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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년 전에 변호했던 가정폭력 사건의 전말

YTN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23일 금요일

□ 출연자 : 이인철 변호사


- 40여 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살해한 60대 주부... 국민참여재판으로 집행유예 선고

- "아직도 맞고 사는 사람이 있나요?" 여전히 이혼 사유 1,2위

- 가정폭력의 경우 정당방위 넓게 인정돼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40여 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그만 남편을 살해한 60대 주부가 있습니다. 이 주부에 대해서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가정폭력과 정당방위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인철 변호사님과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이인철 변호사(이하 이인철): 네, 안녕하세요. 이인철 변호사입니다.


◇ 양소영: 가정폭력으로 이혼을 결심하시는 분들 종종 만나시죠?


◆ 이인철: 요즘에도 맞고 사는 사람들이 있나? 많아요. 이혼 사유로 보면 거의 1위 아니면 2위가 가정폭력이거든요. 정말로 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 양소영: 그래서 오늘은 가정폭력과 관련된 재판을 소개해주신다고 하시는데요. 얼마 전에도 있었던 일이잖아요. 사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인데요. 40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한 재판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 이인철: 최근에 나온 사건인데요. 5월 달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40년 동안 남편한테 가정폭력에 시달린 아내 분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술을 마시면 아내에게 욕설을 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데, 이 날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내가 휴대폰을 쓰는데 요금제 2만 5000원이 나온 거예요. 이렇게 많이 나오느냐, 아내를 다그친 거죠. 화를 내며, 심지어는 아내의 목까지 졸랐어요. 그래서 아내가 경찰에 신고를 해서 경찰이 신고를 했는데, 여기서 또 문제가 마음이 약한 아내 분이 남편의 처벌을 원합니까? 하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경찰관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으니까 갔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아들이 빨리 집으로 왔겠죠. 아들이 집으로 오니까 아버지가 왜 또 경찰을 불렀느냐, 계속 아내에게 욕설을 하고 심지어는 때리기까지 하니까 아들이 그때 못 참는 거예요. 그동안 당해왔던 분노가 폭발한 겁니다. 그래서 베란다에 있던 둔기로 아버지의 머리를 내리치게 됐어요. 아버지가 쓰러졌겠죠. 그때는 살아있었거든요. 사망을 안 하니까 이때 아내가 안 되겠다, 이 사람을 그만 두면 가정폭력이 계속되고, 본인들은 벗어날 수가 없겠다. 그래서 아들과 같이 협동을 해서 남편을 사망케, 남편을 살해한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 양소영: 사실 가정폭력은 시작은 미미한데, 가정폭력의 끝은 가족이라는 숨겨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까 결국에는 이렇게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치러졌다고요?


◆ 이인철: 그렇죠. 요즘에는 형사재판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제라고 하죠. 국민참여재판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이례적으로 살인죄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형법상 가장 무거운 범죄 아닙니까? 사형과 무기징역까지 나올 수 있는 범죄인데, 이 아내에 대해서 집행유예가 나왔어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서 아내는 석방됐고요. 이 아들은 징역 7년형을 받았거든요. 아들은 존속살인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역 7년이면 그렇게 높은 형량은 아니거든요. 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상당히 경한 형이 나왔습니다.


◇ 양소영: 사실은 이와 관련해서 여성단체들이나 이런 부분들은 오랫동안 있었던 가정폭력 상황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최종적인 살인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라서 변호사님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끝을 봐야겠다, 이런 것 아니에요?


◆ 이인철: 맞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사실 이게 어떻게 보면 연장선상에서 정당방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논리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법원이 정당방위에 굉장히 인색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무죄가 되어야 하는 사안인데, 집행유예가 나왔다고 하는 것은 일단은 유죄인데, 처벌하기에는 그러니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인데요. 이게 양형에 반영된 거겠죠?


◆ 이인철: 아직까지 제가 알기로는요. 가정폭력에 시달려서 아내나 남편이나 배우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경우에 정당방위로 인정한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있거든요. 정당방위로 인정돼서 무죄로 석방된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없어요. 심지어는 2018년에 이런 경우가 있었어요. 아내가 37년 동안 남편의 극심한 폭력에 시달렸는데요. 심지어는 아내가 임신을 해서 만삭일 때도 남편은 삽으로 아내에 폭력을 행사했고요. 사건이 발생한 당일 날은 심한 폭력과 심지어는 수석 있잖아요. 돌로 남편이 아내를 친 거예요. 그런데 남편이 제 풀에 쓰러졌어요. 그때 아내가 이성을 잃은 거죠. 그래서 남편이 자신을 때린 수석으로 남편을 쳐서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정당방위 요건이 거의 갖추어졌어요. 침해의 현재성도 있고, 그다음에 다른 최후의 수단, 이것도 충족이 된 것 같은데, 우리 법원에서는 이 역시 정당방위 인정을 안 하고 살인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 양소영: 그것은 실형이 나왔습니까?


