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 PD “당신만 되는 영어 공부법이라고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펴내
입소문으로 29쇄를 찍은 책이 있다. 김민식 MBC PD가 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시트콤,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던 PD는 어쩐 일로 영어책을 쓰게 된 걸까? 이유인즉, 그는 현재 비제작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알만한 사람은 알 MBC 파업 이야기는 차치하고, 김민식 PD의 프로필을 살펴 보자. 우선 그는 대학에서 자원공학과를 전공, 1992년에 한국3M 영업직으로 들어갔으나 세일즈를 하기엔 끈기가 부족했다. 이후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 입학하여 통역사가 되려고 했으나 시트콤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1996년 MBC 공채로 들어가 , <일요일 일요일 밤에>, <뉴논스톱>을 만들다가 돌연 드라마 PD로 변신, <내조의 여왕>, <글로리아>, <여왕의 꽃> 등을 연출했다.
방송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었던 그 방송사에서 김민식 저자는 ‘영어 잘하는 PD’로 통했다. 회사 선배들은 “얘가 우리 회사에서 영어를 가장 잘해”라며, 덕담을 던졌지만 김민식 PD에게는 비수처럼 꽂혔다. 연출력을 인정 받아야 하는 직종을 두고, 영어 실력을 치켜세우다니. 이것은 국가대표 축구선수에게 탁구를 잘 친다는 말이 아닌가? 이후 김민식 저자는 ‘통역사 출신 PD’라는 타이틀을 불식시키기 위해 로맨틱 코미디 PD로 20년의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독자들이 오해할까 미리 말한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영어학습서가 아니라 자기계발서다. 그러니 이 책은 영어 공부를 할까 말까,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독자를 위한 책이다. 영어에 대한 강한 동기 부여를 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재미, 전직 시트콤 PD의 전적이 어김없이 발휘됐다. 아마 이 책을 읽다 중간에 책을 엎는 독자는 흔치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회화책 한 권, 출근시간 20분만 활용해도
드라마 PD가 영어책을 썼다. 어떻게 쓰게 된 책인가?
평생을 로맨틱 코미디 PD로 살고 싶었는데, 2년 전 가을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났다. 사람이 부당한 인사 대우를 받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 며칠 동안 새벽 3,4시에 눈이 떠졌다. 나는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일은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었다. 마음이 힘들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곰곰이 따져보니 20년 전 영어 공부를 할 때가 정말 좋았다. 열정이 넘쳤던 그 때를 떠올리면서 글을 쓰던 중에, 5년 전 첫 책을 함께 만든 출판 에이전트를 만났다. “나 요즘 너무 꿀꿀하다”고 하소연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책을 낸 출판사가 망했다는 거다. (웃음) 개정판을 내보자고 제안을 했는데, 그대로 내고 싶진 않았다. 첫 책의 한 챕터였던 ‘공짜영어스쿨’을 더 깊게 써보기로 결정했다.
책이 출간된 날짜가 1월 11일이다. 3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29쇄를 찍었다. 예상했나?
전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첫 책으로 받은 인세가 총 500만 원이다. 3년 동안 회사에서 드라마를 찍으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밤새서 정말 열심히 썼는데, 시간당 인건비를 따져보면 정말 작은 액수다. 차라리 드라마 연출을 열심히 하는 게 낫다. 책이 이렇게 잘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인터뷰나 홍보 활동도 많이 안 했다. 순전히 입소문으로 책이 팔린 건가?
아무래도 온라인서점의 리뷰 덕을 본 것 같다. 하루는 담당 편집자에게 전화가 왔다. 출판사에서 앱 푸쉬 메시지 광고를 돌렸는데, 그 날 200권이 나갔다고 하더라. 광고를 하면 이렇게 즉각적인 반응이 있나 했더니, 모든 책이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 내가 파악한 바로는 책 소개를 읽고 들어온 독자가 리뷰를 읽고 구입까지 이어진 게 아닐까 싶다.
특히 기억에 남는 리뷰가 있나?
내 개인 블로그(공짜로 즐기는 세상 / 티스토리)에 와서 댓글을 달아준 할머니 한 분이 있다. 할머니께서 1월에 부부 동반으로 다낭에 놀러갔는데, 현지 면세점 직원과 영어로 대화하는 걸 보고 친구들이 보고 깜짝 놀랐단다. 친구들이 “내가 너를 수십 년을 봐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잘하냐?”고 부러워했다고 하더라. 할머니는 내가 책을 내기 1년 전부터 꾸준히 블로그 글을 읽으셨던 분이다. 무척 반갑고 감사했다.
