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m이 이렇게 힐링될 줄이야"… 걷기 좋은 해상 산책로로 소문난 가을 명소
단풍이 물든 해안 숲길 위로 바다가 반짝인다. 걷는 순간마다 풍경이 바뀌는 해상 산책길에서 올가을 가장 낭만적인 하루를 만나보자.
목포 고하도단풍과 바다를 잇는 1km 해상 산책로
![]()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
목포의 가을은 유달산 정상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다도해의 관문인 낭만 항구 목포항 너머, 이충무공의 숨결이 깃든 섬 고하도에서 그 깊이를 더한다. 한때 이순신 장군이 전열을 가다듬던 이 역사적 유적지는 이제, 아찔한 해상 데크와 거대한 판옥선 형상의 전망대를 품고 과거와 현대를 잇는 독특한 여행지로 거듭났다.
이 신비로운 섬으로 향하는 길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다. 유달산에서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을 가로질러 섬에 내리는 방법은, 발아래 펼쳐지는 목포 시내와 다도해의 절경을 선사한다.
반면, 웅장한 목포대교를 자가용으로 직접 건너 섬에 닿는 방식은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여정을 제공한다.
“바다에 떠 있는 1,080m의 산책로”
![]()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 항공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
어떤 방법으로 도착하든, 고하도 여행의 백미는 단연 고하도 해안데크에서 시작된다. 이 데크는 고하도 전망대(전남 목포시 달동 849-1)에서 시작해 섬의 서쪽 끝 ‘용머리’까지 이어진다.
놀라운 점은 이 데크의 총 길이 1,080m, 폭 1.8m의 전 구간이 육지가 아닌 바다 위에 떠 있다는 사실이다. 발아래로 투명한 남해 바다가 넘실대고, 한쪽으로는 수만 년간 파도가 깎아 만든 고하도의 해안 자연 절경, 해식애가 병풍처럼 버티고 섰다. 문자 그대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데크를 걷다 보면 목포를 대표하는 유달산(해발 228m)과 낭만적인 목포항, 그리고 저녁노을 명소로 유명한 목포대교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특별한 해상 산책로는 왕복 30분 정도면 여유롭게 완주할 수 있다.
“13척의 판옥선이 쌓아 올린 역사의 현장”
![]() 고하도 전망대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
데크의 시작점이자 고하도의 상징인 고하도 전망대는 이 섬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건물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다. 명량대첩에서 13척의 배로 기적을 이룬 이순신 장군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린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총 5층 높이의 전망대는 입장료가 무료이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1층은 휴게 공간이며 2층부터 5층까지는 목포 관광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과 탁 트인 전망 공간으로 활용된다.
![]()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 전경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
이곳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고하도가 명량대첩 승리 이후 충무공이 106일간 주둔하며 수군을 재정비하고 전열을 가다듬었던 실제 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전망대에 올라 고하도의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를 내려다보는 것은,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수백 년 전 이곳을 지켰던 충무공의 얼을 마주하는 시간이 된다.
“용의 머리에서 만나는 이순신의 용기”
![]() 고하도 해안데크 / 사진=목포 공식블로그 |
해안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용의 등을 타고 가는 듯한’ 고하도 둘레길과 만나며 다양한 포토존이 즐거움을 더한다. 데크의 끝인 용머리에는 높이 4m에 달하는 ‘용머리 포토존(용의 비상)’이 위용을 뽐낸다.
또한, 106일간의 역사를 기리는 충무공 이순신 포토존과 거북선 조형물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장군의 용기와 지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목포의 가을은 이처럼 복합적이다. 유달산의 붉은 단풍과 고하도의 푸른 바다, 이순신 장군의 굳건한 역사와 현대적인 해상 구조물이 공존한다. 바다 향기와 가을바람을 맞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힐링의 시간을 원한다면, 이번 주말 고하도에서 역사 위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유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