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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다리가 없는데요" 사라진 배달 음식 누구 책임일까?

"치킨 시켜 먹을까?"


월급을 탔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밥을 차리기 귀찮거나, 그냥 먹고 싶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이유는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특별한 행사가 아닌 일상적이고, 당연한 식문화로 자리 잡았죠.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과 코로나19사태로 배달 문화는 급속도로 발전했는데요. 

​너무 빠른 속도로 수요가 증가한 나머지, 배달에 대한 문제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 중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이슈가 된 글입니다. 도넛 7개를 주문했는데 4개가 왔고, 3개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도넛을 판매한 매장에서는 "CCTV를 통해 제품을 다 넣은 것을 확인했다. 배달 기사가 중간에 도넛을 뺀 것 같다. 오늘만 4번째 있던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배달 기사를 통해 도넛을 다시 배달해 주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나도 이런 일을 당했다"라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며 배달 음식 분실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됐어요.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스스로 배달원이라 칭하며 올라온 글인데요. 한 배달원은 "음식을 빼서 바로 먹지 않고 보온 통에 담아뒀다가 퇴근 후 먹는다"라며 노하우인 양 글을 올렸습니다. 또 다른 배달원은 "치킨 시켜 줘서 고맙다"라며 "너무 맛있다"라고 인증 사진을 올렸습니다. 일부 파렴치한 배달 기사들의 소행이겠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했는데요. 피해를 본 소비자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과연 배달 기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법적으로, 소비자는 배달 중간에 사라진 음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배달 중인 음식은 '소비자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배달이 완료되기 전까지 배달 음식의 소유권은 음식점 사장님에게 있어요. 내 소유가 아닌 음식을 먹었다고 고소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배달 중 사라진 음식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거죠. 대신 음식점 사장님에게 전화해 "음식이 제대로 배달되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사장님에게 배상 요구가 가능한 이유는 뭘까요? 계약상 음식을 온전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사장님의 의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음식 주문이라는 계약에 대해 완수해야 할 책임을 지지 못했기 때문에 음식점에서 배달 음식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잘못은 배달원이 하고 사장님이 손해를 보는 난처한 상황인 거죠.

정리하자면 배달원이 잘못했더라도 손님에 대한 책임은 음식점 사장님이 져야 합니다. 대신 배달원에게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대처가 현실적으로 힘들고, 손해는 고스란히 음식점에게 돌아온다는 겁니다.​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정말 배달원이 음식을 먹은 건지, 손님이 착각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배달원이 음식을 먹었다는 심증이 있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어요. 조사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어요. 매번 배달원이 바뀌는 상황에서 배달 음식이 분실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증거를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배달 대행 업계의 독특한 고용 구조 때문에 배달 업체에 책임을 묻기도 힘들어요. 대부분의 배달원은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되는데요. 배달 업체 입장에서는 직원으로 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의무도, 배상에 대한 책임도 없다고 볼 수 있죠. 배달원의 책임을 묻고 해고한다고 해도 다른 업체에 쉽게 재취업되기 때문에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어요.​

배달 음식 분실에 대한 문제를 인지한 사장님들이 '배달 안심 스티커'를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소비자에게도 "정직한 적량 배달을 위해 포장 용기에 훼손 방지 안심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라고 어필합니다. 한 번 열면 찢어지도록 스티커가 설계되어 음식에 손을 댔는지 아닌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죠. 스티커 외에도 포장을 찢어야만 먹을 수 있는 진공 포장으로 포장 방법을 바꾸는 음식점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겠지만, 배달로 일어나는 문제점을 없애기 위한 방안이 다방면으로 연구되고 있는데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아예 배달원을 없애고 인공지능이 대신 배달하는 시스템이 시도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드론 배달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자율 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 중에 있으며, 2022년부터 가까운 거리는 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숙한 배달 문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배달 수요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자영업자가 먹고 살 길이 열렸다는 것이 세간의 반응이지만, 골치를 겪는 분들도 많아요. 배달 음식 분실이나 수수료, 배달 지연 등 풀어 나가야 할 문제가 산더미입니다. 서로 신뢰하며 거래할 수 있는 성숙한 배달 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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