시트콤,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던 PD답게 우선 글이 찰지다. 읽자마자 빠져든다.
“재밌게 읽었다”는 평을 들을 때, 제일 고맙다. 아무리 좋은 공부법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따라 하는 사람이 적을 테고, 그러면 좋은 공부법의 의미도 퇴색된다. 어떤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 요즘 PD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책을 쓰라고 말한다. PD는 책을 쓰기 좋은 저자군이다. PD는 항상 대중을 향한 스토리텔링에 단련이 돼 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막을 쓸 때는 7살부터 70살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써야 한다. 자막을 쓰는 마음으로 책을 쓴다면, 좋은 책이 정말 많이 나올 것 같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제목이 곧 핵심이다. “영어책 한 권을 외우면 영어 울렁증이 사라진다”는 말은 사실 많이들 하는 이야기인데, 영어 공부에 생각이 없던 사람도 책을 읽으니 공부하고 싶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기더라.
영어 공부는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 쉬운 공부는 효과가 없다. 책 한 권을 외우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 힘들어도 6개월만 버티면 머릿속에 영어의 기초가 확고하게 들어선다. 나는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심정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하고 보니 재밌었고 인생도 바뀌었다. 매일 문장 10개를 외우면 몇 달이면 책 한 권을 다 외운다. 회화책 한 권을 외우면 영어의 말문이 열린다. 내가 통역대학원을 나왔지만 영어책을 쓸 생각은 없었다. 책 한 권을 외우는 방식이 나한테만 적용됐다면 책을 쓰지 않았을 거다. 마흔을 넘기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히라가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본어 회화책을 한 권 외웠다. 그런데 또 되더라. 중국어 역시 같았다. 이게 독특한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된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책을 썼다.
우선 비용이 특별히 들지 않는 방법이라 좋다. 어떤 상황에 있는 사람도 책 한 권이면 가능하다.
보통의 공부가 그러듯 시작은 쉽다. 교재 앞부분은 쉬워서 진도가 잘 나간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는 어려워진다. 문장도 어려워지고 누적된 표현의 가짓수가 많아지면서 복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몇 달째 열심히 했는데도 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 그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하다.
한 과 공부를 끝낼 때마다, 휴대폰 메모장에 대화 주제를 기록해두는 방법을 추천했다. 쏠쏠한 팁이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외우기 위해서는 매일 한 과씩 외우고, 전날까지 외운 걸 복습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복습할 때 핵심은 책을 보지 않고 영어 문장이 떠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인사, 날씨, 학교, 길 찾기 등 메모장에 주제를 기록해두고,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쉴 때 눈을 감고 그날 종일 외운 과를 소리 내어 암송해본다. 기억이 나지 않는 과는 메모장의 주제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올린다. 이렇게 매일 반복하면 언젠가는 눈을 감고 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운다.
132쪽에 실린 ‘전철 출근 20분’ 활용법은 상당히 실용적이다.
지옥철을 타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20분 정도는 짬이 나지 않나? 영어도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 아침에 공부한 교재 학습 내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페이지 전체를 한 번, 한글 번역 부분만 따로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나눠 찍는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 휴대전화 사진의 한글 번역을 보고 영어 본문을 떠올린다. 그게 힘들면 전체 화면을 보고 몇 번 읽어보고, 다시 한글만 보고 문장을 외운다. 요즘은 스마트폰 덕분에 어디서든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다.
회화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다 보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콩글리시가 안 되면 잉글리시도 안 된다. 문법, 발음 신경 끄고 콩글리시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완성된 문장만 던지려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람은 영어가 늘지 않는다. 아는 단어만 몇 개 던져줘도 말은 통한다. 좋은 상대는 그 단어를 받아서 문장을 만들어 돌려준다. 콩글리시로 시작해서 잉글리시의 길이 열린다.
영어가 주는 세 가지 즐거움 ‘여행, 독서, 연애’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3월 4주)를 보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뒤를 잇는 책이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다. 2015년에 출간된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서 회화책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순위를 종종 보는 편인데, 내 책이 사랑 받는 것도 좋지만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 순위에 오른 것도 기쁘다. 책을 읽은 독자들이 실제로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샀다는 증거니까.
넥서스 출판사에서 혹시 연락이 왔나?
