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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닫았다고 안심하지 마세요’.. 미세먼지 많은 날, 차량 안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미세먼지 심한 날, 차량 내부 공기질이 더 나쁠 수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내기 모드와 필터 관리법, 차량 실내 공기질 관리 포인트를 알려드립니다.

미세먼지 농도 높을 때 차량 내부 공기도 오염?

공조 설정과 필터 점검이 필수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미세먼지)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미세먼지)

미세먼지가 짙게 깔린 날, 많은 운전자들은 차량 내부에 있으면 외부보다 덜 위험할 것이라 생각한다.


창문을 닫고 내기 순환 모드를 설정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면 안심이 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차량 내부 공기질도 미세먼지 농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잘못된 환기와 필터 관리로 인해 내부 오염도가 외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자동차 시트, 플라스틱 재질 내장재, 탑승자의 호흡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차량 내부에는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먼지가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특히 공기가 밀폐된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면 이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점점 더 고농도로 축적된다.


환경부와 실내공기질관리법 자료에 따르면 차량 내부는 외부보다 최대 12배 이상의 공기 오염도가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에는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된다.

내기 모드의 함정
CO₂ 농도와 졸음운전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미세먼지)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미세먼지)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차량 공조 시스템을 ‘내기 순환’으로 설정한다. 이는 외부 공기 유입을 막고 내부 공기를 계속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설정을 장시간 유지할 경우 차량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한국도로공사 연구에 따르면, 내기 모드를 30분 이상 사용하면 차량 내부 CO₂ 농도는 2000ppm을 넘을 수 있으며, 이는 졸음운전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수준이다. 단순히 미세먼지만 막는 데 집중한 나머지, 산소 부족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내기 모드에서도 차량의 실내공기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교체 주기를 넘긴 경우 미세먼지가 그대로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조 모드를 무조건 ‘내기’로 고정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외기 모드로 전환해 자연 환기를 유도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차량 정차 시 앞뒤 창문을 잠시 열어 맞바람 환기를 해주는 것도 내부 공기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 많은 날
차량 실내도 환기와 필터 점검이 핵심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미세먼지)

ⓒ게티이미지뱅크(자동차 필터)

차량 내부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하려면 에어컨 필터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차량은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필터를 교체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이나 주행 거리가 많은 경우에는 더 짧은 주기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특히 HEPA 필터 등급의 정밀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 미세먼지 제거율이 90% 이상에 달해 차량 내부 공기 정화에 효과적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 중 일부는 실내 공기질 센서와 자동 필터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내부 오염도를 감지하고 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없더라도, 운전자가 필터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공조 설정을 올바르게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차량 내부 공기질은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차량 내부에 머문다고 해서 건강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환기 부족,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노후된 필터 등으로 인해 오염도가 더 높아질 수 있으므로, 차량 내부도 실내 공간처럼 적극적으로 공기질을 관리해야 한다. 지금처럼 초미세먼지가 연일 나쁨 수준을 기록하는 날씨에는, 차량 내부 역시 외부만큼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현서 기자 gustj5@thecarvi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