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개그맨' 박대승 징역 2년, 반성문도 소용 없었다 "피해자가 엄벌 원해"
KBS 연구동 사옥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에 몰래 불법 촬영용 카메라(이하 몰카)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개그맨 박대승(30)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류희현 판사)은 16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대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화장실과 탈의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피해자들의 탈의 장면이나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했다. 계획적인 불법촬영이 장기간 이뤄졌고 범행 횟수도 많아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신뢰 관계에 있는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보호되어야 할 사생활을 촬영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의 얼굴이 드러나 유포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등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이상 죄에 상응하는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은 점, 자수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중 4명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대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대승은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서 칸막이 위로 손을 들어올려 피해자가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촬영을 시도했다. 박대승은 이같은 범행을 2018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32회에 걸쳐 저질렀다.
또한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총 15회에 걸쳐 연구동 화장실과 신관 탈의실에서 용변을 보거나 의상을 갈아입는 여성을 몰래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박대승은 이렇게 촬영한 소지한 불법 촬영물 7개를 노트북 등 저장매체에 옮겨서 휴대한 것으로 휴대했다. 또한 박대승은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KBS 연구동 여성 화장실과 탈의실에 침입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박대승의 혐의는 KBS 소속 PD A씨가 지난 5월 29일 '개그콘서트' 연습실이 있는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가 있다고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박대승은 6월 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몰카를 설치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박대승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뒤 같은 달 30일 박대승을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
7월 17일 기소된 박대승은 첫 공판이 열린 지난 8월 14일부터 선고 전날인 15일까지 총 12통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실형은 피할 수 없었다.
박대승은 최후변론에서는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 재범방지를 위해 정신과 치료나 교육을 성실히 받고 앞으로 봉사를 하며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2018년 KBS 32기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한 박대승은 1년 간 KBS 소속으로 지내다 최근까지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 5월까지 '개그콘서트' 여러 코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