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서 무심코 먹었는데 대마 초콜릿?
최근 중부 유럽에 있는 한 나라의 길거리를 걷다 발견하고서 깜짝 놀란 먹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대마 초콜릿(Cannabis Chocolate)이었는데, 노점에서 당당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상당수 국가에서는 대마가 불법이 아니지만, 국내법은 그렇지 않다. 외국 여행 시 대마를 피우거나 먹더라도 속인주의를 따르는 우리 형법 특성에 따라 국내법을 적용받아 처벌받는다. 실제로 최근 재벌 2세 등이 잇따라 마약을 투약하거나 반입하다 공항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피우고 밀반입한 혐의를 받았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딸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에서 변종 대마를 피우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도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재벌 2세뿐만 아니라 일반 여행자들 가운데서도 실수 또는 고의로 항공편을 통해 들여오는 마약 반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비행기를 통한 직접적인 마약 반입자 수와 물량이 작년과 올해 급증했다.
아프리카의 한 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 [사진/성연재 기자] |
2017년부터 작년까지 항공 여행자 마약 반입 적발자 수는 연평균 53명이었지만 올해는 150명으로 3배에 달했다. 들여오는 물량도 2017년에는 15kg, 163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87kg, 1천800억원, 올해는 8월까지 69kg, 1천3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이한 점은 2017년까지 전혀 적발된 적이 없었던 액상 키트 등의 대마 추출물과 쿠키, 캔디, 젤리 등의 식품 형태 대마류 적발이 지난해 7건, 올해 8월까지 67건으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외국의 대마 합법화 등의 영향이 크지만 대마 초콜릿 등 다양한 변종 마약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변종 대마류 적발 사례를 보면 대부분 일반 물품과 함께 수화물에 포함돼 함께 들어온 것들로, 거동수상자 감시, 엑스레이 통과 등 검색 방법으로는 적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세청 관계자도 "엑스레이 판독 교육을 강화하고, 검색량을 늘림에 따라 작년과 올해 적발 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발 항공편을 타고 온 승객이 들여온 대마 캔디 [관세청 제공] |
거꾸로 해석하면 일반적인 검색 방법으로는 변종 마약을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진화하는 마약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감시 인력배치와 검색 장비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