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대교를 타고 명사십리 속으로
들숨에 비타민, 날숨에 에너지
블루 플래그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첫 번째로 세계적인 친환경 해수욕장 인증을 받은 완도의 명사십리 해수욕장. 해가 넘나드는 지평선을 향해 서 있으면 맨발에 닿는 바다의 촉감. 고집도 불안도 없는 자연의 운영 속에 놓인다. 푸른 생명의 보고에서 들숨에 비타민, 날숨에 에너지를 넘치도록 들이켠다.
WANDO STORY 1 신지대교를 타고 명사십리 속으로
완도는 참 신비롭다
지붕과 계단, 햇살이 드는 데라면 어디라도 엄마들은 붉은 고추를 널었다. 살진 고추가 낮과 밤 사이 뒤척이는 시간을 보내면 ‘또독’ 물기 없이 마른 고추가 되는 법. 완도를 여행하며 완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고금면의 한 마을을 지날 일이 있었다. “저게 뭐죠?” 논과 논 사이의 찻길 위에 검은 무언가가 길고도 넓게 드러누워 있다. 열린 창틈으로 바다 냄새를 맡고서야 정체를 알았다. 위풍도 당당히 누워 있는 다시마다. 고추를 널어 말리는 것은 흔히 봤어도 도로 위에 다시마가 널린 것은 처음 본 터라 시선집중! 완도는 참 신비롭다.
왼쪽 골목으로 가면 갯벌, 오른쪽 산을 향해 걸어가면 방파제, 이러한 마을 속에 있으면 여느 농촌 같기도 하지만 길 위의 다시마가 여지없이 일러준다. 완도는 바다의 도시라고. 바다는 ‘푸름’의 다른 말로도 쓸 수 있다. 짙푸른 초록의 향연으로 가득한 완도에서 마음껏 숨 쉴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임을 걷는 걸음마다 느끼며 들숨에 비타민, 날숨에 에너지를 채웠다.
또 하나의 명소, 장보고의 청해진을 만나는 유적지 |
올여름 휴가는 완도를 가야 한다. 왜냐면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외출을 할 때 미세먼지를 체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에 선생님이 그랬다. “어느 나라를 가면 물도 사 마신단다. 어쩌면 맑은 공기를 사 마시는 시대가 올지도 몰라.”
그렇게 인정이 없는 나라가 있나, 그렇게 황폐한 세상이 올까? 웬걸. 어른이 된 나는 자연스럽게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미세먼지가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 적당히 오늘과 타협하고,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은 낫기를 바라는 어른이 되었다. 그것이 미세먼지든 다른 무엇이든. 그러나 타협이고 뭐고 다 필요 없는 오늘을 보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분주함을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 방학도 없는 삶, 휴가라도 알뜰히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가슴에 새로운 설렘을 들이러 가야 한다. 완도가 그대 있는 곳에서 좀 멀 수는 있다. 그래서 보람된 것이다. 내가 이런 풍경 속에 놓이려고, 이런 시간을 마주하려고 왔구나 싶을 것이다.
친환경 해수욕장 ‘블루 플래그’를 아시나요?
세계가 인정하는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
완도의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친환경 해수욕장이 되었다. 2016년 친환경 국제 해수욕장에 부여되는 블루 플래그(Blue Flag) 예비단계인 파일럿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4월 덴마크 소재 환경교육재단(FEE) 국제본부의 인증 심사를 통과, 세계적으로 친환경 해수욕장에만 주어지는 ‘블루 플래그’ 인증을 획득했다. 이 심사는 안전과 환경, 수질 관리 부문 등 100여 가지 항목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수질 부문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맞춰, 안전은 국제표준기구(ISO) 기준에 따라 매우 까다롭게 평가된다. FEE의 국제인증 심사가 북반구는 매년 상반기에, 남반구는 하반기에 열리고 있는데 사전 FEE Korea의 국내 심사를 거친 후 국제총회의 엄격하고 공정한 최종 심사를 통해 이뤄진다. 국제적인 권위에 빛나는 블루 플래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완도군이 국내 최초로 인증을 받았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공기 비타민이라 불리는 산소 음이온이 풍부하고 고운 모래알과 주변의 숲, 탐방로 등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추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해양치유 프로그램 중 노르딕워킹과 요가 |
어느 여름날 아름답기로 유명한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를 거닐었다.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틈에서 명상하는 사람을 보았다. 해변을 마주하며 양 손바닥을 마주한 채 지그시 눈을 감자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살랑였다. 참 인상적이던 순간이었다. 주말이면 이곳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서도 이러한 풍경이 자연스럽다. 청정 해변인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완도군의 해양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각각 3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해변 요가, 노르딕워킹, 해수찜 등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7월 19일부터 8 월 18일까지는 매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원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완도군 해양치유산업과 해양의료지원팀(061-550-5682)에 문의하면 된다.
