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언니' CP "출연 희망 선수도 많아… 김연아·김연경·장미란 초대하고파"
Q. 프로그램에서 맏언니인 박세리가 단단하게 중심축을 잡는 느낌이다. 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
방현영 CP : 박세리 씨가 '예능카드'로는 검증됐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러나 사전 인터뷰에서 너무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와 첫 만남에서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냐'라며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좋아하셨다. 공감대 덕분에 프로그램 설명도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박세리는 판을 흔들고 판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말의 유려함을 떠나서, 예능 프로그램의 중심에 넣어볼 수 있는 카드라는 확신이 들었다.
Q. 운동만 해왔던 출연진들이라 개인적인 부분을 디테일하고 진솔하게 공개하는 것에 대해 기대와 부담이 공존했을 것 같은데?
방현영 CP : 사생활이 노출되는 부분 때문에 섭외 당시 이들을 세상에 꺼내 놓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본인이 알려져야 여성 선수들의 입지도 넓어진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었다. 그게 출연을 결심하는 마음의 시작점이었다.
제작진을 믿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는 이들을 보며 우리 역시 선수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방송을 통해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악플이나 비판도 있어 제작자로서 걱정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Q. 가장 의외였던 멤버가 있다면?
방현영 CP : 딱 한 명을 고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정유인은 이정도로 대중의 관심 받을지 몰랐던 캐릭터였지만 신선한 본인의 매력으로 돋보인 것 같다. 보물 같은 캐릭터다. 표현도 잘하고 반응도 좋다. '예능 캐릭터'로서 뜰 것 같다는 예감이 있다.
박세리는 예측하지 못했지만 타고난 리더십으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남현희는 조용한 고수의 느낌이고, 한유미는 의외의 허당 매력을 가진 분이다. 모두들 의외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Q. 시즌에 따라 출연 선수도 변화한다. 향후 섭외하고 싶은 스포츠 선수가 있나?
방현영 CP : 종목 알리겠다는 의지로 출연을 희망하며 먼저 연락 오신 분도 계신다. 반대로 우리가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한 경우도 있다. 김연경 씨나 김연아 씨, 장미란 씨의 경우 시청자 요구도 워낙 많다. 저희도 보고 싶은 분들이다.
한 번이라도 출연하셔서 언니들과 어울렸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단순히 '예능에 스포츠 스타가 나온다'라는 것을 넘어서 이들과 케미 속에서 어떤 매력을 드러내는지가 궁금하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도 많이 있어서 뉴페이스를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종목이나 연령 등에서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있다. 그게 원래 우리가 생각했던 프로그램 의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Q. '노는언니'를 필두로 '식스센스', '갬성캠핑'까지 여성 출연진이 주축이 된 예능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CP로서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나?
방현영 : 다들 약속을 하고 만드는건 아니지만 공교롭게 트렌드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왔던 씨앗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세리 씨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정보가 쌓였고 숱한 여성 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런 식의 데이터들이 쌓아왔던 것 같고. 여성 출연진이 주가 되는 예능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있었다.
위험과 안정 사이의 싸움이었다. 문제제기는 있었는데, '누가 언제 그것을 뚫고 현실화할 수 있느냐'의 기간을 보냈다. 그러다 공교롭게 서로 시너지를 일으킨 것일 수도 있고. 그간 쌓여 있는 욕망들과 요구들이 한번에 맞아서 폭발한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Q. 출연진에게 지금의 이 시간이 중요하게 기억될 것 같다. 이들에게 이 시간이 어떻게 남길 바라나?
방현영 CP : 대중에 노출이 된다는 거은 신기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뒤흔드는 경험이다. 이들이 그간 자기 삶에 매진해서 살아오던 것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지금처럼 카메라가 도는지 안 도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녹화로 인식하기 보다는 언니와 동생끼리 노는 분위기로 인식되길 바란다. 프로그램을 언제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그때까지 잘 놀았다 여전히 자기 삶의 중심을 잃지 않고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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