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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일상 속으로…정원 테마여행 ⓛ거창

진귀한 화초 가득한 정원 천국 즐비

정원은 선조들이 자연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위안을 찾는 공간이었다. 우리 땅 곳곳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특색있고 아름다운 정원이 많다. 자연 속에 자리 잡아 조화를 이룬 정원도 있고, 인공적으로 자연을 재창조한 곳도 있다.

<아침 햇살을 받는 상주 지지가든>

자연을 일상 속으로-정원 테마여행 거창①

명산 덕유산을 끼고 있는 경남 거창은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많은 고장이다. 거창 곳곳에는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어도 사람들을 놀랍게 할만한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희귀 식물 보고인 금원산생태수목원>

<푸른색의 진귀한 실리아타 정향풀 >

<금원산생태수목원의 알파인 암석원/ 나무가 원래 형태와 구조를 보존한 상태로 화석이 된 규화목>


◇ 29개 작은 정원 거느린 명품 금원산생태수목원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 금원산의 고산 지대에는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수목원이 자리 잡고 있다. 경남도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가 운영하는 금원산생태수목원이다. 2011년 금원산 200㏊의 산림에 조성된 이 생태수목원은 방문자센터와 관리시설, 고산 습지원 등 29개 정원, 묘목장과 증식온실, 전망대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해발 1,353m의 금원산은 아래쪽 깊은 계곡 주위에 휴양림이 조성돼 있어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휴양림 위쪽의 고산지대에 수목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침 금원산자연휴양림에서 숙박을 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금원산생태수목원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방문할 계획에 없었지만, 수목원 직원의 소개로 찾게 됐다.


금원산휴양림 내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고산 특산 식물원 등 해발 700∼900m 지대에 특색있는 정원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별생각 없이 수목원을 찾아 올라가면서 깜짝 놀라 내내 탄성을 질렀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 공원’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 식물들을 보는 눈 호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생태수목원은 지리산·덕유산 권역에 자생하는 고산 식물뿐만 아니라 국내 고산 식물을 모두 갖춘 고산·희귀식물의 보고였다.

<고산지대에 조성된 습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산특산식물원의 다양한 식물들이었다. 고산지대 습지에서 자라던 억새 종류인 그라실리무스와 산부채, 벼룩이 울타리와 비늘고사리 등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식물이었다. 수국 종보존원에 홀로 피어 있던 푸른색의 실리아타 정향풀 등은 신비롭고도 오묘한 색상을 자랑했다

이곳은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리산 구상나무 현지 외 보존원’이 조성됐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멸종 위기의 지리산 구상나무 보존과 복원을 위한 새 보금자리다. 금원산생태수목원 김대현 팀장은 “이곳은 해발고도에 따라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들을 한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평지와 도심권 등에 조성된 수목원에서 보존이 불가능한 희귀 식물들이 많다”고 말했다.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고사리/ 꽃이 진 동강할미꽃 / 고산 습지에서 자라는 산부채>

◇ 자연주의 정원 백미 민드레울

거창에는 맑은 수질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계곡이 많다. 이 가운데 월성계곡 상류에는 오랜 기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농원인 민드레울이 있다. 1천여 평 부지에 들어선 이 농원은 22년 동안 허브와 각종 진귀한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해온 곳이다. 지난 2000년 이곳에 정착한 김양식 대표는 주변에 있는 계곡물을 활용해 독특한 정원을 꾸며놓았다. 출입구 앞 연못 정원은 바로 앞 계곡의 전망과 더불어 이 농원의 백미로 손꼽힌다. 김 대표는 계곡물을 끌어들여 부지 한가운데를 관통하도록 했다. 보통 연못은 콘크리트로 공사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곳은 땅을 파는 것 외에 인공적인 공사는 하지 않았다. 

<연못이 인상적인 민드레울>

<100년 된 정자가 있는 민드레울>

<연못 조형물 / 정자 내부>

작은 연못이지만, 개구리와 붕어, 가재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산에서 흘러온 계곡물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유지된다. 어떻게 된 연유인지 장어까지 들어와 살고 있다고 한다. 연못에는 백조와 오리 등의 모습을 가진 조형물 사이로 물이 흘러 경쾌한 느낌을 준다. 
정원 내부에는 지은 지 1백 년이 된 정자가 한 채 서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누구나 정자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사람 손이 가지 않은 건물은 바로 쓰러지게 돼 있다”면서 “농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앉아서 차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해 뒀다”고 말했다.