◆ 이인철: 그때는 실형이 나왔습니다. 4년 실형이 나왔어요.


◇ 양소영: 변호사님이 가정폭력과 관련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사건이 있으시다면서요?


◆ 이인철: 네, 1993년에 아주 유명한 사건, 부산에서 있었던 사건인데요. 14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있었어요. 그런데 심지어는 남편이 주먹으로 폭행하는 게 아니라 칼, 흉기를 휘두르면서 아내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했거든요. 그래가지고 계속해서 흉기를 휘두르다가 남편이 제 풀에 꺾여서 쓰러진 것 같아요. 잠이 든 것 같아요. 이때 아내가 그 칼을 뺏어가지고 남편을 찔러 숨지게 한 그런 사건이 있었거든요. 역시 1심에서 법원은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이 아내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어요. 그런데 이때 이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니까 무죄 석방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많은 변호사들이 무료로 변론을 하게 됐는데, 그때 항소심을 맡은 변호사가 굉장히 유명한 변호사가 항소심을 맡았거든요. 누군지 혹시 아시겠습니까? 바로 문재인 현재 대통령이 그 당시에 인권변호사 시절에 이 사건을 맡은 거예요. 인권변호를 하셨는데 당시에 열심히 변론을 하셨어요. 그래서 정당방위가 반드시 인정되어야 한다.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 절박한 위기와 공포에 놓여 있는 사람이 어떤 다른 선택을 하겠느냐. 이렇게 변론을 했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요?


◇ 양소영: 안 됐겠죠?


◆ 이인철: 안 됐습니다. 역시 정당방위는 인정이 안 됐고, 다만 형량은 1년이 감경됐어요. 징역 4년이 선고돼서 형량이 감경되기는 했지만 정당방위는 인정이 안 됐고요. 어찌 되었건 이 사건이 계기가 돼서 5년 뒤에 가정폭력 처벌법이 제정되는 도화선이 된 사건이었습니다.


◇ 양소영: 이 사건으로 인해서. 네. 저는 이런 판결문을 보면서 인상 깊게 봤던 내용이 이런 내용이 있어요.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 논거로 법원은 어떤 내용이 들고 있냐면, 가정폭력이 이렇게까지 오려면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가 있었고, 그다음에 이혼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까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 때문에 정당방위가 아니라는 거예요. 법원의 논리는. 그래서 저도 강의를 가끔 다니면 가정폭력을 당하시는 분들에게 가정폭력을 당하시는 분들에게 결국에는 내가 나를 구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내가 이것을 참았을 때 그로 인해서 나중에 끝에 가서 나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내가 그 사람에게 다시 때리거나 하는 것은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없으니까 내가 처음 어쨌든 했을 때 경찰에 신고를 하고 보호를 받고, 접근금지를 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대책을 구하고. 그리고 정말 어렵다고 하면 결심을 해서 이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나의 대처방법이지, 여기에서 나를 자꾸 무력화시키고, 대응하지 않고, 그 상태에 빠뜨리는 것은 현재 법원에서, 법이 바라보고 있는 구제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가정폭력과 정당방위, 이런 논리가 현재는 한계가 있음을 많이 설명을 드리거든요. 참 답답합니다. 사실은 가정폭력을 참으시는 분들이 이것 때문에 가정이 깨지는 경우에 아이들이 제대로 가정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나 어머니를 잃은 상태에서 자라는 것이 안 될 것 같아서 참는 거거든요. 저는 가정폭력과 관련해서 정당방위가 넓게 인정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이 기회에 변호사님이 좋은 판례 소개해주시고, 저희가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변호사님, 조언하실 수 있는 거 있으시면 도움 말씀 부탁드릴게요.


◆ 이인철: 아까 정당방위가 안 된다고 하는 논거 중 하나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느냐. 이혼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이혼이 쉬워야 말이죠. 또 이혼재판이 한두 달에 끝나는 게 아니고요. 1년, 2년 걸리거든요. 저는 심지어 이혼재판 중에 부부상담 받다가 살해당하는 여성도 봤어요. 그러니까 아내 분은 이혼을 하고 싶지만 정말로 이혼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이 발생한 거거든요. 이런 안타까운 사건은 아내가 가해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해자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안타깝습니다.


◇ 양소영: 오늘 사실 가정폭력과 관련해서 경찰서나 여러 단체에서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많이 해주시고, 그래서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서 피해자 구제가 많이 되고 있고, 많이 발전이 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도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요. 주위에서 또 이렇게 피해 당하시는 분들을 보면 신고해주시고 하신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또 감사했습니다.


◆ 이인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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