내 몸에 이로운 완도의 청정 해조류
몸에 좋은 다시마를 채취하는 완도 주민 |
해조가 몸에 좋은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완도가 우리나라 해조류 생산의 주산지인지는 이번 여정을 통해 알게 됐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뤄진 완도는 바다의 지형이 맥반석, 지반 초석, 바다 숲으로 둘러싸여 해조류 생산량이 많으며 45%의 가장 높은 국내 점유율을 차지한다.
해조류에 관한 모든 지식은 해조류센터에서 |
완도항에는 아름다운 외형으로 시선을 끄는 완도군 해조류산업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는 김, 미역, 다시마, 파래, 톳, 모자반, 청각 등 해조류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제품은 물론 완도, 바다, 푸른 생명력으로 빛나는 해조류의 섭리를 전시공간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기자도 청산농협에서 완도산 곱창돌김을 구매했다. 사실 곱창을 좋아하지 않아서 1초를 망설였는데 곱창의 맛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김 원초가 꼬불꼬불한 곱창을 닮아 이름을 빌렸다. 일 년 중 10 월 말부터 11월 중순에만 소량 생산되어 수확하는 귀한 김이다. 유난히 밝은 푸른색의 곱창돌김은 구워 먹어도 맛있다지만, 마른 김으로 먹어 그 식감을 온전히 느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밥과 함께 싸 먹으니 간장 양념을 하지 않아도 고소하고 달아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완도타워에서 바라본 전복양식 풍경. 어디서든 푸른 생명력으로 가득한 완도다 |
곱창돌김과 함께 호기심에 완도 된장톳쌀국수도 구매했다. 직원분이 칭찬해 마지않는 톳은 바다의 불로초로 불릴 만큼 영양이 많은데 칼슘, 철분, 요오드와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모든 쌀국수의 면은 해조류 성분이 들어가 면 색깔도 까맣다. 일단 영양은 합격인데, 익숙하지 않은 쌀국수의 비주얼에 맛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해 쌀국수의 포장을 뜯었다. 된장 수프를 풀고 면이 익기를 기다렸다. 성질이 급해 쫄깃한 상태의 면발을 맛보고는 좀 더 기다렸 다. 된장국물과 부들거리는 검은 면발, 쫄깃한 식감의 톳! “이거 왜 이렇게 맛있어?!” 칼로리며 영양 성분을 다시 한 번 훑어보게 하는 맛이다. 창밖의 바다에는 석양이 물들고, 멀리 신지대교에 불이 들어와 반짝인다. 완도산 톳을 싹싹 긁어 씹으며, 톳이 더 많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고 입맛을 다셨 다. 제품명에 ‘조선의 맛’이라고 적혀 있는데 1500원의 저녁이 훌륭하다.
WANDO STORY 2 장보고대교를 따라 고금면에 가면
고인돌부터 이순신까지, 완도의 숨결 속으로
완도 시내에서 신지대교를 따라 달리면 신지면의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닿는다. 이곳에서 장보고대 교를 타면 완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고금도에 당도한다. 이렇게 쉽고 편리한 섬 여행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신지면(도)이 휴양지 느낌이 강하다면 고금면(도)은 그대로 완도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이다. 기자에게 섬은 ‘육지와 멀리 떨어진, 도시보다 작은’의 이미지가 강했기에 고금면에서 마주한 모든 것이 생경스럽고 즐거웠다. 고금면사무소 인근에는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식당도 다양 하다. 피자와 백반, 팥빙수를 함께 파는 ‘밥집’(식당이름)에서 백반을 주문했다. 여기가 완도라서 그런가. 먹는 것마다 다 맛있다. 고금면에서 식당을 찾는다면 밥집 추천이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충무사 |
고금면사무소에서 동쪽으로 약 6km 거리를 차로 달려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에 도착했다. 고금도와 이순신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갯벌이 드러난 해안가의 숲에 자리한 충무사를 경건한 마음으로 올랐다.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은 목포 고하도를 거쳐 1598년 완도 고금도에 삼도수군통제 영을 설치했다. 고금도에서 조선과 진린 장군이 이끄는 명나라 수군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순국하자 진린 장군은 현재 충무사 앞에 위치한 월송대에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 안장하고 장례를 치렀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고인돌 쉼터 / 완도의 명소 중 하나인 완도타워 |
원래 충무사는 진린 장군이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며 세운 관왕묘로 1666년(현종 7) 동무를 지어 진린과 이순신을 배향했다. 1953년 관왕묘의 옛 자리를 ‘충무사’라 명했으며 현재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사적 제114호인 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은 정전, 동무, 서무, 동재, 서재, 관왕묘비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 이제 청동기시대로 타임머신을 타볼까? 기점은 역시 고금면사무소다. 남쪽을 향해 4km를 달리면 고인돌 쉼터를 만날 수 있다. 정식 명칭은 완도고금도지석묘군으로서 지석묘는 선돌과 함께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고인돌로도 부른다. 고금도 지석묘군은 도서지방의 최대 밀집지로 가교리, 청용리, 덕암리에 걸쳐 분포한다. 제 갈 길 가기 바쁜 도로 옆에 그저 지나쳤으면 영영 몰랐을 초록 풀과 나무들 사이에 고인돌이 밀집되어 있다. 그네가 있는 놀이터도 있고, 작은 정자도 놓인 이곳은 고인돌 쉼터라는 팻말이 참 잘 어울 리는 곳이다. 산 사람이 옛 사람을 기억하고 그들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공간, 그저 돌무더기나 큰 바위가 아닌 추모의 공간으로 고인돌들의 쉼터다. 이곳을 찾느라 조금 헤맨 탓일까? 흔들거리는 그네 위에 앉아서 고인돌 쉼터를 지나치지 않길 잘했구나 싶었다.
