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오마주는 중국?
‘위챗’ ‘나이스’ 따라가는 라인, 폴라
오마주: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보통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기술적 재능이나 그 업적에 대한 공덕을 칭찬하여 기리면서 감명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 네이버 두산백과
제목부터 돌발적이죠.
뭔소리여? 네이버가 중국을 따라간다고?
라는 의문부터 들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라인주식회사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인주식회사의 지분 100%는 네이버가 갖고 있죠. 라인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조금 예전 이야기를 보면…
라인은 2011년 6월, 출시될 때만 해도 일본에서만 쓰일 서비스로 보였다. 라인을 만든 곳은 당시 NHN(지금의 네이버)의 일본 법인인 NHN재팬이었고, 본사는 이미 한국에서 ‘네이버톡’을 운영하고 있었다. NHN재팬이 자국 이용자를 위해 만든 서비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다 형님 격인 네이버톡을 밀어냈다. 2011년 12월 네이버톡과 통합해 NHN의 대표 메신저 서비스가 됐다. — 훌쩍 컸구나, 네이버 ‘라인’(블로터)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라인은 카카오톡과 다를 게 없어보이죠. 무료 채팅 앱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으니까요.
그 런 데
라인이 돌발(?) 행동을 시작합니다.
바로 타임라인! 네이버는 지난 2012년 8월 6일 새로운 기능을 공개합니다. 그중 타임라인 기능이 포함됐죠.
라인 타임라인 |
‘타임라인’은 라인 친구들의 자신의 홈에 올린 글, 사진, 동영상, 댓글 등을 모아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금까지 라인은 친구들과 메신저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친구들이 홈에 올린 글, 사진을 타임라임에서 한꺼번에 보며 친구들의 일상을 쉽게 나누며 공감할 수 있답니다. 업데이트 된 라인에서는 메뉴에 타임라인 버튼이 새롭게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과 마찬가지로 친구가 올린 게시물에 라인 미니 스티커로 공감을 표현하거나 직접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내 글에 남긴 미니 스티커와 댓글은 알림 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라인 홈, 타임라인 기능 추가
저는 라인의 타임라인을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본 건데?”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바로 텐센트의 위챗입니다.
위챗의 타임라인 ‘모멘트’ |
위챗은 채팅 기능과 더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모멘트가 더해져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타임라인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죠. 올해부터는 타임라인에 광고도 넣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네이버가 최근 ‘폴라’라는 이미지 기반 SNS를 공개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요.
폴라는 네이버가 만든 사진 공유 서비스이자 모바일 앱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미리 마련한 효과를 입혀 폴라에 올리게끔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스토리와 비슷하다. — 네이버가 만든 사진 공유 앱 ‘폴라’, 공개 서비스로 전환(마이크로소프트웨어)
중국에서 2013년 10월에 출시된 앱이 하나 있는데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한 반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나이스(NICE)라는 앱입니다.
나이스 메인 화면 |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고 불리는 앱입니다.
인스타그램 따라한 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두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태그의 위치입니다. 위치와 태그를 막론하고 사진에 모두 붙이는 형식인데요. 다음과 같은 형식이죠.
#형식의 해시태그는 사진에 붙이는 스티거의 종류를 구분하는 데 사용합니다.
나이스의 태그에는 더욱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태그로 검색해 사진을 감상하고 ‘좋아요’를 찍는다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팔로워가 한 명에 불과한데요. 인천이라는 태그를 검색한 친구들 23명이 좋아요를 찍어줬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태그는 곧바로 회사의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인스타그램은 태그와 회사 페이지를 구별하는 것에 그치죠.
나이스앱에 걸려있는 뉴발란스 태그를 눌렀더니 브랜드 페이지가 열린다 |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기업이 페이지를 만들고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면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방식인데요. 나이스에서는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붙이는 태그로 마케팅이 되는 형식으로 바뀐 겁니다.
네이버는 폴라를 선보이며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마도 폴라의 지향점은 나이스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중국을 따라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만년 후발주자로만 보이던 중국의 SNS가 플랫폼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