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번엔 전기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거다. 옛날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그 나무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랑스러운 소년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줬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처럼 식물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때로는 음식이, 때로는 도구가 되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식물은 이제 시대의 변화에도 순응했다.
네덜란드의 Plant-e Company는 식물에서 전기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네덜란드의 와게닝겐(Wageningen) 대학과의 협력으로 Starry Sky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식물로 300개가 넘는 전구의 불을 밝혔다.
암스테르담 인근에서 첫 선을 보인 뒤 Plant-e Company 본사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이 기술의 기본이 되는 현상은 식물의 광합성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산소와 탄수화물을 발생시킨다. 이때 발생되는 탄수화물 중에서 잉여 성분은 식물 내부에서 토양으로 배출되는데, 토양에 있던 박테리아들이 이 탄수화물을 분해하면서 에너지가 발생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 에너지는 그냥 사라져버린다. Plant-e Company는 이를 전기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일종의 모듈을 식물이 광합성 후 흩어지는 전기 에너지를 수급할 전극과도 같이 활용하여 식물이 상하지 않게 전기를 모으는 것이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를 통해 모으는 전기로 LED 전구를 밝히거나, WiFi 스팟으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Plant-e Company의 기술은 물을 이용하여 작물을 기르는 수경 재배 등의 환경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언젠가 논 농사를 짓는 저개발 국가 지역에 기술을 보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규모 블랙아웃을 경험한 이후 전기가 없을 때,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해버릴지에 대한 걱정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원전 이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에서,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일들이 우리를 두렵게하기 때문이다.
상용화되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보면, 사실 이 기술도 언제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풍요로워질지 생각해보는 건 어렵지 않다. 길을 걷던 당신의 스마트폰이 충전을 호소할 때, 옆에 있던 가로수에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안전한 방법으로 말이다.
Images courtesy of plant-e.com
Video courtesy of plant-e.com
에디터 김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