완도타워에서 집라인과 모노레일을
초록, 푸름, 노란 모노레일의 절묘한 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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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시내에서는 완도타워를 꼭 가보자.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는데 낮도 좋고 밤도 좋다. 걸어서 갈수도 있지만 모노레일을 추천한다. 완도여객선터미널과 가까운 거리에서 모노레일을 탑승하면 지대가 높은 완도타워까지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이 여름에는 타워를 중심으로 짙푸른 녹음이 형성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채워질 것만 같다. 그 너머 바다는 또 어떻고. 어제 다녀온 신지대교, 오늘 다녀온 장보고대교가 어디 있는지 손끝으로 살펴보는데 아이처럼 들뜨는 마음이 든다.
집라인을 타고 '푸름'을 가로지르는 학생들 |
그 순간 눈앞으로 무언가 ‘쌔앵’하고 지나간다. 완도타워는 야경도 유명하지만 모노레일, 그리고 집라인을 빼놓을 수 없다. 순식간에 사라진 집라인 출발대에 학생들이 헬멧을 쓰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차마 함께 경험할 용기가 나지 않아 구경만 하는 데도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발밑으로 나무 꼭대기, 팔을 벌리면 하트 모양의 주도에 닿을 듯 바다가 가까운데 저렇게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로지르다니 말이다. 완도수산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마이스터고 체험교실을 나왔다고 한다. 카메라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짓는 소녀들이 어여쁘다.
완도타워 전망대에 서는 이미 명물 빵으로 소문 자자한 장보고빵을 맛볼 수 있다. 달스윗 카페 사장님이 직접 개발했다는 이 빵은 전복빵으로도 불린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 전복 모양을 낸 빵이겠지 했는데 전복이 실하게도 들어 있다. 하루 동안 달콤한 소스에 재운 전복을 구움과자 위에 올렸는데 모양도 모양이지만 전혀 비리지 않고 맛있다. 마들렌 식감 같기도 한 촉촉한 구움과자에는 영양이 높은 전복 내장을 갈아 넣었다고. 맛도 영양도 어쩜 완도스럽다.
완전한 식도락
맛도 영양도 최고, 완도산 전복과 광어 요리 |
- 청정한 바다의 맛 ‘완도 광어’ : 완도읍 해변공원로 일대는 수산물 식당이 밀집해 있다. 완도가 자랑하는 광어와 전복을 맛보러 가는 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완도 광어는 국내에서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채색과 육질이 뛰어나 맛이 담백하고 쫄깃쫄깃하다. 회, 탕, 찜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며 엘라스틴, 콜라겐의 두 성분으로 이루어진 결체조직으로 고기는 끓이면 부드러워지고 소화가 잘되며 저지방, 고단백, 저칼로리로 환자 및 노약자의 영양식으로 좋다. ‘바다풍경’에서 직접 개발하고 맛볼 수 있다는 광어튀김은 소면을 튀겨내 올린 것으로 부드러운 광어 살에 오도오독한 소면 튀김이 참 잘 어울린다. 완도의 청정 바다에서 건져올린 해산물로만 배를 채우다니! 이제 전복 들어오세요.
- 이건 특급 전복이야 ‘완도 전복’ :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완도 전복은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해조류만을 먹고 성장하여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다. 이건 특급 전복이다. 보양식의 대표 주자인 전복은 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며 타우린 성분이 많아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간을 보호한다. 전복은 크기가 클수록 담백하고 육질이 쫄깃하며 식감이 좋다. 전복을 세는 단위 기준의 하나인 미(尾)는 1kg에 전복이 몇 마리인지 의미하는데 완도군 공식 농수산물 이샵에서는 4~10미를 최고급전복, 11~16미를 상품전복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복의 크기는 공산품이 아닌 생물로 일정치 않으며 좌우 폭, 상하 길이, 살집의 두께 등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자.
바다풍경
- 위치 :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해변공원로 47
- 전화 : 061-554-9900
- 가격 : 전복구이, 광어튀김은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오직 바다풍경에서만 맛볼 수 있는 광어튀김은 광어 코스에 포함되지 않는다. 광어코스(회, 초밥, 탕수육, 광어 미역국) 10만 원 / 전복코스(회, 물회, 찜, 구이, 죽) 2인 10만 원, 4인 20만 원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 완도군청
여행 계획의 시작! 호텔스컴바인에서
전 세계 최저가 숙소를 비교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