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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여행이 더 절실해진 요즘, 부산에서 찾은 푸짐한 밥상 3

가성비가 더 절실해진 요즘이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금액으로 더 푸짐한 양과 풍부한 맛이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부산 여행의 중심과 원도심에서 찾은 특별한 밥상들이다.

가성비 여행이 더 절실해진 요즘이다. 사진은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가성비 여행이 더 절실해진 요즘이다. 사진은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요즘 새로 영업을 시작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보면 SNS를 위해 화려함을 부각한다. 물론 이러한 공간을 가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그럼에도 부산에서는 신구 조화를 추구하는 건 어떨까.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곳, 원도심을 활용한 곳, 대를 이은 곳을 방문해 다양한 맛을 즐기는 여행 말이다. 

1960년대 극동호텔 셰프로 역임한 조부의 맛과 혼을 담은 극동돼지국밥



●대를 이은 손맛 극동돼지국밥

해운대에서 아침 식사로 좋은 음식은 복국, 대구탕, 전복죽 등이 있다. 물론 5성급 호텔의  화려하고, 풍성한 조식도 좋다.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해운대블루라인파크 근처에 있는 극동돼지국밥이다. 아침식사뿐만 아니라 점심, 저녁 술자리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식당이다. 메뉴는 돼지국밥과 수육백반, 맛보기 수육, 수육이 준비돼 있다. 국밥은 내장, 살코기, 섞어, 따로 등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맑고 깊은 육수가 특징이다. 정구지(부추) 팍팍 넣어 크게 한 숟갈 먹으면 아침 식사로 딱이다. 오소리감투(돼지의 위)와 잘 삶은 돼지고기가 나오는 수육백반도 매력적이다. 

오소리감투와 수육이 나오는 수육백반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이 식당에 담긴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1966년 11월 해운대에 들어선 부산 최초의 특급호텔 극동호텔의 맛을 이어가고 있는데,  극동돼지국밥 사장님의 조부가 당시 호텔 셰프였다고 한다. 고로 극동돼지국밥은 조부의 혼과 비법을 계승한 맛의 유산인 셈이다. 극동호텔은 20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나, 극동돼지국밥은 오래오래 해운대에서 부산의 맛을 지켜내길 기대해 본다.

어민후계자의 집인 가빈횟집에서는 신선한 회와 푸짐한 곁들임 음식이 우리를 기다린다


어민후계자의 집인 가빈횟집에서는 신선한 회와 푸짐한 곁들임 음식이 우리를 기다린다

●쉴 틈 없는 젓가락 가빈횟집

해운대시장을 제외하고 해운대 해수욕장의 중심부는 서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5성급 호텔과 파인다이닝 등 관광도시의 명성에 걸맞은 시설들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미포로 향하면 소박한 항구도시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부산 현지인이 아끼는 '어민후계자의 집' 가빈횟집이 있다. 맛있는 회와 곁들임 음식을 풍족하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식당으로, 벌써 20년 가까이 달맞이길, 미포를 지키고 있다. 식당에서는 4~5만원, 7만원 코스가 있으며, 모둠 해물(멍게·개불·해삼·낙지), 자연산 전복 등이 준비돼 있다. 

다양한 해산물만큼 콘치즈의 매력도 대단하다

다양한 해산물만큼 콘치즈의 매력도 대단하다

가자미, 광어, 참돔, 돌돔, 감성돔 등 코스 가격에 따라 회가 준비되며, 수급 상황에 따라 어종은 바뀔 수 있다. 찰지고 고소한 맛의 회는 그냥 먹어도 좋고, 김과 신김치와 싸 먹어도 일품이다. 게다가 한국식 횟집답게 밑반찬으로 깔리는 음식도 수준급이다. 가성비 좋은 4만원 코스에서조차 문어, 멍게, 산낙지, 조개탕, 전복죽, 샐러드, 생선구이, 파전, 매운탕, 튀김(새우·고구마 등) 등이 준비된다. 참, 창가 쪽으로 앉으면 미포방파제와 해운대 해변을 즐길 수 있는 나름 오션뷰 횟집이다. 맛과 풍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식당인 셈이다.

40년 넘게 남포동을 지키고 있는 아구 전문 ‘김해식당’

40년 넘게 남포동을 지키고 있는 아구 전문 ‘김해식당’

●녹진한 식감, 시원한 맛 김해식당

부산 원도심의 대표 격인 남포동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그리고 여전히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김해식당도 40년 넘게 현지인과 여행객에 멋진 아구 요리를 선사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묻은 외관과 실내가 왠지 모르게 푸근하게 다가온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엿보이는 김해식당의 내부

오랜 시간의 흔적이 엿보이는 김해식당의 내부

메뉴도 간단하다. 생아구수육, 생아구찜, 생아구탕 이 3가지가 메인이다. 보통 아구탕의 경우 중국산을 써서 바다의 푸아그라인 아구 간을 맛볼 수 없으니 몇 천원 더 비싸지만 꼭 생아구탕을 맛봐야 한다. 다진 마늘, 고춧가루, 소금, 콩나물, 무와 좋은 아구만을 활용해 푹 끓인 아구탕은 시원하면서 감칠맛이 돋보인다. 

녹진한 식감과 고소한 맛,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특아구탕

녹진한 식감과 고소한 맛,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특아구탕

아구 위의 쫄깃함, 살의 탱탱함, 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폭발력 있는 맛을 뽐낸다. 또 주당에게도 최고의 식당이다. 푸짐한 생아구수육이 있기 때문이다. 향긋한 미나리 위로 아구 살과 위, 간을 푸짐하게 올린다. 한 잔에 한 점을 지키면 끝도 없이 마시고 아구를 맛볼 수 있다. 수육에도 국물이 나오는데 남은 수육을 넣고 탕으로 즐겨도 좋다.

커피 맛에 대한 집념이 느껴지는 광복동12시


커피 맛에 대한 집념이 느껴지는 광복동12시

●원도심의 숨은 보물 광복동12시

밥상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후식이다. 식사 후 입가심은 역시 커피와 케이크가 제격이다. 남포동에서는 용두산 아래에 위치한 광복동12시로 향하면 된다. 커피&디저트 페어링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이제 막 1주년을 앞둔 카페다. 직접 만드는 디저트와 손수 로스팅해 풍부한 향이 살아있는 커피를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공간마저 근사해 언제라도 머물고 싶은 곳이다.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여 사진 찍는 재미가 있고, 바 자리에 앉으면 세심하게 커피를 내려주는 주인장의 모습을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을 새활용한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오래된 건물을 새활용한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디저트로는 블루치즈케이크와 바스크치즈케이크, 브라우니, 고메버터 등이 준비돼 있으며, 원두는 에티오피아, 파푸아뉴기니,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특히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커피를 묶은 페어링 메뉴를 추천한다. 또 융드립, 콜드브루, 디카페인 등도 선택할 수 있다. 


글·사진 이기석tkt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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