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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中 전기 SUV 샤오펑 G9… 놀랍지만 가격은 ‘헉’

지난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모터쇼에서 중국 샤오펑의 럭셔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9′을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전시장 주변으로 약 4㎞였다. 샤오펑은 이번 파리모터쇼 부스에서 G9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모터쇼 현장을 방문했을 때 스텔란티스, 르노 등 자국 브랜드보다 샤오펑 전시관을 먼저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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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은 샤오펑의 첫 세계 출시 모델로 샤오펑 SUV 제품군 가운데 최상위 모델이다. G9을 처음 봤을 때 차체가 크고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량에 전원이 들어오자 양쪽 헤드램프가 깜박거리며 운전자를 반겼다. 차량 전면 펜더(fender) 옆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차선을 옮기거나 주차할 때 양쪽 상황을 볼 수 있다. 양쪽 헤드램프 아래에는 각각 1개씩 2개의 라이다 센서가 탑재됐다. 차량 옆면에는 굴곡을 넣어 SUV임에도 차량이 둔해 보이지 않는다.


G9의 가속 성능은 부드러웠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치고 나가는 힘이 느껴졌다. 서스펜션(차량과 차륜을 연결하는 장치)은 유럽의 울퉁불퉁한 길을 단단하게 받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별도의 시동을 걸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에는 운전석 계기판, 내비게이션을 보는 중앙 스크린, 동승자 스크린 등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있다. 동승자 스크린으로는 동승자가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동승자 스크린이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이를 통해 영화를 볼 수는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무선 충전기가 있어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천장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다.


G9의 가장 큰 매력은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이다. 완충 시 유럽 인증 기준으로 약 570㎞를 달릴 수 있으며, 배터리는 20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9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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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의 휠베이스(축간거리)는 약 2998㎜로 실내 공간이 넓다. 2열 시트에서도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다. 트렁크는 660리터(L) 수준이며 2열을 접으면 1567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차량 보닛에도 7L 정도의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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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은 자동주차 기능도 탑재했다. 주차장에서 차량이 서행하면 주차 공간을 탐색한다. 공간을 찾으면 스크린에 주차 공간이 표시되고 화면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스티어링휠(운전대)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주차를 완료해 운전 초보자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기아의 EV6, 벤츠·BMW 등의 전기차를 타본 사람이 G9을 타면 이 차가 더 좋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그러나 고급 중형 SUV가 가지고 있을 법한 기술은 대부분 갖고 있어 중국의 전기차 완성도가 전통의 완성차 업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점이 놀라웠다.




G9의 프랑스 내 판매가격은 5만9990유로(약 8895만원)부터 7만3990유로(약 1억970만원)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최고급 퍼포먼스 모델로 1억원이 넘는다. 유럽연합(EU)이 중국차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 실제 구입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전반적인 성능은 우수한 느낌이지만, 낮은 인지도와 신뢰도는 걸림돌이다. 중국산 전기차를 1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구입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G9은 중국에서도 미국 전기차 테슬라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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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승에 동승했던 현지 직원은 중국 전기차에 대해 묻자 “유럽에서도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있다”고 했다. 그는 “가격이 아주 저렴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중국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고가라면 중국차보다는 유럽 차를 더 희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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