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까 괜찮네" LG 듀얼스크린2 나온다
이르면 9월초 獨 IFA서 공개 계획, 45일만에 28만대 팔려 기대 이상
G3 이후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폰… 폴더블 대중화 전 점유율 올리기
LG전자가 이르면 9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IFA에서 두 개의 화면이 달린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의 후속작을 공개한다.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시장이 대중화되기 전에 '듀얼 스크린'을 앞세워 5G(5세대 이동통신)폰 시장을 선점(先占), 상위권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LG 관계자는 "듀얼 스크린 첫 제품인 V50씽큐가 신개념의 스마트폰 하드웨어를 보여줬다면, 두 번째 제품은 실사용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개선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첫 듀얼폰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곧바로 두 번째 후속작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첫 제품이 기대 이상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V50씽큐는 지난달 10일 국내에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28만여 대가 팔렸다. 하루 평균 6000여 대씩 팔린 셈이다. 16분기 연속 적자인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으로선 모처럼 잡은 돌파구다. LG전자 관계자는 "2014년에 출시한 베스트셀러 G3 이후 가장 잘 팔리는 폰"이라며 "여세를 몰아 '듀얼 스크린=LG'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LG 안팎에선 "후속작에서 진짜 LG의 혁신 기술력을 보여주겠다"는 말이 나온다. LG전자는 후속작 개선을 위해 사내·외에서 듀얼 스크린에 대한 아이디어를 광범위하게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사내 전(全) 임직원을 상대로 공모전을 열어 300여 건의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지난 15일에는 LG 스마트폰 고객 30명을 초청해 'LG 모바일 콘퍼런스'를 열고 제품 개선 의견을 따로 듣기도 했다.
현재의 V50씽큐는 6.4인치 화면의 5G폰 본체에 6.2인치 추가 화면을 탈부착할 수 있다. 제품을 펼치면 두 개의 화면이 나란히 붙어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검색을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하는 등 동시 작업이 최대 장점이다. 다만 두 화면의 크기가 달라 일체감이 떨어지고, 폰을 닫으면 바깥에 아무런 알림창이 없어 시계를 보거나 문자·전화 수신 알람을 받을 수 없다는 불편함도 있다. 또 듀얼 스크린을 끼우면 본체 두께가 거의 두 배가 되고(8.3→15.5㎜), 무게도 314g이나 된다.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크기와 무게 탓에 축 처진다. 사내·외에선 이런 개선 사항과 함께 "듀얼 스크린을 펼치면 종이책처럼 두 페이지가 나오면 좋겠다" "피아노 연습을 할 수 있게 악보와 건반을 각각 화면에 띄워 달라"와 같이 신선한 아이디어도 숱하게 나왔다.
LG는 후속작에 이런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시대가 예상보다 늦게 개화(開花)할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 듀얼 스크린으로 최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재 LG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8위(점유율 2.3%)다. 중국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고, 애플은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올해 5G폰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화면 하나를 더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가치 있게 전달하는 '듀얼 스크린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게임 개발 업체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