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채식주의자' 이십니까?
‘채식’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보통 ‘채식을 한다’ 또는 ‘채식주의자이다’ 라는 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사람은 풀만 먹는가 보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합니다. 저는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저처럼 채식을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나, 채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이 짧은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복잡한 채식의 종류
채식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우선 채식을 ‘베지테리언’과 ‘세미 베지테리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베지테리언’은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우유나 유제품은 먹지만 생선, 해물, 달걀은 먹지 않는 락토, 달걀은 먹지만 생선, 해물, 우유, 유제품은 먹지 않는 오보, 달걀, 우유, 유제품은 먹지만 생선과 해물은 먹지 않는 락토오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우유, 달걀, 조류와 어류는 먹지만 붉은 살코기는 먹지 않는 폴로, 우유, 달걀, 어류는 먹지만 가금류와 조류는 먹지 않는 페스코, 평소에는 비건이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안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크게는 2개, 작게는 7개까지 구분지을 수 있는데, 채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복잡하고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려울 것입니다.
가장 먼저 내가 왜 채식을 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을 읽고나서부터였습니다. 많은 동물들이 명확하지 않은 실험에 죽임을 당하고, 상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잔인한 과정을 보며 채식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 저의 반려동물을 보며, 개고기는 절대 먹을 수 없는데 다른 동물은 맛있게 먹는 저의 모습이 모순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채식을 다짐했습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았지만 각자가 자신이 왜 채식을 하고 싶은지, 왜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틀이 잡힐 것입니다.
2. 어떻게 채식을 할까?
내가 왜 채식을 하는지 방향을 잡았다면 이제, 어떻게 채식을 할지 계획을 짜야 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각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장 먼저 자신의 건강이 어떤 상태인지 고려하고 ‘나는 앞으로 완전 풀만 먹을 거야’ 보다는, ‘이번 주는 닭고기를 먹지 말아야지’처럼 작은 것부터 천천히 해나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 채식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그럼, 채식을 해도 우리에게 충분한 영양소가 충족이 될까요?
채식은 편식이다? 콩·버섯·견과류 함께 먹으면 영양소 충분
위 기사를 보면, 육류에서만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영양소들이 채식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채식을 하면 맛없는 음식만 먹게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들은 맛없는 음식만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요? 우리는 모두 매끼마다 고기반찬이 꼭 하나씩은 있고, 심지어는 고기만 먹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기가 없는 식단은 생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이든, 환경을 위하기 때문이든 각자가 가지는 많은 이유들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많은 채식 식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블로그나 카페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채식식단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식에 대한 많은 레시피가 나오는 현재, ‘채식은 맛없다’ 는 말은 편견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굳게 다짐하고 채식을 시작한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육식을 해야할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만약 회사에서 회식을 하거나,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대부분의 모임에는 거의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나 하나 때문에 채식식당을 가게 된다면 본인도 남도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고기집을 갔을 때 왜 먹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채식주의자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될지도 모를 것입니다. 상대방을 민망하고 뻘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다른 이야기로, 제가 아이슬란드에 갔을 때였습니다. 식당을 들어가면 꼭 ‘베지테리안’이라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가 있었습니다. 처음 그 메뉴를 봤을 때는 마냥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거의 모든 식당에 그런 메뉴가 있는 걸 보니 ‘여긴 채식을 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배려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식을 하면 신기하게 바라보는 한국과는 다르게 그곳은 채식이 일반화되어있고 어느 식당을 가도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게 부럽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식당마다 채식주의자 메뉴가 있다는 것은 그 나라에 채식주의자들이 많다는 뜻일수도 있고 그냥 ‘채식주의자’ 라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배려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채식 뷔페’, ‘채식 전문 식당’은 있지만, 일반 식당에서는 채식메뉴를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 채식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얼른 우리나라도 채식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많아져서 ‘채식주의자입니다’ 라고 말해도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되길 바래봅니다.
나정선 에디터 skwjdtjs11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