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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하늘에 떠 있는 최대 시간은?

과학을 읽다

항공기, 하늘에 떠 있는 최대 시간은

미 공군의 E-3A 공중 조기경보기. [사진=아시아경제DB]

항공기가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하늘을 나는 새 중에서 칼새는 최대 10개월까지 땅에 내려오지 않고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과학으로 최고의 발명품인 항공기는 새처럼 오래 하늘에 떠있지 못합니다. 아직은 기술이 부족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땅으로 내려와 연료를 보충하고, 정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모든 종류의 항공기 중에서 가장 오래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항공기는 민간항공기가 아닌 군사용 조기경보기입니다.


조기경보기는 군사적 목적으로 장시간 공중에서 정보 수집 등의 임무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하늘에서 오래 머물러야 합니다. 공중에서 연료를 재공급 받아도 최대 22시간 정도 하늘에서 버티는 것이 전부입니다. 연료는 계속해서 공급받을 수 있지만 엔진오일이 버틸 수 있는 한계시간이 22시간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군사용 항공기를 제외한 민간 항공기들은 가장 큰, 그러니까 연료를 가장 많이 넣을 수 있는 항공기도 지구 반바퀴를 채 돌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구의 둘레는 남북극을 가로지를 경우 4만7㎞, 적도를 가로지를 경우는 4만76㎞에 달합니다.


현존하는 가장 큰 민항기지만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에어버스사의 A380이나 장거리 운항의 대표기종이었던 보잉사의 B747도 최대 항속거리는 1만5000㎞를 넘지 못합니다. 지구 둘레의 절반도 채 못 날아간다는 말입니다.


서울을 기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나 남미 브라질의 상파울루,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정점에 이른 현재의 항공기술로도 직행이 불가능합니다. 급유 등을 위해 중간기점을 경유해 날아가야 합니다.


B747의 경우 승객과 화물을 가득 싣고 최장 비행 가능시간은 15시간이 한계입니다. 운항 중 연료 소모로 기체의 하중이 가벼워 지는 것을 전제로 통상 14시간 14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운항거리는 제조사 주장으로는 1만4000㎞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1만1000㎞(서울-뉴욕) 정도의 거리를 비행하는 것이 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380은 운항거리가 B747보다 조금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조사는 1만5000㎞를 한 번에 운항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B747과 마찬가지로 통상적으로 1만3000㎞ 정도가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기, 하늘에 떠 있는 최대 시간은

제주공항을 이륙 중인 'B747-400'기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에어버스사와 보잉사가 서로의 항공기를 자랑하며 수십년간 경쟁했지만 결국 두 항공기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오히려 덩치가 더 작지만 운항거리가 더 길고, 더 빠른 가성비가 높은 항공기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B777-200LR 기종의 경우 운항거리가 1만800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에 이 정도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지구상 어디든 직항으로 운항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가장 긴 시간을 운항하는 항공편은 싱가폴-뉴욕 구간입니다. 싱가폴항공이 A340-500 기종을 투입해 약 1만6700㎞의 거리를 최대 18시간 45분 동안 비행합니다.


따라서 민간 항공기가 한 번의 급유로 날아갈 수 있는 최대 비행거리는 약 1만6700㎞이고, 민간 항공기가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최대 체공시간은 19시간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속거리가 2만㎞ 정도되는 민항기가 개발된다면 서울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도 한방에 갈 수 있겠지요. 그럴 경우 최소 20시간 이상을, 거의 만 하루 정도의 시간을 좁은 항공기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인데 그 고통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지금처럼 경유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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