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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잃는 겨울엔 부드럽고 매콤한 아귀찜

사시사철 맛볼 수 있지만 통통하게 살 오른 겨울이 제철

맛도 영양도 잡은 아귀, 회·수육·전골 요리법도 다양

연합뉴스

아귀찜 [촬영 박성제]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 매콤한 음식이 당길 때가 있다.


그럴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귀찜 한 접시 어떨까.


매콤달콤한 양념에 부드러운 아귀 살을 맛보면 도망간 입맛도 돌아오기 마련이다.


아귀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어획되는 어종이다.


부산에서는 기장, 다대포 일대에서 잡히는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3월까지가 가장 맛있다.


이즈음에 아귀가 많이 잡히기도 하지만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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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촬영 임귀주]

아귀는 다소 특이한 외관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어부들이 그물에 걸린 아귀의 흉측한 외모를 보고 운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바다에 돌려보내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큰 입이 눈에 띄어 불교에서 굶주린 귀신을 의미하는 '아귀(餓鬼)'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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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황아귀 (창녕=연합뉴스) 지난 16일 경남 창녕군 한 횟집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숙이 씨가 창원시 진해구 수산물 위판장에서 구매한 황금색 황아귀. 황금색 아귀가 국립수산과학원에 보고된 것은 2017년 경북 연안에 이어 두 번째다. 2021.1.19 [김숙이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mage@yna.co.kr

흉측한 외모와 달리 아귀는 건강에는 매우 이로운 생선이다.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이 적은 저칼로리 음식인데,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특히 쫄깃한 껍질은 콜라겐 성분으로 피부 건강에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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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 [촬영 박성제]

아귀 요리 중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음식은 아귀찜이다.


마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아귀찜은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에 된장, 고추장, 콩나물, 등을 섞어 쪄서 만든 것이 시초가 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어디서나 먹을 수 있지만, 마산은 반건조 아귀를 사용하고 경기는 생아귀를 쓰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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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 아귀 풍어 (태안=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27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수협 위판장에서 상인들이 인근 바다에서 갓 잡아 온 아귀를 살펴보고 있다. 2021.4.27 sw21@yna.co.kr

제철 맞은 아귀를 만나기 위해 부산 한 아귀찜 식당을 찾았다.


싱싱한 콩나물과 함께 푸짐하게 나온 아귀찜을 보니 맛보기도 전에 입에 침이 고였다.


흰 쌀밥 위에 올린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콩나물, 오동통한 아귀 살은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두툼한 살은 부드럽게 씹혔고 콜라겐이 많다는 껍질은 쫀득하고 탱탱해 입안에서 맛있게 늘어졌다.


절반쯤 먹었을 때 감자로 만든 사리를 추가해 화룡점정을 찍었다.


쫄깃한 사리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지니 별도의 새로운 요리를 먹는 듯했다.


20대 강모씨는 "어린 시절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다 같이 아귀찜을 먹은 추억이 있다"며 "매콤한 양념 속에 묻힌 미더덕을 씹으면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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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수육 촬영 소계영

이 밖에도 아귀는 찜, 수육, 전골, 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맛볼 수 있다.


이중 아귀 수육은 별미로 꼽힌다.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아귀찜과 달리 아귀 수육은 겨울이 아니면 제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50대 최모씨는 "별다른 양념이 첨가되지 않기 때문에 싱싱한 아귀를 써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며 "일식집에 가야 맛볼 수 있는 아귀의 간은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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