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플래그십'이 뭔가요? 갤럭시S20·FE의 같은 점과 다른 점
삼성전자의 하반기 준 플래그십 단말기 '갤럭시S20 FE' 사용기 갤럭시S20에 버금가는 성능과 기능... 출고가는 40만원 가까이 저렴 실속파·자급제 이용자에게 적합
삼성전자가 10월 중순 100만원 미만의 준 플래그십 단말기 '갤럭시S20 FE(팬에디션)'를 시장에 투입해 LTE에서 5G로 이동하려는 수요를 흡수하고 아이폰12 미니(가칭) 같은 애플의 준 플래그십 단말기에 맞불을 놓는다.
2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FE는 오는 10월 16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되며, 출고가는 89만8900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출시에 앞서 갤럭시S20 FE를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FE. |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FE를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공개하며 준 플래그십 제품군인 '팬에디션'을 매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기능을 갖춘 플래그십 단말기를 먼저 시장에 투입하고, 약 6개월 후 플래그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상당수 활용한 팬에디션을 선보여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제품군의 수명과 판매량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갤럭시S20 FE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최고급) 단말기였던 갤럭시S20과 무엇이 다를까?
준 플래그십이란 플래그십과 대등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면서 UX를 해치지 않는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시도해 한층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는 단말기를 말한다. 실제로 갤럭시S20 FE는 갤럭시S20과 대등한 성능(AP·디스플레이·카메라)과 기능(삼성페이·화면 내 지문인식·3회 운영체제 판올림)을 제공하면서 출고가는 40만원 가까이 저렴해진 게 특징이다.
갤럭시S20 FE. |
갤럭시S20과 같은 점
갤럭시S20 FE는 올해 플래그십 단말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한다. 기존 단말기가 1초에 60번 바뀌는 화면(60Hz)을 보여준 반면 갤럭시S20 FE는 갤럭시20과 마찬가지로 1초에 120번 바뀌는 화면을 지원해 2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최근 게이밍 모니터에서 주목받고 있는 120Hz 이상의 고주사율과 같은 기능이다. 홈 화면이나 인터넷 창을 스크롤 할 때 부드러움을 확연히 체감할 수 있다. 120Hz의 부드러움은 글·사진·동영상으론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근처 삼성전자, 이동통신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경험해보는 편이 좋다.
갤럭시S20 FE의 고주사율 설정 메뉴. 120Hz를 선택하면 더 부드러운 화면을, 60Hz를 선택하면 더 오래가는 배터리 사용시간을 얻을 수 있다. |
이러한 고주사율을 실현하려면 강력한 그래픽 성능이 필요하다. 이에 갤럭시S20 FE는 갤럭시S20과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 865' AP(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강력한 그래픽 성능과 5G 지원이 특징인 플래그십 단말기용 AP다. 최신 3D 모바일 게임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는데, 특히 리니지2M,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에 접근해도 화면이 끊기는 현상이 적다.
이용자는 갤럭시S20 FE를 사용하면서 120Hz 고주사율과 60Hz 일반 주사율 중에 선택할 수 있다. 60Hz를 선택할 경우 그만큼 AP의 부담이 줄어들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한층 길어진다.
갤럭시S20 FE의 트래플 카메라. |
제품 후면에는 12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광각,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갤럭시S20과 동일한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활용해 3배의 광학줌과 10배의 디지털줌을 결합한 30배 스페이스줌 기능을 지원한다. 스페이스줌은 화소 보정 기능을 활용해 디지털줌의 문제점인 화질 열화를 최소화한 기능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특히 갤럭시S20 FE는 갤럭시 전체 제품군 중에서 가장 큰 후면 카메라 센서를 탑재해 주광에서 DSLR에 버금가는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면 카메라도 1000만 화소(갤럭시S20)에서 3200만 화소로 크게 강화해 셀카(셀피) 촬영을 자주하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거듭났다.
