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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아내 "신께서 그들을 떼어 놓을 수 없어 함께 데려가신 것"

'농구 황제' 조던은 "또 하나의 '크라잉 조던' 나왔다" 유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추모 행사…아내는 헬기 회사 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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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치된 코비 부녀 초상화. [로이터=연합뉴스]

1월 말 헬리콥터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농구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추모 행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뛴 브라이언트는 1월 말 딸 지아나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조종사 포함 다른 동승자 7명도 모두 숨지는 사고였다.


추모 행사가 열린 장소는 브라이언트가 생전 홈 경기장으로 코트를 누빈 스테이플스 센터였고 추모 행사 날짜는 브라이언트의 현역 시절 등 번호 24번과 지아나의 배번 2번이 조합된 2월 24일로 정해졌다.


1978년생 브라이언트는 40세를 갓 넘긴 아까운 나이에 세상과 작별했고, 13세인 딸 지아나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2만여명이 찾은 이 날 추모 행사에는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와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LA 레이커스 출신 유명 선수들인 제리 웨스트, 카림 압둘 자바, 매직 존슨, 샤킬 오닐 등이 참석했고 현역 선수들인 스테픈 커리, 카이리 어빙,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더마 더로전 등도 모습을 보였다.


또 킴 카다시안, 제니퍼 로페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고 비욘세, 얼리샤 키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추모 공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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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행사에서 연설하는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 [AFP=연합뉴스]

아내 바네사는 "신께서 그들(브라이언트와 지아나)을 이 세상에 따로 남겨놓으실 수 없어서 함께 하늘나라로 데려가신 것 같다"고 애통해했다.


2001년 결혼한 코비와 바네사는 네 명의 딸을 뒀으며 사고로 숨진 지아나는 둘째였다.


2011년 이혼 소송을 냈다가 2013년 소송을 취하하고 브라이언트와 결혼 생활을 이어간 바네사는 "그는 최고의 남편이었다"며 "그는 내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그 이상으로 나를 사랑했다. 내가 불이었다면 그는 얼음이었고, 그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비, (그곳에서) 우리 지지(지아나의 애칭)를 잘 보살펴 주세요. 나는 내털리, 비앙카, 캐프리와 함께 있을게요. 우리는 여전히 최고의 팀"이라며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던도 눈물을 흘리며 추모 연설을 했다.


그는 현역 시절 자신의 '후계자'로 불린 브라이언트에 대해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나의 일부가 죽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브라이언트를 만난 이후 나는 가장 좋은 빅 브러더가 되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조던은 침울한 행사장 분위기 속에서 유머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이 행사로 또 하나의 '조던이 우는 사진'이 나오게 됐다"고 말해 추모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잠시 웃을 여유를 줬다.


조던이 말한 '우는 사진'은 2009년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 행사 당시 조던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어이없는 경우에 슬퍼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의 대용으로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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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조던 [로이터=연합뉴스]

현역 시절 브라이언트와 함께 LA 레이커스에서 뛰며 우승을 합작한 오닐 역시 "코비와 함께 레이커스에서 3연패를 달성한 것은 엄청난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며 "우리가 때로는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회상했다.


또 "(언론 매체의 카메라) 스위치가 꺼지면 우리는 서로 윙크를 주고받았다"며 현역 시절 브라이언트와 '불화설'은 과장된 측면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브라이언트의 에이전트로 오래 일했고 2017년에는 LA 레이커스 단장을 맡았던 롭 펠린카는 사고 직전에 브라이언트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알렉시스 알토벨리라는 소년의 야구 에이전트 인턴십 자리를 알아봐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그의 부모와 여동생은 브라이언트 부녀와 같은 헬리콥터로 이동하다가 모두 숨졌다.


펠린카는 "코비는 항상 다른 사람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의 마지막 메시지에서까지 그랬다"고 고인의 삶을 기렸다.


이날 추모 행사를 통해 나온 수익금은 브라이언트가 생전에 세운 재단에 기부된다. 이 재단은 저소득층 아동 또는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한편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는 이날 사고 헬기의 소유주인 아일랜드 익스프레스 헬리콥터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짙은 안개가 끼었고 구름도 낮게 형성됐기 때문에 헬리콥터를 띄우면 안 되는 상황에서 부주의하게 헬기를 운항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AFP통신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일단 현재로서는 기계 결함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AP통신은 "사고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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