요즘엔 ‘국민’이라는 말이 많이 붙어서 좀 덜한데 확실히 그때는 컸다”며 “그에 맞는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결국에는 나를 좋은 쪽으로 안내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9일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영상으로 소감을 전하는 안성기. /ENA 유튜브 |
1952년생인 안성기는 만 다섯 살 때인 1957년 ‘황혼열차’ 아역으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인생 67년 차를 맞았다. 그는 그동안 함께 일한 배우 중 ‘최고의 파트너’가 누구냐는 말에 박중훈을 꼽았다. 두 사람은 영화 ‘칠수와 만수’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 스타’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어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에 대해서는 “그런 건 없다. 내가 대통령까지 해보지 않았냐”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안성기는 건강 회복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준비 중인 차기작은 없다고 했다. 대신 팬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면서 “저를 조금 더 기다리면서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주셨으면 한다”며 스크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