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이게 왜?’ 판매 금지령까지 내려졌다는 음식의 정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우리의 문화와 다르더라도 존중해 주어야 하는 문화가 있죠. 예를 들어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볼 키스, 대만 지하철에서는 음식물을 취식할 수 없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맛있게 먹던 음식도, 다른 나라에서는 먹을 수 없는 경우가 있죠. 일례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술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인은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세계의 다양한 금지된 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껌 팔면 징역 2년
싱가포르는 깨끗하고 청결한 나라로 유명하죠.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엄격한 법도 존재합니다. 바로 껌을 금지한 것입니다. 공공장소에서 껌을 씹다가 적발되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됩니다. 껌이 거리를 더럽히는 주범이고, 제거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아예 법으로 금지한 것이죠.
같은 이유로 껌을 판매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껌을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최고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04년에 ‘껌 금지법’이 일부 개정되어 의료 목적용 껌은 지정된 곳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죠. 따라서 싱가포르로 여행 가실 때는 껌에 대한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 것 같네요.
일주일에 한 번만 허용
‘케첩 먹는 것까지 간섭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2011년에 프랑스는 토마토소스로 만들어진 케첩을 제한하는 영양 식단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케첩 섭취를 제한하라고 권고하는 것이죠. 나름의 이유는 있습니다. ‘미식의 나라’라고 유명한 프랑스에서 달고 짜고 신 케첩은 미각을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연령대가 아닌 초등학생들의 식단에만 적용되는데요,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 급식에 케첩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감자튀김 나올 때만 제공되고 있죠. 다소 황당하긴 하지만 한국 학교 매점에서 콜라를 팔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네요.
뉴욕에서 퇴출 예정
음식을 먹는 과정이나 조리법이 잔인해서 법적으로 금지된 음식들도 꽤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건 푸아그라로, 프랑스의 3대 진미로 불리는 음식이죠. 푸아그라는 크고 지방이 많은 거위 간으로 프랑스 고급 요리에 주로 사용됩니다. 본래 푸아그라는 겨울철을 버티기 위해 모이를 잔뜩 주워 먹어서 양분이 간에 많이 축적된 철새를 이용해서 요리를 합니다. 하지만 수요가 많자 가축화된 거위를 이용해서 인조 푸아그라를 만드는 사육법이 개발되었죠.
그런데 이 방법이 잔인하다는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거위가 절대 운동할 수 없도록 좁은 철장에 가두고 목만 밖으로 꺼내놓은 다음, 입에 호스를 연결해 곡물을 거위 입에 강제로 퍼붓습니다. 이후 지방간 판정을 받은 거위를 잡아 간을 꺼낸 것이 푸아그라죠. 거위를 사육하는 과정이 엄연한 동물 학대기 때문에 푸아그라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미국 뉴욕에서는 2022년부터 푸아그라 판매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뉴욕 내 모든 레스토랑과 식료품점에서 푸아그라는 퇴출 수순을 밟을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인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이스라엘, 독일도 푸아그라에 대해 금지하거나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습니다. 푸아그라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도 푸아그라 금지에 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죠.
심각하게 잔인한 조리법
프랑스에서 ‘오르톨랑’을 먹는 행위는 금지되었습니다. 오르톨랑은 프랑스의 전통적인 새 요리입니다. 촉새의 일종인 오르톨랑촉새를 잡아 조리한 것인데, 그 맛은 그야말로 천상의 맛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푸아그라 사육과정보다 오르톨랑의 조리과정이 더 악랄하다고 할 정도로 지나치게 잔인한 조리방법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너무 많이 잡아대서 개체 수가 부족해진 것도 이유입니다.
오르톨랑을 산 채로 잡은 후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상자에 가둬놓고 한 달간 수수, 포도, 무화과 등을 먹입니다. 살이 알맞게 오르면 브랜디(술)에 산 채로 담가 익사시킨 후 요리하죠. 이렇게 조리한 오르톨랑은 ‘첫맛은 헤이즐넛과 비슷한데, 뼈와 살까지 통째로 씹어 먹으면 신세계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이 잔인한 요리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이 신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흰 천을 뒤집어쓰고 먹는 관례도 있죠.
질식 위험있어 조심해야
킨더 서프라이즈 에그는 달걀처럼 생긴 얇은 초콜릿 안에 장난감이 들어있어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간식이죠.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들인 ‘키덜트족’에도 인기 만점인 초콜릿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킨더에그 수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금지된 이유는 바로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이 먹는 식품에 질식의 위험이 있는 장난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고, 결국 위험성 의해 수입을 금지한 것이죠. 실제로 2016년에 프랑스에 거주하는 3세 소녀가 해당 제품의 장난감을 삼켰다가 기도가 막혀 질식사 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서는 2017년에 질식 위험으로 일본의 컵 곤약 젤리 수입을 금지한 사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