(웃음) 담당자가 전화를 했다. 본인이 영어학습서를 내는 동안, 학습서가 종합 순위에 오른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이 회화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어떤 책으로 시작해도 좋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영어 교과서도 좋다. 책을 선택한 건, 블로그를 보는 분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권 골라달라고 해서 하루는 서점, 도서관을 쫙 돌았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고른 건, 100일 동안 매일 하나의 회화 상황을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법 설명보다는 시작부터 바로 회화 공부에 들어가니까, 처음부터 공부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책은 효율적이지 않으니까.
영어가 주는 세 가지 즐거움으로 ‘여행, 독서, 연애’를 꼽았다.
내가 인생을 즐겁게 사는 가장 큰 비결이 영어다. 대학 4학년 때, 처음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갔다. 여행 경비는 전국대학생영어토론대회에 나가서 받은 상금과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마련했고. 영어가 되니까, 싼 숙소를 찾는 일도 맛집을 찾는 것도 너무 쉬웠다. 물론 외국인 배낭족과도 부담 없이 수다를 떨었고. 돌아오는 길에 ‘앞으로 죽을 때까지 매년 한 번씩 해외여행을 떠나자’고 결심했고, 1992년부터 지금까지 매해 한 번도 빠짐없이 여행을 다니고 있다.
독서와 연애는 어떤 의미인가?
대학생 때 미국 작가 스티븐 킹에 빠져 살았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기 전이라 번역본이 없었다. 원서로 읽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나우누리 통신 동호회에 한 편, 두 편 번역해서 올렸다. 재미 삼아 한 번역인데 나중에 출판사에서 책까지 냈다. 학창 시절 번역으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렸다. 재미로 시작한 번역이 돈벌이가 됐다. 연애는 사실 마인드 게임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게임에서 진다. 대학 1,2학년 때 나는 못생긴 외모를 의식하는 바람에 자학 개그를 연발하다 번번이 차였다. 결국 연애를 못해보고 군대에 갔는데, 복학한 후로 멋진 연애를 해보겠다는 결심으로 주말마다 열심히 책을 읽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책을 많이 읽으니, 어떤 주제가 나와도 대화에 탄력이 생겼다. 결국 20대 후반에 연애를 즐길 수 있었다. (웃음)
10년 이상 영어 공부를 해도, 막상 영어를 사용하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2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업무상 영어를 많이 쓰는 직종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수십 년간 우리말만 하고 별일 없이 살았다고 해서 외국어가 필요 없다, 라고 말할 순 없다. 평생 여행도 안 다니고 한국에서만 살 건 아니지 않나? 어려서 영어를 배울 때 스트레스가 컸던 건 시험 탓이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진짜 창피한 건, 창피 당할까 봐 시도도 하지 않는 거다.
요즘도 취미 삼아 일본어, 중국어 회화책을 암송한다고.
시간이 날 때마다 문장 10개를 외운다. 아르헨티나 여행 중에는 스페인어 기초 회화를 암송했다. 유창하게 스페인어를 할 생각은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 고맙다고 말하고, 반갑다고 인사만 할 수 있을 정도도 좋다. 책을 눈으로만 읽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입으로 자꾸 소리 내어 훈련하는 게 좋다. 어학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적은 분량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학습법이 좋다. CNN, 팟캐스트를 들으며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초보일 경우 이런 공부는 세월만 좀먹을 뿐 효과는 거의 없다. 기왕 결심을 했다면 기초 회화를 외우는 게 좋다. 머리보다는 습관을 믿어야 한다.
아버지가 학교 영어 교사였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진 않더라.
(웃음) 중학교 때, 영어 시험 성적이 잘 나오는지 그것만 확인하셨다. “네가 회화를 잘해야 한다”그런 말은 하신 적이 없다. 아버지는 나를 의사로 만드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나는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전형적인 문과생이었다. 아버지는 “글쟁이는 돈을 벌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책의 첫 인세가 나오면, 통장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블로그도 꾸준히 쓰고 있다. 평일에는 매일 하나씩 꼭 쓰는 것 같던데.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평일에만 쓰고 있다. 책을 내고 나니, 주변에서 “나도 책을 쓰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내 대답은 “블로그에 우선 글을 쓴 다음에, 좀 모아지면 출판사에 투고하라”다. 그런데 “아니, 형, 출판사랑 우선 계약부터 하고 싶은데요”란다. (웃음) “정말 미안한데, 세상이 그렇지는 않더라”고 답해줬다.
독서 일기도 많이 쓰더라. 책벌레였고 지금도 그런 듯하다.
