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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본 내용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랑 받기를 원하지만, 누구에게도 사랑 받을 수 없던 여자가 있다. 천사 같은 얼굴과, 상냥한 미소로 모두를 대하던 여자, 언제나 사랑을 갈구했지만 누구에게도 사랑 받을 수 없었던 여자. 마츠코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마츠코는 평생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살아야 했다. 아픈 여동생에게 장난감을 양보해야 했고, 여동생은 아프기에 배려해야 했다. 심지어는 아버지의 사랑까지도 말이다.

 

마츠코에게 있어서 아버지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여동생을 위한 양보와 배려였는 지도 모른다. 여동생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면 내려지는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과 미소. 마츠코가 바란 것은 큰 것이 아니었다. 그저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여동생을 사랑하지만, 죽도록 미워할 수밖에 없고. 여동생을 미워하지만 죽도록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숙명. 마츠코는 평생을 여동생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다 딱 한번의 표출로 집을 나오고 만다. 사랑스러운 여자 마츠코의 혐오스런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이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집을 나온 마츠코는 "사랑 받기 위한" 사랑을 시작한다. 아버지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은 다른 남자들을 통해 받고자 정말이지 무던히도 노력한다.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노래를 부르고, 폭력을 당해도 웃음과 사랑으로, 그리고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배려로 그들을 대한다.

 

그들은 누구도 마츠코를 마츠코 만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마츠코의 몸을, 마츠코의 헌신을, 마츠코의 배려를 사랑한다. 마츠코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들을 떠나지 못한다. 마츠코에게 사랑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얻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초콜릿이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마츠코의 남자 중 한 명이었던 소설가가 유서로 쓴 원고지에는 아주 짧은 문장이 담겨있다. 어쩌면 감독이 말하려고한 이 문장은, 소설가의 문장이 아니었는 지도 모른다. 이것은 너무나 명백히도 마츠코의 속마음이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라니. 사랑 받지 못한 존재가 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솔직한 자기 위로는 자신의 근원을 부정하고, 존재의 탄생을 거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마침내 사랑 받기를 포기한 마츠코는 자신의 집 안에 갇혀 폭식하고, 게으른 삶을 산다. 사랑 받기 위해 요리하거나,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 단 한번도 사랑 받은 적 없는 마츠코가 자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리 없다. 마츠코에게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랑은 결국 마츠코 존재의 이유를 의미한다.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마츠코에게 삶의 이유나 목적은 사라진지 오래다.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마츠코의 일생

"ただいま. (다녀왔어.)"

 

죽음을 맞이한 마츠코가 돌아간 곳은 여동생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 하늘로 이어진 계단을 향해 젊었던 날의 마츠코가 한 발씩 오른다. 마침내 여동생의 방으로 들어가, 단 한 순간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 없던 여동생의 앞에 서서 마츠코가 내뱉는 인사는 마츠코의 삶을 정리한다.

 

누구에게나 사랑 받고 싶었지만 누구에게도 사랑 받을 수 없던 마츠코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유일한 존재의 곁으로 회귀한 것이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마츠코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혐오스럽다는 수식어는 사실 마츠코와 어울리지 않는다. 마츠코의 삶은, 그저 마츠코의 삶이었을 뿐이다. 누구도 마츠코의 삶에 대해 혐오스럽다는 말을 할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감독은 '혐오스런'이라는 말로 마츠코의 삶을 표현한다. 어쩌면 감독이 말하려고 한 '혐오스런'이란 '그럼에도 전혀 혐오스럽지 않은'이란 의미였을 지도 모른다.

 

플라톤의 『향연』에 나왔던 구절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자는 사랑 받는 자보다 신에 가깝다."

세상의 모든 마츠코들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라. 그대들의 사랑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찬란하기에 사랑을 멈출 필요는 없다. 받지 못함에도 사랑하는 그대들을 위해 본 지를 바치며 글을 마친다.

 

[김나영 에디터 spdlqj153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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