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사태, 나쁜 선례 용납못해" 가요제작자 '공동대응' 움직임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23)이 소속사와 계약 변경 문제를 놓고 분쟁 중인 상황을 가요 제작자들이 예의주시 중이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등 유관 단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다니엘 측이 원 소속사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게 일선 제작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연제협은 지난 1992년에 설립돼 대한민국 연예, 대중음악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음반, 공연, 매니지먼트 전문가가 회원으로 있는 단체다. 연제협 고위관계자는 최근 강다니엘 원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 측에 연락을 했다. “연제협이 중재에 나서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제협 측 한 관계자는 “강다니엘 원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 측에서 중재 등을 요청하면 긴급이사회든, 상임위원회 등 어떤 형태로든 내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LM 측은 연제협의 요청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강다니엘 측과 조용히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의미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한매연은 현재 가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가요 제작자들이 주축이 된 단체다. 이 단체는 현 상황을 한층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매연의 한 관계자는 “집행부 회의를 곧 소집하겠다는 공지를 띄운 상태다. 강다니엘 사태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팩트를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매연 집행부이기도 한 한 가요 제작자는 “LM와 강다니엘 측이 합의점을 잘 도출해 내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고, LM 측이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같은 제작자 입장에서 결코 두고볼 수만은 없다. 그럴 경우 가요 제작자들이 힘을 합쳐 어떤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상황에 개입할 가능성은 99%”라고 전했다.
앞서 강다니엘은 지난달 1일 자로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에 계약 내용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특히 내용증명에는 같은 달 28일까지 계약상 수정과 협의를 해주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원만한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속사 입장과 달리 강다니엘은 공식 팬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분쟁 중”이라고 밝혔다.
강다니엘은 현재 원 소속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LM 측은 강다니엘의 내용증명 대리인으로 나선 홍콩 출신 중년 여성 A씨와 접촉하고 있는 상황. A씨는 재력이 뛰어나거나, 가요 매니지먼트 경력이 있는 인물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강다니엘과 친분을 쌓은 A씨는 국내 투자자 물색에 나섰고 연예계 ‘큰손’으로 불리는 B씨에게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최근 악화된 여론 때문에 B씨가 한발 물러서는 등 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황을 지켜본 한 가요관계자는 “강다니엘은 LM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계약이다. LM가 계약을 파기할 만한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다. 뚜렷한 귀책사유가 없다”며 “아티스트가 뜬 뒤 기존 계약을 쉽게 파기하려는 행태가 만연해진다면 어떤 제작자가 무서워서 신인계약을 할 수 있겠나. 강다니엘 사태가 원소속사의 큰 손실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신예스타들은 원 소속사와 기존 계약을 우습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 선례를 만들 수 없다. 가요 제작자 대부분 이 사태에 큰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워너원 활동 당시 강다니엘을 옆에서 지켜봤다는 한 관계자는 “강다니엘은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한 친구다. 현재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을 강다니엘이 직접 만들었다고 보진 않는다. 강다니엘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전속계약 문제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연예인이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건 강다니엘에게도, 원소속사에도 결코 좋지 않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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