책을 정말 좋아한다. 내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든, 먼저 고민하고 책을 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가서 키워드만 검색하면 모든 책이 다 나온다. 20대들이 독서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어릴 때 너무 숙제, 논술 위주로 책을 접했기 때문이다. 필독서를 권하는 건 별로다. 본인이 선택한 책만큼 좋은 책은 없다. 독서, 여행, 연애 중에 여행은 돈이 있어야 하고, 연애는 상대가 있어야 하지만 독서는 본인의 뜻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취미다. 영어공부는 정말 필요한 사람만 해도 되지만, 독서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20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시기고 30,40대는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기, 50, 60대는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나누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사회로부터 받은 게 많다. 좋은 직장, 좋은 직업으로 누린 게 많다. 50대 이후는 책을 쓰는 시기로 결심하고 블로그를 만들었다. 내가 얻은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
염두에 둔 후속작이 있나?
두 권이 더 나올 거다. 두 번째 책은 노는 인간 이야기다.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386세대의 비극을 볼 때가 많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 너무 공부만 열심히 해서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불현듯 조직에서 미끄러질 때, 좌절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이제 우리는 퇴직 후를 걱정해야 하는 나이다. 길게 놀아야 하는데 다들 패닉 상태다. 운 좋게 경제성장의 흐름을 타고 승승장구하다가 조직에서 나왔을 때, 무기력해 한다. 찾아보면 세상에서는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놀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작년에 나는 서울 둘레길을 한 코스씩 다 걸었다.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가 아닌가? 수명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에 긴 시간을 놀아야 한다. 돈 안 들이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세 번째 책은 여행인가?
궁극의 놀이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서 어떻게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자기 삶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써보려고 한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은, 혹은 앞으로 읽을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최근에 읽은 리뷰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 “당신이 해봐서 됐다고 남들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이야기였다.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내가 20살 때부터 책을 미친 듯이 읽은 이유는 인생을 너무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외모부터 전공, 모든 게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책을 읽었다. 누군가가 책으로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그 책을 읽고 싶다. 결국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쓴 거다. 모든 사람이 이 책으로 성공적인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읽어 보고, 또 한 번 행동에 옮겨 보고, 성공과 실패를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나 혼자만 성공한다면, 세상의 모든 책은 효용이 없어진다.
4월 9일에 ‘댓글 부대’ 행사도 연다. 출판사와는 별개로 저자 혼자 진행하는 행사인데, 무료이고 장소도 꽤 넓더라. 벌써 1,000여 개의 댓글이 달리긴 했지만, 240명이 들어가는 곳을 채울 자신이 있나?
(웃음) 지금으로선 많이 올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었다. 영어 공부의 실전으로 뛰어든 분들인데, 두 시간 동안은 즐거운 수다를 나누고 이후에는 경의선 숲길을 산책하면 어떨까 궁리 중이다. 장소 대여료도 내가 낸다. (웃음) 책이 잘 되어서가 아니라, 사회에 빚진 마음이 좀 많다. 조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 행사는 별도 신청 없이 그냥 오면 된다. 4월 9일 일요일 2시,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니콜라오홀 대강당이다. 아, 서점 독자들과의 만남은 4월 25일에 한다.
영어책 한 권 외우는 방법
1. 매일 할 것
암송 공부는 주말 하루에 몰아서 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양보다 빈도
매일 최소 20분 이상 시간을 내어 영어 문장을 읽고, 눈을 감고 외워보세요.
3. 누적 암송
그날의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반드시 처음부터 그날 외운 것까지 복습해주세요.
4. 눈을 감고 책 한 권을 외우는 게 목표
처음엔 책을 보고 공부하고, 다음에는 쪽지를 보고 문장을 암송하고, 궁극적으로는 단원의 주제나 제목만 보고 한 과의 회화를 기억해내는 것이 암송 공부의 목표입니다.
5. 학습 진도는 매주 한 번씩 이곳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자신이 이전에 남긴 글에 댓글로 꼬리를 답니다. 가급적 짧게 한 줄 진도를 남겨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첫 댓글은 '마법의 주문을 외워봅시다'에 남겨주세요. 첫 번째 올리는 댓글은 길게 각오를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의지가 결연할수록 더욱 공부가 단단해지니까요.
김민식 PD의 블로그
글 | 엄지혜 사진 | 이관형
김민식 저 | 위즈덤하우스
중학교 영어 교과서 외우기로 영어 세계에 입문하여 아무도 토익, 토플을 공부하지 않던 시절에 취미로 공부한 영어 덕분에 외국계 기업에 취직하고, 미국의 [프렌즈] 같은 시트콤을 만들고 싶어 드라마 피디가 된 사람이 있다. 회화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30년 독학으로 습득한 영어 공부 노하우를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 담아냈다. [도서 상세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