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배우열전 | 호쾌한 연기 그 잡채! 조진웅의 흥행작 5편
[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편] 이미지: tvN |
최근 TV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 편]을 통해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 영화배우 4인방이 스페인에서의 좌충우돌 캠핑여행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영화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이들 간의 친분의 접점에 있는 조진웅의 새로운 면을 만날 수 있었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털털한 모습과 절친들 앞에서 한없이 귀여운 사랑둥이로 변신하는 조진웅을 보며, 영화에서 그의 활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조진웅은 단역으로 데뷔하여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씬 스틸러에서 이제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우다. 그의 성실함과 연기에 진심인 모습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각인시킨 이유일 것이다. 매 작품마다 좋은 연기력을 뿜어낸 그의 필모그래피들 중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았었던 흥행 작품과 캐릭터를 찾아보고 우직하고 호쾌한 조진웅의 매력을 확인해 보자.
명량 (2014) – 와키자카 역
이미지: CJ엔터테인먼트 |
[명량]은 조진웅이 주연급 역할로 참여한 작품 중 천만 관객을 넘은 첫 영화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으며, [한산] [노량] 등 이순신 3부작의 첫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영화는 임진왜란 6년(1597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에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적장 구루지마와 왜군들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순신 역에는 최민식, 적장 구루지마 역에는 류승룡이 맡아 서로 대척점인 캐릭터를 연기하였으며, 조진웅은 구루지마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와키자카를 맡아 이순신의 심리전이 일본 수군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갔음을 알게 해주는 인물을 표현했다.
조진웅은 일본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하였으며, 당시 일본군 특유의 변발을 위해 삭발을 감행하는 등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이 때문에 본인의 결혼식을 비롯하여 이후 촬영한 영화 [화이], [끝까지 간다]에서 가발을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암살 (2015) – 추상옥 역
이미지: ㈜쇼박스 |
[명량]으로 천만 관객을 넘긴 이후 이듬해 참여한 [암살] 역시 천만 관객을 넘겼다. 2년 연속 흥행 잭팟을 터트린 그였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오달수, 최덕문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암살]은 2015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고 광복 70주년인 광복절에 천만 관객을 넘기며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암살]은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인물들을 지목하여 조선 주둔군 사령관과 친일파를 타깃으로 한 암살작전에 투입하며 벌어지게 되는 독립운동가와 배신자, 청부살인업자들 간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렸다. 영화는 1932년에 있었던 실제 암살작전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특히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김원봉을 비중 있게 다룬다.
‘속사포’라는 별명을 가진 추상옥을 연기한 조진웅은 독립군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뺀질거리는 성격의 캐릭터를 능청맞게 연기하였는데, 극중 황덕삼(최덕문)과 멋진 케미를 보여주며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에 간간이 웃음을 빚어냈다. 물론 영화 말미에 독립투사의 의지도 드러내며 작품의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독전 (2018) – 원호 역
이미지: ㈜NEW |
2018년은 ‘조진웅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전]을 시작으로 뒤에 소개할 [공작], [완벽한 타인]까지 무려 3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흥행 성적까지 대박을 거뒀기 때문이다.
먼저 [독전]은 2013년에 공개한, 두기봉 감독의 홍콩 영화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한 마약사건을 다룬 리메이크작이다. 거대 마약조직과 배후의 인물 ‘이선생’을 추적하던 형사가 버림받은 조직원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마약조직을 추적하는 형사 조원호 역의 조진웅을 비롯해 故 김주혁,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등이 대거 출연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특히, 조진웅은 극을 이끄는 주인공 역을 맡아서 작품의 중심을 잡는 열연을 펼쳤다. 실감나는 마약 흡입 연기를 위해 소금과 분필가루를 흡입하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출연진들의 열연 덕분에 [독전]은 5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인기에 힘입어 확장판 [독전: 익스텐디드 컷]이 개봉하기도. 현재 후속작이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되고 있으며 조진웅도 전편에 이어 출연을 확정했다. 전편 못지않은 그의 신들린 연기를 다시 볼 수 있을 듯하다.
공작 (2018) – 최학성 역
이미지: UIP 코리아 |
2018년의 두 번째 작품인 [공작]은 흑금성 사건이라는 실화를 토대로 제작한 첩보영화로, 칸영화제의 초청을 비롯하여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하는 등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실화를 소재로 한 [공작] 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영화적인 장치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공작]의 첩보전은 치열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하기에 영화에 등장하는 첩보원은 액션에 능한 영웅이 아니라 심리의 대가들이다. 영화 내내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섬세하고 실감나게 그려냈다. 조진웅은 남한의 안기부 실장 ‘최학성’역을 맡아 미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냉정한 모습을 보여줘 작품의 무게감을 더했다.
완벽한 타인 (2018) – 석호 역
이미지: CJ엔터테인먼트 |
2018년 가을에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조진웅의 인생 필모그래피 중 하나로 꼽힌다. 석호와 예진 부부의 집들이. 저녁 식사 자리에 모인 커플들은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 문자 등 모든 것들을 강제 공개해야 하는 게임을 시작하고, 이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겪으며 좌충우돌이 펼쳐진다. 오랜 친구 사이였던 이들이 서로에게 감춰왔던 비밀들이 밝혀지며 다층적인 인간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재미를 자아낸다.
2016년에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원작으로 유해진, 이서진, 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등 믿보급 배우들이 출연해 완벽한 케미를 선사한다.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석호 역을 맡은 조진웅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성형외과 의사이자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가장의 모습을 공감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