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칸 기립박수, 벅차고 울컥한 시간이었죠"
배우 조여정이 첫 칸 나들이 소감을 전했다.
조여정이 출연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안게 됐다. 특히 조여정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진행된 공식 상영회와 레드카펫 행사에서 매혹적인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조여정은 “‘기생충’ 팀과 뤼미에르 극장에서 보니 서로 신기하다고 했다. 계속 비현실적이라고 하면서 신기하다는 말만 얘기했다.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예쁜 척을 좀 하고 있을걸 그랬다(웃음)”고 털털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영 후 기립박수에 눈시울이 촉촉해진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벅차더라. 오랜 시간 박수를 받으니 ‘영화 좋아요’라는 말이 필요 없이 박수로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지더라. 울컥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기생충’에서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의 아내인 연교 역을 맡았다. 단순하면서도 허당미 넘치는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기생충’의 든든한 축으로 작용했다. 조여정은 “제 또래 여배우들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적다 보니 출연에 너무 좋았다. 역시 봉 감독님이라서 새로운 모습을 꺼내주시는 것 같아 무조건 좋았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분량에 깜짝 놀랐다. 작은 부분이어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이라도 항상 출연하고 싶은 상태인데 연교는 말이 많아 대사가 많았다. 큰일났다고 생각했지만 재밌게 감독님과 만들어 볼 수 있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을 ‘다이아몬드’라 말한 것에 대해 웃음을 지은 조여정은 “감독님은 몸도 너무 잘 쓰시고 표현력도 좋다. 배우로서 저것보다 잘 해야 할텐데 하며 걱정했다”면서 “생각해서 현장에 가는데 더 뛰어넘는 상황이다. 펜 잡는 것까지 현장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말씀을 해주신다. 철저하게 계산된 연출을 하시고, 진짜 캐릭터가 있는 사람처럼 만들어주신다. 충분히 배우가 펼치는 것을 위주로 플러스 알파를 더하신다.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만족을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선균과 부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는 “(이선균)오빠와 첫 호흡인데 처음부터 오빠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빠가 아이도 있고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그랬다. 엄청 편하게 해주셔서 신 밖에서도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기생충’의 메시지에 대해 조여정은 “그냥 보시면 될 것 같다. 나일 수도 있고 주변 누구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공감대가 다양한 영화인 것 같아서 그게 가장 장점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기생충’은 모두가 백수고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사이 좋은 기택 가족의 장남 기우가 학력을 속이고, 박사장(이선균 분)네 고액 과외 선생님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가족희비극이다. 칸 영화제 수상 여부는 오는 25일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칸(프랑스)=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 true@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