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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다음 타깃은 '제약·바이오'

최태원-합성신약‧최창원-백신사업 ‘각개 전투’ 전문성 강화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공동목표 

비즈니스워치

SK그룹이 제약바이오사업 육성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관련 회사는 SK바이오팜, SK팜테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SK팜테코는 원료의약품 제조, SK케미칼은 합성의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중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이 세간의 주목을 이끄는 데 선두 역할을 한 건 SK바이오팜입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이에 힘입어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잇따라 제약바이오 자회사 상장에 나선 SK그룹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요?

최태원 - 최창원, 사촌간 제약바이오 ‘ 따로 또 같이 ’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SK와 SK디스커버리가 독자경영을 펼치는 구조입니다. SK의 제약바이오 자회사는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가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년 전 설립, SK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SK팜테코는 SK가 지분 100%를 갖고 올해 초 설립한 통합 의약품위탁생산(CMO) 법인입니다. SK팜테코는 원료의약품을 제조하는 SK바이오텍과 미국 위탁생산개발 법인 앰팩((AMPAC)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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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는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하고 있는데요. SK디스커버리는 SK와 지분 관계가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SK디스커버리의 제약바이오 자회사는 SK케미칼과 SK플라즈마가 있습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의 지분 33.5%, SK플라즈마 지분 67.85%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IPO 준비로 이슈가 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이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죠.


결국 ▲ SK그룹-SK바이오팜(신약개발) ▲ SK그룹-SK팜테코-SK바이오텍(원료의약품 제조) ▲ SK디스커버리-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백신) ▲ SK디스커버리-SK플라즈마(혈액제제)형태로, 분리된 지주사 아래에서 제약바이오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SK- 합성신약 ‧ SK 디스커버리 - 백신에 ‘ 집중 ’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걷는 제약바이오 사업의 길은 서로 다르지만 분명하고 명확합니다. SK는 SK바이오팜을 통해 ‘합성신약’, SK디스커버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백신’ 사업에 집중하면서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와 뇌전증(간질)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는데요. 국내에서 연구개발부터 임상, 허가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SK팜테코는 올해 미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원료의약품 공급자로 선정되기도 했죠.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를 분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위탁생산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하나입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백신사업에서 하나 둘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백신사업을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리한 겁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의 원활한 글로벌 공급을 위해 대형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손을 잡았는데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공급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ZD1222’ 원액을 생산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이와 별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로 유명한 빌 게이츠의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비로 약 44억 원을 지원받으며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 10월 임상 1상을 신청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로타바이러스,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등 백신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이 승승장구 하면서 IPO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 큰 무리 없이 내년이면 상장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SK 바이오팜 ‧ SK 바이오사이언스 ,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동목표

SK와 SK디스커버리 두 지주사가 제약바이오 사업을 독립적으로 이끌어가고는 있지만 목표는 동일합니다. 바로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전문성 강화를 통한 글로벌화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팜에서 SK바이오텍을 떼어내 신약 개발과 의약품 생산을 분리했습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SK바이오텍은 SK팜테코를 통해 국내‧외 법인과 미국 위탁생산법인 앰팩을 통합, CMO 사업의 전문성을 높였습니다.


최창원 부회장도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합성의약품, 혈액제제, 백신사업이 혼합돼 있던 SK케미칼에서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혈액제제는 ‘SK플라즈마’로 각자 분리해 집중력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서든데스(Sudden Death·갑작스러운 죽음)’를 입버릇처럼 강조해왔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죽음이 아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신사업을 성공시키며 한동안 주춤했던 SK그룹을 단단히 해 온 그입니다. SK그룹이 통신, 주유, 반도체에 이어 그려나가고 있는 K-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화라는 그림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비즈니스워치] 권미란 기자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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