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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여행작가 힐링 섬 기행

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지심도는 온통 동백나무로 다옥하니 동백섬이라고도 부른다. 수령이 오래된 동백나무들이 밀집되어있어 대낮에도 컴컴하고 여기저기 숲 터널을 만들고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숲이다.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동백나무 숲길은 한쪽 끝은 절벽 위 전망대 ‘그대 발길 돌리는 곳’까지 꽃과 바다에 취해 걷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마끝이라는 절벽 위에 소나무가 운치 있게 늘어선 절경을 보러가는 길이다. 어디를 가든 대부분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자연 속 길을 걷게 된다.


동백나무 숲속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파란 바다와 하늘에서 붉은 꽃이 피어난다. 길을 걷다가 중간 중간 전망대에 앉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서 붉은 색으로 마음을 물들이며 꽃의 여운을 음미한다.


12월부터 4월까지 계속 피는 동백꽃은 3월에 절정을 이룬다. 동백은 겨울에 피기 시작에 이른 봄까지 남녘의 훈풍을 맞으며 꽃을 피운다. 진초록의 반들거리는 잎사귀들 속에서 대비되는 진홍색 꽃은 꽃이 없는 겨울 속 자연에서 홀로 그 자태를 뽐낸다. 동백꽃에는 겨울과 봄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섞여있다. 겨울은 봄을 배태하고 봄은 겨울을 끌어안고 있다. 겨울과 봄이 하나다.


지심도 동백꽃의 붉은 색은 진하고 밝아 품위가 있다. 색에도 격이 있다. 야하거나 천박스럽거나 위험해 보이는 빨간색이 있는가하면 고상하고 우아하며 격조를 지닌 붉은색이 있다. 색채학자에 의하면 빨강색이 105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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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동백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사랑의 마음이 피어난다.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은 무슨 색일까. 임을 향한 그리움은 어떤 색깔일까. 꽃말이 ‘내 맘의 불꽃’이니 동백꽃의 진홍색은 열정과 사랑의 색임에 틀림없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지심도를 걸으면 동백꽃으로 물들어 그들의 사랑은 더 뜨겁고 열정과 그리움은 더 깊어질 것이다.


동백꽃은 피면서 떨어진다. 다른 꽃들처럼 시들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연한 꽃송이가 처연하게 떨어진다. 이른 봄, 동백꽃은 땅에서 다시 핀다. 문정희 시인의 <동백꽃>이란 시가 떠오른다.

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지심도 동백꽃이 마음에서 다시 핀다

동백꽃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살아가면서 사랑을 잃는 아픔보다 더 큰 경우는 드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사랑을 잃은 고통 속으로 빠져든다. 떠나버린 사랑은 땅에 떨어진 동백꽃이다. 내 마음 속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는데 사람이 일방적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한 것이다. 떠난 사랑을 품고 있는 것은 땅에 떨어져서도 나무에서 보다 더 찬란한 색으로 다시 피어나는 동백꽃이다.


떠난 사람을 진정 사랑했다면 이별이 고통만은 아닐 것이다. 땅 속에서 보통의 돌이 고열과 고압이란 시련과 단련을 거쳐 보석으로 변하듯이 아픔도 세월 속에서 보석으로 승화할 것이다. 아픔이 아픔만으로 끝나지 않고 치열한 삶의 한 과정으로 내내 의미를 지닌 채 더 큰 사랑으로 나가게 해주는 양분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을 진정 사랑했다면 다른 사랑의 길도 잘 보일 것이다.


사랑을 잃은 사람이 지심도를 찾는다면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보며 사랑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다. 동백꽃이 치유의 꽃이 된다. 마음 안에서 동백꽃이 다시 피어난다. 떠난 사랑은 삶에서 그리움의 향기를 뿜는 동백꽃이 될 것이다. 그 찬란한 붉은 색은 내 안에서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여행작가 2016년 3-4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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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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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에 힐링 섬기행, 에 수사에세이 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