정원 계곡 하류 쪽 끝에 있는 화장실을 지나면 온실이다. 온실 내부에는 ‘향기 정원’이 있다. 라벤더 세이지, 캐모마일, 멕시칸 부시리 등 다양한 허브들이 자라고 있다. 김 대표는 브룬 펠지어 재스민과 엘더 플라워, 모히토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애플 민트도 보여줬다. 그는 이곳에서 지역민들에게 농장 교육을 가르친다. 덕분에 농림수산식품부가 인증한 6차산업 교육 농장이 됐다. 그는 이곳에서 나는 허브와 농산물로 만든 아이스바도 생산하고 있다. 농장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사 맛봤다. 달곰한 블루베리의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온실 내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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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내 연못 / 직접 기른 허브로 만든 아이스바 / 농림수산식품부의 6차산업 인증 마크>

<온실 내 정원을 둘러보는 사람들>

카페 건물 위쪽에는 특이한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목대가 하나가 아니라 10여개가 뿌리부터 뻗어 나온 단풍나무다. 김 대표가 임도공사로 생을 마감할 뻔한 것을 산 중턱에서 ‘구출’해 온 단풍나무다. 마치 다간형 소나무인 반송을 떠올릴 수 있는 형태라 특이했다. 그 아래쪽에는 작은 철쭉 한그루가 뜬금없이 자리 잡고 있다. 철쭉과 단풍이 한 몸처럼 붙어 있어 함께 옮겨와 심었다고 한다.

그는 이곳을 치유정원으로 거듭나게 할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100년 된 정자에서 가끔 인도 아유르베다 치유 교실을 열곤 한다. 인도에서 아유르베다 의술을 공부하고 온 자녀와 국내 거주하는 인도인 의사들과 함께 치유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철쭉과 붙어 있는 진귀한 단풍나무>

◇ 농가 맛집에서 밥 먹고 실버카페에서 라떼 한 잔

거창을 방문했다면 거창군이 지정한 농가 맛집 다우리밥상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금원산수목원을 찾았다. 현지 모녀로부터 소개받은 맛집이다. 신선한 제철 반찬 12가지를 내놓는 이곳은, 현지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다.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찾아가면 헷갈릴 수가 있는데, 명승지로 유명한 수승대 관광지 내부에 식당이 있다.

2인 이상 주문할 수 있는 반상을 시키면 제철 재료들로 제대로 만들어진 밥상이 차려진다. 소쿠리에 불고기와 생선구이, 도라지무침, 간장게장 등 소박하지만 다양한 반찬이 담겨 나온다. 밥은 아로니아를 넣은 돌솥밥이 나온다. 여기에 청국장 무침과 이 지역에서 ‘다대기’로 부르는 고추 양념을 비벼 먹는다. 특히 고추 양념은 거창군에서 미는 음식으로, 이 식당의 경우 마른 멸치를 갈아 넣고 멸치 액젓으로 맛을 내 감칠맛이 뛰어났다.

<거창군이 선정한 농가 맛집>

​수승대 위쪽에 자리 잡은 목재문화체험장 건물 2층에는 10인의 지역 어르신들이 근무하는 ‘실버 카페’ ‘웃음’이 있다. 한옥으로 잘 차려진 2층 카페 건물을 찾았을 때는 어르신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어르신들로 가득 차 있는 카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라떼 한 잔을 주문했더니 노인 바리스타 한 명이 능숙한 솜씨로 기계에서 커피를 뽑아냈다. 테이크아웃 잔에 라떼를 받아들고 수승대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찾은 수승대는 주변이 많이 정비돼 있었다. 때마침 아무도 없어 거북 모양의 수승대를 바라보며 맛보는 라떼 맛이 기가 막혔다.

<고즈넉한 수승대>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실버 카페 >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2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거창=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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