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동네 한바퀴' 촬영, 힘들지만 보람 느껴요"
김영철은 `동네 한 바퀴`를 촬영하며 때로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동네 한 바퀴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함께한다. 다섯 팀의 스태프가 돌아가며 매주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 팀을 나눠 동네를 선정하고 조사하고 촬영하고 편집에 힘을 쏟는다.
윤진규 협력제작국 프로듀서는 ‘동네 한바퀴’ 제작진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카메라맨 오디오맨, 심지어 더빙 제작진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 정말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물론 돈을 받고 일을 하지만, 다들 ‘우리 프로그램’이라는 마음이 크다. 자막 하나하나 같이 고민하고, 선생님의 내레이션을 어떻게 하면 더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저도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한 스태프가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 스태프가 말하더라고요. 자기가 26년 넘게 일했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던 아버지가 ‘동네 한 바퀴’ 팬이라고 하더래요. 그러니 허투루 할 수 없는 거죠. 주변에서 팬이라고 하니 더 애정을 갖고 장인처럼 하는 거예요. 김영철 선생님도 저희들을 데리고 ‘1박2일’ MT를 가기도 하고요. 다들 그렇게 하니까 걸쭉한 케미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진규 프로듀서와 김영철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함께 '동네 한바퀴'에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이처럼 사람들의 열정과 애정, 책임감이 뭉쳤기에 따뜻한 감성 다큐 ‘동네 한 바퀴’가 탄생할 수 있었다. 물론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일정이 쉽지만은 않다. 약 12시간을 촬영하고 걷고 이야기하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고.
김영철은 “보통 촬영한다고 하면 새벽 4시 반이나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한다. 그렇게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저녁에 끝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촬영 하루 전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기도 하고, 집에서 틈틈이 운동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촬영이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 이번엔 어느 동네를 갈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매주 촬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정말 많은 분이 생각난다”며 “가끔 재방송도 찾아보는데, 울컥하기도 하고 내가 더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면 하는 마음에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덧붙였다.
윤 프로듀서는 ‘동네 한 바퀴’의 포인트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동네 동선 등 대본으로 어느 정도 정해진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은 동네를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
윤 프로듀서는 “저희끼리 주고받는 공유 대본은 얇다. 김영철 선생님이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부분이 많다. 선생님이 길을 걷다가 마음이 끌리는 곳에 들어가기도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앞에서 선생님이 옷을 벗고 나간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소통해주시니까 나이 든 분들도, 젊은 사람들도 선생님과 눈높이를 맞추고 가까이 이야기를 해준다. 제작진이 갔을 때는 거부하거나 잘 이야기하지 않던 분들도 선생님을 만나면 편하게 이야기하다. 저희도 선생님을 통해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 후에 후속 취재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더 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늘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해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그러면서 윤 프로듀서는 마장동 편을 예로 들었다. 그는 “마장동 지하 공간도 우연히 선생님이 발견하고 내려가서 알게 된 것”이라며 “우리가 몰랐던 마장동의 모습을. 선생님 덕에 새로운 공간의 매력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역시 “촬영 중 우연히 만난 쟁반 아주머니를 따라가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와서 일하는 청년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났을 때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그 후에 제작진이 더 후속 취재를 하기도 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무엇보다 김영철은 ‘동네 한 바퀴’ 속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제작진과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고, 힘들지만 동네 풍경을 담기 위해 산에 오르는 일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호기심’을 갖고 동네와 사람들 속에 한 발짝 더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제가 늘 고민하는 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전달해주는가예요. 무거운 이야기는 조금 가볍게, 가벼운 이야기는 조금 무게를 실어주면서 ‘동네 한 바퀴’를 하는 거죠. 저를 통해서 사람들이 우리 동네도 이렇게 예쁘게 따뜻한 동네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한 꺼풀 벗기기도 하고, 때로는 덮기도 하면서 맞춰가고 있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