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빠삐용 섬’ 진도 독거군도(獨巨群島)
코로나시대 최적 비대면 여행지 '섬'여행
[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진도 남단에 위치한 조도를 중심으로 하는 일단의 군도는 행정구역상 조도면이다. 독거도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 속하며, 네 개의 유인도서(독거도·탄항도·혈도·슬도)를 합쳐서 ‘독거군도’라고 한다. 외해에 연한 독거도를 두고 한국의 ‘빠삐용 섬’이라 부를 만큼 거친 바다와 맞닿아 있다.
신안군의 섬들은 대부분 간만의 차이가 심하여 주위에 모래사장이 있거나 개펄이 있다. 그러나 진도의 섬들은 수심이 깊어서 가파른 바위로 된 해변을 가졌기에 바닷가 주변에 해초가 많이 난다. 이 중에서 미역은 맛이 좋고 깨끗하기로 유명하여 옛날부터 진상품으로 사용되었다.
독거군도 슬도 |
이곳 미역은 빠른 물살과 높은 파도 속에 자란 것이라 잎이 적고 선인장처럼 줄기가 넓다. 그리고 그 줄기 속에 모진 풍파를 이겨낸 생명력이 영양소로 농축돼 있으므로 명산품으로 인정되어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할 정도이다. 개펄 지역에서 나는 양식미역은 끓일수록 뻘처럼 흐늘거리는 데 비해, 줄기 위주인 독거도 자연산 미역은 끓일수록 검푸른 줄기빛깔이 되살아난다.
미역은 진도의 조도 산(産)이 으뜸이다. 이곳 주민들은 농사는 거의 없고 오직 자연산 미역채취로 생활한다. 그만큼 품질이 좋아 일반 미역보다 2~3배 비싸게 거래되므로 미역 덕분에 무인도가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독거군도의 부속섬으로 슬도가 있다. 목포에서 슬도향우회의 정기모임이 있다고 한다. 외딴 섬에서 고난을 이겨내고 자란 특성과 고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기에 끈끈한 정으로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그들이 육지에서도 비교적 기반이 잡혀있는 삶을 지속하기 때문이리라. 슬도에 속한 무인도서는 총 3개로 담추서(하얀등대), 행금도와 소슬도가 있다. 이런 무인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부자 마을일 가능성이 높다.
독거군도 혈도 |
본도인 독거도에서 4.2km 떨어져 있는 혈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바다와 연결되는 구멍이 뚫려 있어 ‘구멍 혈穴’자를 써서 혈도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진도 가사군도에 또 하나의 ‘혈도’가 있어서 이를 구분하려고 보통 독거혈도라 불린다. 해안가 주변의 갯바위를 건너면 무인도인 ‘제주도’가 있다. 한자 이름마저도 제주도와 같다. 그 옆으로 오른쪽 해안가 앞에 있는 특이한 바위섬은 ‘소제주도’이다.
탄항도는 독거도와 슬도 사이에 위치한 섬으로, 독거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200m 거리에 있다. 예전에 4가구가 살다가 지금은 1가구만 어업에 종사한다. 섬의 서남쪽이 동지나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지쳐 하늘에 가까운 빛으로 물든 바다다.
<참고도서 이재언/한국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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