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비 파커, 스마트폰 기반 시력검사로 안경 업계의 아마존을 꿈꾸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온라인 구매로 안경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던 워비 파커(Warby Parker)가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력검사(smartphone-based vision test)로 또 한번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글 표기는 와비 파커로도 되지만 발음은 워비 파커가 맞다)
미국에서 안경을 구매하려면 검안사(optometrist)나 안과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검안사와 일정을 조율하고 비용을 내서 검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귀찮은 일 중 하나이다. 와비 파커는 온라인 안경 구매 시 고객들이 처방전 발급 단계에서 가장 많이 이탈하는 것을 파악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력검사(at home vision test)인 “프리스크립션 체크(Prescription Check)”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검사에는 착용하던 안경,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신용카드가 필요하며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어플리케이션의 설문을 통해 시력검사 대상자인지 확인한다. (검사의 정확성을 위해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 일부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
2. 모니터에 신용카드를 올려놓고 몇 발자국 뒤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다. 어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모니터의 크기, 사용자와 모니터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다. (워비 파커는 이와 관련한 기술특허를 출원하였다.)
3. 시력검사를 위해 서있어야 할 위치를 어플리케이션이 알려준다. 사용자가 검사 준비를 마치면 모니터에 나온 시력검사표를 통해 시력을 측정한다.
4. 안과의사가 검사 결과를 검토한 뒤 24시간 이내에 처방전을 발급한다.
단, 이전 시력에서 변화가 없는 경우에만(unchanged prescription) 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 검사 결과 시력이 변한 경우, 기존 방식대로 검안사를 방문하여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처방전 발급을 위해 고객을 경쟁업체인 검안사에 보냈던 것을(검안사들은 수입의 45%를 안경 판매에서 얻는다.) 자사의 프로세스 안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비 파커의 새로운 시도를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일부 주(South Carolina)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미국 검안 협회(American Optometric Association)는 워비 파커의 시력검사가 검안사가 실시하는 안과 정밀검진(comprehensive eye exam)의 일부일 뿐이며 이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워비 파커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FDA승인을 받고 사용자에게 주기적인 안과 검진을 권유한다고 밝혔지만 법적인 문제와 반대 의견들 때문에 우선 4개 주(California, New York, Florida, Virginia)를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시작하였다.
또한 워비 파커는 2017년 1월, 렌즈 세공부터 안경 배송까지 모든 vertical process가 가능한 “옵티컬 랩(Optical lab)”을 뉴욕에 건설하는 등 안경 산업의 수직적 통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업자인 블루멘덜(Blumenthal)은 “우리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같은 것을 찾고 있다. AWS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했고, 그들이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라며 시력검사가 와비 파커의 첫번째 사업 확장(category expansion)임을 밝혔다.
We look at things like Amazon Web Services”-the commerce giant’s cloud-storage division. “AWS became a profitable business unit because Amazon needed cloud storage and services, and it realized it could do it better than anyone else.
소비자 관점에서는 처방전 발급부터 온라인 구매 및 시험 착용, 제공자 관점에서는 렌즈 세공부터 상품 배송까지. 와비 파커가 안경 업계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참고 기사: INC., “Warby Parker Grew to $250 Million in Sales Through Disciplined Growth. Now It’s Time to Get Aggressive“
by Jih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