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자치단체장" 발언, 800만원 배상 판결…故정미홍 관심집중
故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전 대한애국당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
온라인서 '종북 자치단체장'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故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전 대한애국당 사무총장)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정 전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 1982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진행을 맡기도 했다. 그는 1993년 KBS에서 퇴사했으며, 이후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조순 서울특별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특임위원, 2012년에는 새누리당 촉탁위원을 거쳐 2017년 우리공화당 전신인 대한애국당에 입당해 사무총장·최고위원을 지냈으나 같은해 12월 탈당했다.
정 씨는 과거 면역계 이상 질환인 루푸스로 15년간 투병해왔으며, 완치했으나 장기 투병으로 인해 면역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1월 폐암 판정을 받아 투병해오다 지난해 7월25일 별세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정씨는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13년 1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 기억합시다"라며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은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이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사회적 평가를 크게 침해당했다"며 정 전 아나운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 800만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회적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그로 인해 명예가 훼손된다고 봐야 한다"며 "김 전 구청장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정 전 아나운서가 지난해 사망함에 따라 정 전 아나운서의 상속인에게 배상 판결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구청장은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으나, 대법원은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상속인을 상대로) 판결을 집행하는 데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