갤럭시S20 FE의 트리플 카메라로 찍은 사진. 초광각(왼쪽 위), 광각(오른쪽 위), 망원(왼쪽 아래), 스페이스줌(오른쪽 아래). |
화면 하단에 화면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점도 갤럭시S20과 동일하다. 따라서 갤럭시S20 FE 이용자는 갤럭시S20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화면보호필름을 붙일 때 지문인식 센서 부위가 뚫려있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화면보호필름을 붙이고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FE에 플래그십 제품과 마찬가지로 3회 운영체제 판올림(업그레이드)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10.0 운영체제로 실행되지만, 곧 안드로이드 11로 판올림할 예정이다. 최대 안드로이드 13(가칭)까지 판올림을 받으며 애플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3~4년 동안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S20과 다른 점
하지만 갤럭시S20 FE는 팬에디션이라는 독자적인 제품군인 만큼 갤럭시S20과 다른 점도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은 메모리다. 12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넉넉한 메모리를 제공한 갤럭시S20과 달리 갤럭시S20 FE는 절반 수준인 6GB의 메모리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메모리는 제품 단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품으로 알려져있다. 출고가를 40만원 가까이 인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모리 절감이 있었던 셈이다.
물론 6GB 메모리로도 인터넷, 동영상, 고사양 3D 게임 등을 실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운영체제 뒷면(백그라운드)에서 대기하는 앱의 숫자나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성능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갤럭시S20 FE(좌), 갤럭시노트20 울트라(우). |
또한 갤럭시S20 FE는 화면 크기가 6.5인치라 6.2인치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S20보다 6.7인치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S20 플러스에 더 가까운 크기와 무게를 갖추고 있다. 손이 작은 이용자는 갤럭시S20 FE를 구매하기에 앞서 제품을 실제로 한 번 체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배터리 용량도 갤럭시S20 플러스와 동일한 4500mAh에 달한다.
화면 측면이 곡선(에지) 처리된 갤럭시S20과 달리 갤럭시S20 FE는 화면 측면이 평평(플랫)하다. 사실 이점에서 갤럭시S20 FE는 평평한 화면을 탑재한 준 플래그십 단말기였던 '갤럭시S10e'의 후속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소수 취향이지만) 에지 디스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에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함 알림 강조(플로팅) 기능은 갤럭시S20과 동일하게 지원한다.
화면 해상도는 QHD급(3200x1440)이었던 갤럭시S20보다 한 등급 내려간 풀HD급(2400x1080)이다. 다만 화면 선명도가 인간의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400ppi를 넘는 만큼 별다른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제품 뒷면 재질도 강화 유리에서 강화 플라스틱으로 교체됐다. 둘 다 흠집에 강하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유광이었던 갤럭시S20과 달리 무광으로 변해 오히려 이쪽이 더 낫다는 평가도 있었다. 플라스틱인 만큼 지문이 덜 묻는 장점도 있었다.
모델별로 3종류의 색상만 지원한 갤럭시S20 제품군과 달리 갤럭시S20 FE는 삼성전자 홈페이지의 이용자 색상 선호도 투표에서 상위에 뽑힌 (클라우드) 레드·오렌지·라벤더·민트·네이비·화이트 등 6가지 색상으로 출시한다. 국내에는 선호도가 다소 떨어지는 오렌지를 제외한 5가지 색상으로 출시한다.
누구에게 적합한 제품인가요?
플래그십에 준하는 삼성전자의 실속파 제품. (왼쪽부터) 갤럭시버즈 플러스, 갤럭시S20 FE, 갤럭시워치 액티브2. |
갤럭시S20 FE와 같은 준 플래그십 제품은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원하면서 동시에 저렴한 제품을 찾는 실속파 이용자가 주 판매 타깃이다. 실속파 이용자는 단말기 정보에 빠삭한 만큼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준 플래그십 제품을 주목한다는 게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도 이용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색상의 모델을 동시에 출시하는 등 실속파 이용자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또한 준 플래그십은 출고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는 만큼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단말기를 구매하는 자급제 이용자에게 유리한 제품이다. 플래그십의 성능을 체험하면서 5G 대신 저렴한 LTE 요금제를 사용하려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갤럭시S20 FE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